'에브리스디' 정제 급여…SMA 치료 '지속성·접근성' 확대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 환경이 다시 한 번 전환점을 맞고 있다. 경구 치료제 에브리스디 정제 제형이 급여 적용과 함께 기존 기준까지 확대되면서 치료 접근성, 복용 편의성, 치료 전략의 유연성이 동시에 개선됐다는 평가다.
한국로슈는 2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에브리스디 정제 제형의 급여 적용 의미와 임상적 가치를 공유했다.
SMA는 생존운동신경세포(SMN) 단백질 결핍으로 발생하는 유전질환으로, 척수 운동신경 손상을 중심으로 근력 저하와 운동 기능 장애를 유발한다. 다만 SMN 단백질은 뇌신경, 근육, 심장, 간 등 전신 조직에서 발현되는 만큼 실제 임상에서는 호흡, 순환, 자율신경계 등 다양한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전신성 질환으로 이해된다.
질환은 중증도에 따라 1형·2형·3형으로 구분된다. 1형은 생후 수개월 내 증상이 나타나는 가장 중증 형태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대부분 2세 이전 사망에 이른다.
2형과 3형 역시 진행성 경과를 보이며 척추측만증과 호흡 부전이 동반되고, 장기적으로는 보행 기능 상실과 휠체어 의존으로 이어진다. 국내에서는 신생아 약 1만 명당 1명꼴로 발생하며, 매년 20명 내외의 환자가 새롭게 진단된다.
이처럼 장기 치료가 필수적인 질환 특성상, 단순한 약효를 넘어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정제 급여 적용…복용 환경·치료 지속성 개선

서울대학교병원 채종희 교수(대한소아신경학회장)는 "SMA 치료는 장기간 이어지는 만큼 환자와 보호자가 일상 속에서 부담 없이 치료를 지속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제 제형 도입 이후 이러한 부담은 상당 부분 완화됐다는 평가다. 실온 보관이 가능하고 복용 과정이 단순화되면서 특히 소아 환자와 보호자의 복약 부담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급여 적용과 함께 처방 가능 기간이 확대되면서 병원 방문 주기가 길어졌고, 반복적인 내원 부담 역시 감소했다.
이와 함께 급여 기준 완화로 치료제 간 교체 후 재조정이 가능해지면서 환자 상태 변화에 따른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도 보다 유연해졌다는 평가다.
"전신 작용이 차별점"…임상·리얼월드서 효과 지속 확인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박형준 교수는 "SMA는 특정 신경이 아닌 전신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인 만큼 치료제 역시 전신 작용 여부가 중요한 기준"이라며 "에브리스디는 이러한 점에서 의미 있는 치료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임상 연구에서는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전 연령대에서 운동 기능 개선 효과가 확인됐으며, 장기 추적에서는 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특히 성인 및 2·3형 환자군에서는 초기 개선 이후 기능 유지 패턴이 일관되게 관찰됐다.
실사용 데이터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됐다. 체코·슬로바키아 연구에서는 중증 성인 환자에서 최대 3년간 호흡 및 운동 기능이 유지됐고, 일부에서는 기능 개선도 확인됐다. 크로아티아 연구에서는 기존 척수강 내 주사 치료에서 전환한 환자군에서도 12개월 동안 기능 유지가 확인되며 비열등성이 입증됐다.
박 교수는 "SMA는 자연 경과상 기능 저하가 불가피한 질환"이라며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치료 목표이며, 이러한 유지 데이터는 임상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정제 제형은 특히 성인 환자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온 요소로 평가된다. 박형준 교수는 "성인 환자는 직장 생활 등 일상 활동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아 기존 액상 제형은 이동과 보관 측면에서 제약이 있었다"며 "정제 제형은 이러한 부담을 줄여 치료 지속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복용 편의성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실제 치료 순응도와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덧붙였다.
"치료제만으로는 한계"…다학제·정책 지원 필요
의료진들은 치료제 발전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의료 환경 개선 필요성도 강조했다.
채종희 교수는 "SMA는 재활, 호흡기, 영양 등 다학제 접근이 필수적인 질환"이라며 "현재 소아 진료 인력 감소로 이러한 체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고가 치료제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문 센터 중심의 통합 진료 체계와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희귀질환 센터 간 표준화된 진료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자 가족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착상 전 유전자 검사 지원 등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제기됐다. 채 교수는 "치료제의 발전이 실제 환자 삶의 개선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의료·정책적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