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방마님 부재 해결해줄까? 거인군단 신인 포수 박재엽[부산야구실록]
‘롯데자이언츠 선수’란 어릴 적 꿈을 이룬 ‘롯린이’가 있다. 바로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자이언츠 4순위(전체 34번)로 뽑힌 부산고 포수 박재엽.
박재엽은 “초등학생때부터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직관하며 야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지난해 롯데기 경기에서 고등부 최우수선수상을 수상해 우승 세리모니를 사직야구장 그라운드를 밟으며 진행했다. 그때 더 깊이 롯데와 야구를 좋아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부산에서 첫 번째로 뽑혀서 의미 있었다”며 “평소 롯데자이언츠에 입단하고 싶다고 친구들에게 말했는데 롯데에 뽑혀 너무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박재엽은 우투우타 포수로 올해 고교리그 25경기에 출전했다. 96타수 34안타 2홈런 23득점으로 0.354의 타율과 0.943의 OPS를 기록해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박재엽은 “다른 선수들보다 어깨가 더 강하고 힘이 세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박재엽은 일찌감치 부산·경남권 포수 최대어로 꼽혔다. 뛰어난 수비 실력에 비해 타격 능력이 좋지 않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3학년이 되면서 방망이 또한 빛을 보기 시작했다. 박재엽은 “2학년 때까지는 ‘수비를 열심히 하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는데 3학년이 된 후에는 좀 더 부담감을 가지고 했던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며 “평소 타격 폼을 자주 바꾸는 편인데 올해는 폼 하나를 교정하는 방식으로 연습했더니 성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증명하듯 박재엽은 고교야구 주말리그 후반기(경상권C) 경기에서 수훈상을 받았다. 또 제13회 BFA U-18 야구 선수권 대회의 대표팀에 선발돼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고교 시절 박재엽이 절정의 기량을 뽐낸 경기로는 제52회 봉황대기 전국 고교야구대회로 꼽힌다. 이때 1회에 솔로포로 선취점을 뽑아내고, 3회 우익선상 안타와 4회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터뜨렸다. 이어 7회에 텍사스성 안타로 2루타를 기록하며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를 달성, 특별상을 수상했다.
프로의 길에 들어선 박재엽은 “3할 5푼 타자를 3년 연속으로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롯데자이언츠 포수 최초 영구결번을 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롯데자이언츠의 포수 부진 문제는 심각하다. 올해 롯데 포수진의 타율은 0.193으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시즌 초 주전 포수였던 유강남은 지난 7월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해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성적 또한 타율 0.191(136타수 26안타)로 부진했다. 유강남에 이어 주전 포수를 맡은 손성빈 역시 지난달 손목 부상을 당해 시즌 완주에 실패했다. 또 다른 주전 포수 정보근은 시즌 첫 삼중살을 기록하는 등 포수 부진이 팬들의 뒷목을 잡게 했다.
이런 상황 탓인지 김태형 감독은 일찍이 박 선수를 눈여겨봤다. 선수 시절 포수로 활약한 김 감독은 지난해 부산고에 방문해 이 학교 박계원 감독과 만나 이야기하며 박 선수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박 선수는 “김 감독님께 루키데이 때 인사드렸더니 ‘그때 몇 학년이었냐’고 물어보셨다. 당시 부산고 학생이었던 저를 기억하고 계셨다”고 전했다. 롯데에 주전이라 할 포수가 없는 지금, 박 선수가 든든한 안방마님이 되어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재 롯데자이언츠에는 부산고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중 눈에 띄는 선수는 박진과 정현수. 박진은 올 시즌 기아타이거즈 양현종을 상대로 퀄리티스타트(QS) 역투를 펼쳐 데뷔 첫 선발승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정현수도 키움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과감한 투구로 첫 승리를 거두는 등 1군 마운드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부산고 선배들과의 배터리 호흡은 어떨 것 같냐는 취재진 질문에 “초등학생 때 정현수 선배의 변화구를 받다가 커브 각이 너무 커서 무릎에 맞은 적이 있다. 지금은 더 잘 받을 수 있다”며 “선배들의 공을 많이 받아보고 좋은 배터리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고 전했다. 박재엽이 롯데자이언츠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박재엽과 진행한 인터뷰의 더 많은 내용은 위의 영상 또는 국제신문의 유튜브 채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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