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용인 다음 공장, 전력·물·땅·사람 갖춰야"

도쿄/류정 특파원 2026. 6. 10. 12: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방과 해외 다각도 검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에 참석한 뒤 현지 특파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SK 제공

닛케이포럼 참석차 도쿄를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9일 현지 특파원들과 만나 ‘용인 이후 반도체 추가 공장’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 회장은 “지금은 용인을 제대로 짓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다만 수요가 엄청나게 늘고 있기 때문에 계획이 빨라진 것은 사실이다. 용인 다음 지역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공장은 전력, 물, 땅, 사람 등 인프라가 다 갖춰져야 한다”며 “그런 조건이 갖춰진 곳이라면 저희는 공장을 짓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용인 4기 이후 지방 투자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4기가 끝나면 어딘가 또 가야 하지 않겠느냐”며 “안 갈 수는 없다. 그래서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 그게 저희 숙제”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과 SK등 주요 그룹들은 이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서 지방 투자 계획을 공개하는 안을 조율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 장성·광주, 충남 온양 등이 거론된다.

다만 최 회장은 해외 공장도 검토 대상임을 밝혔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안 되면 해외라도 지어야 하는 상황 아니냐”며 “무조건 한국에만 짓겠다는 것도 아닐 수 있다. 이해관계자가 모두 행복해야 하는데, 고객이나 다른 나라가 저희에게 이익을 많이 줬다고 생각하면 그쪽도 요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런 요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움직일 것인가도 저희 실력이다. 이해관계자들의 최소한의 만족은 지켜드릴 필요가 있다”면서 “어디에 지을지는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결정하겠다”고 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호황으로 천문학적인 수익을 달성하면서 ‘수익 환원’ 이슈가 불거진데 대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AI 산업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SK의 목적은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주주도, 구성원도, 비즈니스 파트너도 이해관계자다. 넓게 보면 국민도 이해관계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행복을 나누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세금을 많이 내는 것도 있고,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있고, 임금을 올리는 것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행복해지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또 “주가가 한 번 오른다고 행복이 오래가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으로 시장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반도체 수익의 근본 원인은 AI인 만큼, AI에 어떻게 더 투자하고 산업을 키울 것인가가 대한민국의 중요한 과제다. 어느 쪽에 몇 퍼센트를 배분하느냐보다는 여러 곳에 적절히 골고루 갈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최 회장은 엔비디아와 전방위 협력에 나설 뜻도 밝혔다. 최 회장은 지난 5일 한국을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홍대에서 삼겹살 회동을 했다. 이 자리엔 구광모 LG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의장도 함께 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의 범위와 내용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고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젠슨과 저는 AI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더 큰 생태계가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일치한다”고 했다. 그는 “엔비디아 주도로 상당한 생태계가 만들어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 부족하다”며 “더 많은 협력과 더 많은 파트너십이 필요하며, 더 넓은 범위의 협력을 하자는 얘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HBM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 외에 SK그룹 계열사들과 폭넓은 협력을 하겠다는 의미다. 최 회장은 “(계열사별로) 각자 갖고 있는 특기가 존재한다.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것도 있을 것이고, 데이터센터 공사를 하는 것도 있을 것이고, 반도체 공장을 AI화하는 것도 있을 것”이라며 “지금 젠슨의 제품을 보면 거의 모든 영역을 커버하고 있는 상태다. 저희가 그 제품을 사서 쓰기만 해도 협력이지만, 그것만으론 불안하다”며 “가능한 한 협력을 모범 사례로 만들고 좋은 샘플을 계속 만드는 것은 양쪽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일본 낸드 플래시 반도체 선두주자인 키옥시아에 대한 투자 성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키옥시아에서 본 투자 수익을 일본에 재투자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한 것은 없지만, 어디서 돈을 벌었다고 전부 가져가 버리면 상대 입장에서는 싫지 않겠나. 누군가 한국에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벌고 다 가져가 버리면 우리도 싫을 거다. 가능하면 상대를 배려하고 협력할 분야가 무엇인지 더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일은 협력할 분야가 너무 많다.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다만 키옥시아에 대한 경영 참여 가능성에 대해서는 “반독점·경쟁법 문제 때문에 경영에 관여할 수 없다. 그쪽 경영은 독립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