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라·루카쿠·사네까지…사우디 대신 ‘스타들의 새 종착지’ 된 튀르키예

[스포츠경향 김세훈 기자] 모하메드 살라, 로멜루 루카쿠, 르로이 사네, 은골로 캉테, 두산 블라호비치….
유럽 축구의 이름값 높은 스타들이 대거 튀르키예 쉬페르리그로 향하면서 튀르키예가 세계 축구 이적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올랐다.
영국 가디언은 19일 “튀르키예가 영리한 영입의 무대인지, 아니면 새로운 은퇴 리그가 될지는 곧 드러날 것”이라며 최근 쉬페르리그의 공격적인 스타 영입을 조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리버풀의 간판이었던 살라다. 살라는 트라브존스포르로 이적했고, 튀르키예의 세금 및 급여 구조 덕분에 리버풀에서 받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실수령액을 보장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라뿐 아니다. 루카쿠와 레안드로 트로사르, 사네, 네이선 아케, 메이슨 그린우드, 캉테, 블라호비치도 튀르키예 무대에서 뛰고 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와 가브리에우 마르티넬리 역시 이적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미 갈라타사라이에서 두 시즌 동안 리그 43골을 터뜨린 빅터 오시멘까지 포함하면 쉬페르리그의 스타 군단은 웬만한 유럽 빅리그에 뒤지지 않는다.
가디언은 사우디아라비아 프로리그가 최근 고액 연봉의 베테랑 스타 영입 기조를 축소하면서 튀르키예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 베식타시, 트라브존스포르 등 이른바 ‘빅4’가 대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출전 기회를 잃었거나 몸값이 지나치게 높아진 유럽 정상급 선수들의 새로운 행선지가 됐다.
흥미로운 점은 튀르키예의 투자 방식이 과거 중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와 다르다는 데 있다.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나 재벌의 자금 투입이 아니라 튀르키예 리라화 가치 하락이 오히려 빅클럽들의 구매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약 5년 전 1리라가 0.10유로 수준이었던 환율은 현재 약 0.018유로까지 떨어졌다. 튀르키예 구단들은 선수 임금을 주로 리라화로 지급하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 상금과 해외 중계권 수익은 유로화로 받는다.
이 때문에 유럽대항전에 꾸준히 출전하는 대형 구단들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몸값과 연봉을 감당할 수 있게 됐다.
세계 축구에서는 특정 리그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스타 선수들을 끌어모으는 현상이 반복돼왔다.
최근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네이마르 등을 영입한 사우디아라비아가 대표적이었다. 그 이전에는 중국 슈퍼리그가 세계적인 스타들을 대거 불러들였지만 막대한 지출을 장기간 유지하지 못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역시 안지 마하치칼라 등을 중심으로 거액을 투자했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는 데이비드 베컴을 시작으로 티에리 앙리와 로비 킨 등 스타들을 영입했다.
카타르도 가브리엘 바티스투타, 펩 과르디올라, 프랑크 더부르, 마르셀 드사이 등을 불러모은 적이 있다.
대부분의 리그는 결국 고액 연봉을 앞세운 스타 영입 전략에서 물러났다.
다만 튀르키예는 이들과 조금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랜 축구 전통과 열광적인 팬 문화를 갖추고 있고, 대형 구단들은 UEFA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등 유럽 무대에도 꾸준히 모습을 드러낸다.
갈라타사라이는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직행했고 페네르바체는 예선에 참가한다. 트라브존스포르와 베식타시도 유로파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문제는 막대한 투자가 장기적으로 쉬페르리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느냐다.
가디언은 튀르키예가 자칫 유럽 빅클럽들이 고액 연봉 선수나 활용도가 떨어진 자원을 처분하는 ‘구제금융 창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흥 리그들이 유럽의 전통적인 강호들과 격차를 좁히려고 거액을 투자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유럽 빅리그에 막대한 이적료를 안겨주면서 오히려 기존 질서를 강화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살라를 필두로 시작된 튀르키예의 ‘스타 러시’가 리그의 위상을 끌어올릴 승부수가 될지, 또 하나의 고비용 은퇴 리그 실험으로 끝날지는 이제부터 확인될 전망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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