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수 관망'에 서울 집값 상승세 '주춤'…전세시장엔 '부담'
대출 규제, 단기 급등 부담에 상승폭은 축소
금리 인하 시 비아파트 '투자수익' 기대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8주 연속 오르고 있지만, 상승폭은 3주째 줄어드는 모습입니다. 지난달부터 시행한 대출 규제 강화와 단기간 급등한 가격에 피로감을 느낀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거래 감소로 가격 상승폭이 당분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매수 관망세가 늘어나면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전세시장 부담을 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줄고 가격 상승폭도 줄어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다섯째 주(9월 30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은 전주(0.04%) 대비 상승폭이 줄어든 0.02%를 기록했어요. 서울(0.12%→0.10%)과 경기(0.08%→0.05%), 인천(0.05%→0.03%)이 모두 줄면서 수도권(0.09%→0.06%)도 상승폭이 축소됐어요.
부동산원 관계자는 "주요 단지 매도희망가격은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대출규제와 단기 급등 피로감 누적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돼 매도·매수 희망가 격차가 지속, 거래량과 상승폭이 둔화하고 있다"고 분석했어요.
실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 모두 매매가 상승폭이 전주 대비 0.03~0.06%포인트 줄었어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여전히 상승세가 높은 수준이지만 말이에요.
지난주 강남구(매매가 변동률 0.18%) 강남자곡아이파크(2014년) 전용면적 74㎡가 14억8700만원(4층)에, 은마아파트(1979년) 전용 84㎡는 28억8000만원(14층)에 거래됐어요.
서초구(0.17%)에선 삼풍아파트(1988년) 전용 130㎡가 32억5000만원(1층)에 팔렸고요. 송파구(0.11%)에선 장미1차아파트(1979년) 전용 71㎡가 21억5000만원(5층)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어요.
마포구(0.15%)에선 래미안웰스트림(2016년) 전용 114㎡가 24억원(8층)에 거래됐어요. 용산구(0.14%)는 지난주 거래가 없었고, 성동구(0.14%)에서는 강변청구(1995년) 전용 84㎡가 22억원(10층)에 팔렸어요.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연말까지 가격 상승 추세는 지속하겠지만, 가격 변동률은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거래량이 8월부터 줄기 시작했고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거래량과 가격 상승폭은 연말까지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실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줄어드는 모습인데요.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000건 내외였어요. 그러다 지난 3월 4000건을 넘어선 이후 5월 5132건, 6월 7582건, 7월 8881건으로 정점을 찍었어요.
그러나 8월 들어 6391건으로 줄었고, 지난달엔 1738건으로 올해 초보다 낮은 거래량을 기록했어요. 아직 거래 신고 기한(30일)이 한달 가까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최종 거래량은 2000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지만요. 7~8월과 비교하면 확실한 내림세를 보이고 있어요.
일각에선 비아파트쪽으로 가격 상승 흐름이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와요.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아파트 가격 상승폭 둔화는 단기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 영향이 컸고 9월부터 강화된 대출규제가 특히 수도권에 더 강하게 적용된 영향"이라며 "대신 가격 상승 흐름이 비아파트로 흡수되는 모습"이라고 말했어요.
송 대표는 "그동안 아파트 수요 쏠림으로 시장가격 상승이 비아파트에는 거의 미치지 못했지만 최근 아파트와 달리 비아파트는 가격 상승과 거래량이 늘어나는 모습"이라며 "특히 금리 인하 가능성이 아파트 가격에는 이미 선 반영됐지만 비아파트는 현재 저점 인식이 있는데다, 금리가 인하될 경우 투자수익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아파트와 가격 흐름과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어요.
전셋값도 주춤? "매매 관망세…전세 부담 높일 것"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전주 대비 소폭 둔화하거나 유지하는 모습인데요. 서울(0.10%)은 전주 수준을 유지했고, 인천(0.19%→0.18%), 경기(0.10%→0.08%)는 소폭 둔화했어요. 이에 수도권(0.11%→0.10%) 전체적으로는 상승폭이 축소됐고, 지방(-0.01%→0.00%)은 보합으로 돌아섰어요.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단지에서 전세가격 상승·하락이 혼재되고 있으나, 선호도 높은 역세권 및 대단지 중심으로 임차수요가 꾸준하고 매물부족 현상이 지속하면서 서울 전체 (전셋값) 상승이 지속했다"고 분석했어요.
전셋값도 집값 상승폭 둔화와 함께 소폭 둔화하는 모습이지만 전문가들은 전세시장을 여전히 불안하게 바라보고 있어요. 매매가격 상승에 따른 수요자 관망세가 커지는 만큼 전세시장에 부담을 줄 것으로 보고 있어서예요.
송승현 대표는 "매매 수요가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결국 임대시장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라며 "전세시장에 수요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내다봤어요. 이어 "전셋값 상승폭이 주춤하는 것도 전세가격이 실제 내려서라기보다 전세가격이 치솟은 곳 중심으로 반전세, 월세로 전환하면서 상승폭이 축소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어요.
함영진 랩장도 "전셋값은 매맷값과 비교해 상승세 낙폭이 크지 않다"면서 "전셋값 상승 요인은 지난해 역전세, 전세사기로 떨어진 가격의 기저효과와 함께 입주량 부족, 전세물건 부족, 월세화 등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수도권 내 상승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어요.
김미리내 (panni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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