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절 그랜저가 레전드였지.."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세단

현대차 6세대 그랜저 IG(2016~2019)가 출시 이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디자인 전성기’라는 평가를 받는 이 차의 성공 비결을 들여다봤다.

그랜저 IG

2016년 말 현대차가 내놓은 6세대 그랜저 IG는 그야말로 파격적이었다. 기존 그랜저의 점잖은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 강렬한 디자인으로 무장했다. 3,0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가격에 준대형급 공간과 8단 자동변속기, 현대 스마트센스까지 담아낸 ‘가성비 프리미엄’의 정석이었다.

그랜저 IG

무엇보다 디자인이 압권이었다. 육각형 캐스케이딩 그릴에 세로 패턴을 넣어 웅장함을 극대화했고, 풀LED 헤드램프와 Z자 형태의 주간주행등은 강한 첫인상을 남겼다. 밤이 되면 범퍼까지 연결된 LED 라인이 마치 고급 수입차를 연상시켰다.

그랜저 IG

측면 실루엣도 기존 그랜저와는 완전히 달랐다. A필러부터 C필러까지 매끄럽게 떨어지는 패스트백 디자인은 중년층의 전유물이던 그랜저에 젊은 감각을 불어넣었다. 후면의 일자형 LED 테일램프는 야간에 차체를 더욱 넓어 보이게 만드는 시각적 효과까지 거뒀다.

그랜저 IG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초기부터 “고급차 같다”, “그릴이 임팩트 있다”는 평가가 쏟아졌고, 실제로 디자인만 보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고객들이 줄을 이었다. 현대차로서는 디자인 혁신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셈이다.

그랜저 IG

판매 실적도 이를 뒷받침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10만 3,349대가 팔려 중형 세단 부문 1위를 차지했다. JD파워 신차 디자인 만족도 조사에서도 중형·대형 세단 부문 상위권에 올랐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16km/대의 연비와 각종 세제 혜택으로 법인·택시 시장까지 석권했다.

그랜저 IG

하지만 그랜저 IG의 진짜 경쟁력은 디자인만이 아니었다.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과 전륜 맥퍼슨·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으로 세단 특유의 편안한 승차감을 구현했고, 8단 자동변속기와 정숙성 튜닝으로 고급차 수준의 주행감각을 완성했다. 전장 4930mm, 축거 2845mm의 넉넉한 치수는 “대형차급 공간을 중형차 가격에”라는 메시지를 현실로 만들었다.

그랜저 IG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그랜저 IG의 인기는 여전하다. 이후 나온 페이스리프트 모델들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 완성도 때문이다.

그랜저 IG는 현대차가 ‘무난함’에서 벗어나 ‘과감함’을 택했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올 수 있는지를 보여준 상징적 모델이다. 6년이 지난 지금도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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