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이 70억인데, 2군 경기 9실점 말이 돼? 아무리 투구수 채우는 경기였다지만, 삼성이 불안해진다

김용 2025. 3. 2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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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에 개막 전 '비상 경보'가 켜졌다.

실전을 통해 정해진 70~80개 투구수를 소화해야 그 다음 정규시즌 경기에서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2군 경기라도 개막을 앞두고 선수 본인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다른 시각으로는 의미가 크지 않은 2군 경기니 최원태가 투구수를 끌어올리는데만 집중했을 수 있다는 걸로 생각하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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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삼성 최원태가 숨을 고르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1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무리 투구수 채우는 경기라고 해도...

삼성 라이온즈에 개막 전 '비상 경보'가 켜졌다. 선발진이 불안하다.

삼성은 지난해 15승을 거두며 '공동 다승왕'에 오른 원태인과 '포스트시즌의 사나이'로 떠오른 레예스 없이 개막을 맞이한다. 원태인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어깨 부상을 당한 뒤 페이스를 조심스럽게 끌어올리느라 시간이 필요했다. 레예스는 스프링캠프에서 발등 피로 골절로 이탈했다. 다행히 두 사람 모두 큰 부상은 아니라 개막 후 4월이 지나가기 전에는 돌아올 전망이다.

여기에 야심차게 영입한 후라도도 시범경기 좋지 않았다.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9.39. 누가 봐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 불어난 몸. 키움 히어로즈 시절 좋았을 때의 그 몸 상태와 구위가 아니라는 건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삼성 최원태가 역투하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13/

그렇다면 '70억원 FA' 최원태라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했다. 후라도야 가진 게 있고, 몸을 만들고 감만 찾으면 잘할 선수니 원태인과 레예스가 건강하게 돌아오기 전까지 최원태가 선발진 중심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2군 경기에서 충격적인 기록을 남겼다.

시범경기 막판 전국에 몰아친 한파와 강설로 대부분 팀들이 제대로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 때 던지지 못한 선발 투수들이 개막을 앞두고 퓨처스 경기장을 찾아다니기 바쁘다. 실전을 통해 정해진 70~80개 투구수를 소화해야 그 다음 정규시즌 경기에서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원태도 19일 문경으로 떠났다. 상무야구단과 삼성의 2군 경기에 선발로 등판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아무리 투구수를 채우기 위한 경기라 해도 결과가 너무 충격적이었다.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삼성 최원태가 숨을 고르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13/

2⅔이닝 9안타 5사사구 3삼진 9실점. 홈런도 1개 허용했다. 물론 상무 선수들도 다 프로에서 뛰던 선수들이기고, 이런 1군 투수가 나왔을 때 잘해보고 싶은 마음에 더 집중할 수 있다. 날씨도 100% 전력을 다해 던지기에 전국이 쌀쌀했다. 무리했다가 부상을 당할 수 있어 몸을 사리는 게 나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개막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이렇게 난타를 당한다는 건 좋지 않은 징조임이 분명하다.

아무리 2군 경기라도 개막을 앞두고 선수 본인의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외부에서는 그만큼 구위나 제구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다른 시각으로는 의미가 크지 않은 2군 경기니 최원태가 투구수를 끌어올리는데만 집중했을 수 있다는 걸로 생각하면, 그나마 위안거리가 될 수 있다. 최원태 본인이 여러 상황을 고려해, 전력을 다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투구에만 신경썼다면 사실 결과는 크게 중요치 않을 수 있다.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삼성 최원태가 LG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대구=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13/

삼성 박진만 감독은 오버페이 논란이 있었던 최원태 영입에 대해 최근 "한 꺼번에 2명(원태인, 레예스)이 빠지니, 최원태가 오지 않았다면 큰일날 뻔 했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이는 최원태가 정규시즌 들어 70억원 몸값에 걸맞은 투구를 했을 때 의미가 생기는 말이다. 과연 최원태는 9실점 악몽을 뚫고 정규시즌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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