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서 먹었던 양배추 김치가 식당에 나오기 시작했다”...식당 주인·소비자 절망케 하는 금배추 [기자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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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중국에 거주하던 시절 상하이 현지의 인기 일본 라멘 체인점에서는 언젠가부터 '김치'라는 이름으로 양배추 김치 메뉴를 선보였다.
고춧가루를 써 매콤하기는 하지만 배추가 아닌 양배추로 만들어 식감이 낯선 데다 지나치게 달기까지 해 김치라는 이름이 붙기에는 당황스러운 맛이었다.
이 부담스러운 기억의 양배추 김치를 최근 한식으로 유명한 서울 중구의 모 식당에서 다시 마주했다.
배추김치 대신 내온 양배추 김치를 보고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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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군부대에서도 배추 가격이 비싸지면 배추김치가 아닌 양배추 김치나 양배추 쌈으로 대체됐다고 한다.
이 부담스러운 기억의 양배추 김치를 최근 한식으로 유명한 서울 중구의 모 식당에서 다시 마주했다. 배추김치 대신 내온 양배추 김치를 보고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직원은 직접 개발한 메뉴라고 했지만 결국 배추 가격이 올라서 만든 이유도 있었다.
내친김에 서울 시내 배추를 식자재로 사용하는 음식점들을 둘러봤다. 냉면으로 유명한 또 다른 노포에서는 대표 반찬인 배추김치를 내놓지 않아 십수 년 된 단골들이 당혹감을 보였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 등 이상기상 현상이 잦아지며 배추 작황이 부진하고 가격이 급등하자 음식을 제공하는 게 업인 식당에서 음식이 제공되지 못하는 일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배추 값 폭등으로 ‘김포(김장포기)족’이 늘어나는 등 기후변화가 식탁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서 소상공인에게는 생업에 대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다. 요식업을 10년 넘게 하고 있다는 경기도의 모 고깃집 사장은 “평소보다 배추 값은 300만원, 상추 값은 700만원 더 들어 한 달 채소 식자재 값만 1000만원이 늘었지만 서빙을 중단할 수도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장사 중”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산 배추로 만든 김치로는 손님들 눈높이를 전혀 맞출 수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다른 식당에서는 정상적인 배추 공급이 불가하다는 거래처의 통보도 받았다고 했다.
‘금배추’ 사태는 매년 심화되는데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고 있는지 우려스럽다. 지난해 폐업 신고를 한 개인·법인 사업자 수가 98만6487명으로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음식점 79만개 중 15만개가 문을 닫았다. 배추가 없으니 양배추로 김치를 담가보자는 제안을 접하다 보니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했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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