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 찾아라"…석유公, 남·서해도 탐사

송광섭 기자(opess122@mk.co.kr), 박동환 기자(zacky@mk.co.kr) 2023. 3. 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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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동해가스전 물색 속도
연내 3차원 물리 탐사 추진
석유탐사 최대변수는 7광구
韓日공동구역으로 묶였지만
일본 반대에 수십년째 미개발
"정상회담 계기로 협상해야"

한국석유공사가 국내 대륙붕 석유 탐사를 확대한다. 동해 일부에서만 진행하던 국내 개발 사업을 남해와 서해로 확장하는 것이다.

신규 석유 탐사에 성공한다면 1998년 동해 가스전을 발견한 이후 25년 만에 성과를 거두게 된다. 2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올해 안에 남·서해 광구를 상대로 3차원 물리 탐사를 추진하기로 하고 서해의 △1·1-2·1-3광구 △2·2-2광구 △3광구, 남해의 △6-2광구 △7광구 등 총 5개 광구에 대한 조광권(광물 채굴 권리) 출원을 준비하고 있다. 물리 탐사란 광물 탐사·채취를 허용하는 조광권을 정부에서 확보한 뒤 석유 매장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물색하는 과정이다. 탐사 결과에 따라 시추 여부가 결정된다.

국내 대륙붕에는 총 10개 광구가 있다. 지역별로는 동해 2개, 남해 4개, 서해 3개와 '7광구'로 불리다가 일본과 협정을 맺으며 명칭을 바꾼 'JDZ'가 있다. JDZ는 일본과의 협정 때문에 석유공사 단독으로 물리 탐사를 진행할 수 없어 이번 탐사 대상에서는 일단 제외됐다. 1998년 국내 최초로 발견해 시추까지 진행했던 동해 가스전(6-1광구)은 2021년 생산을 종료했다.

올 들어 석유공사가 국내 개발 사업인 석유 탐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적잖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석유 확보 역량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인식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국내 석유 탐사는 꾸준히 진행돼 왔지만 동해 가스전 외에는 특별한 성과가 없었다"며 "탐사 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국내 대륙붕 탐사를 다시 본격화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석유공사가 국내 대륙붕 석유 탐사에 다시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JDZ는 향후 개발 사업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JDZ는 한일공동개발구역으로, 한국과 일본이 50년 기한으로 '한일 대륙붕 공동개발협정'을 체결한 지역이다. 이 협정은 1978년 발효됐으며 5년 후 만료된다. 협정에 따라 한일 양국 중 한 곳이라도 반대하면 개발은 물론이고 탐사조차 할 수 없다. JDZ에 대한 한일 공동 탐사는 1990년대까지 두 차례 진행했지만, 당시 탐사 결과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양국은 1993년 조광권을 반납했다.

그러다 중국이 JDZ 인근에서 가스전 개발에 성공했고, 2001년 한일 정부는 회담을 통해 공동 탐사를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이후 2020년 한국 정부는 석유공사를 JDZ 조광권자로 다시 선정했다. 하지만 일본은 최근까지도 조광권자를 선정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일본이 JDZ 공동 탐사를 거부하면서 추후 JDZ의 석유 개발권을 두고 한일 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JDZ의 경우 일본에 가까운 곳이 많아 협정이 끝나면 대부분 해역이 일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굳이 일본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창의융합대학장은 "동해 가스전 사업이 종료됐기 때문에 비용이 들어도 탐사를 다시하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일본과의 협력 가능성이 이전보다 커진 만큼 공동 탐사를 위해 최대한 양국 간 협력을 시도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는 "해외에도 아직 미개발 지역을 비롯해 유전을 탐사할 곳이 많이 있다"며 "석유공사가 높은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개발 사업에 적극 나서야 에너지 안보 강화와 공급망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매출액 3조6403억원, 영업이익 1조7778억원, 당기순이익 3130억원을 기록했다. 국제 원유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1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동시에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송광섭 기자 / 박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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