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가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매각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F&F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된다. F&F는 그간 투자금 회수(엑시트) 적기가 아니라며 제동을 걸었지만, 테일러메이드 매각 절차가 본격화된 만큼 우선매수권 행사를 위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센트로이드는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매각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엑시트 작업을 본격화한다. 테일러메이드 재무 자문사 JP모간 및 제프리스는 출자자(LP) 이익 극대화 측면에서 경영권 매각이 기업공개(IPO) 대비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매수권을 쥔 F&F가 실제 행사에 나설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업계는 행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F&F로서는 테일러메이드 인수 시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 브랜드를 보유한 패션기업으로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기 때문이다. 당초 김창수 회장도 휠라의 아쿠쉬네트 사례를 염두에 두고 테일러메이드 인수를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F&F는 물밑에서 자금 조달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실질적인 준비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테일러메이드의 매각가가 약 5조원대로 거론되는 만큼, F&F가 보유한 현금만으로는 인수대금 충당이 어렵다는 점에서 외부 자금 조달은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가장 유력한 조달 방식으로는 대규모 인수금융이 거론된다. 매각가는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자체 자금만으로는 우선매수권 행사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테일러메이드의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213억원과 F&F 홀딩스의 올해 1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2075억원)을 상환재원으로 설정할 경우 레버리지 한도인 5~6배 수준인 3조원 안팎의 인수금융 조달이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테일러메이드 매각 거래가 빅딜인만큼 금융사들이 인수금융 주선 경쟁을 위해 줄을 설 것으로 보고 있어 인수금융 조달은 충분할 것이라는 평가다.
일반적으로 레버리지가 6배를 넘어서면 재무 부담이 커지는 것으로 간주되는 만큼 추가 재무적투자자(FI)를 통해 자금을 끌어올건지도 관전 포인트다. 다만 F&F가 또다시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손을 잡을지에 대해서는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센트로이드와의 협업 과정에서 PEF 운용사에 대한 불신이 생겨 다시금 손을 잡겠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테일러메이드의 입찰에 즈음해 F&F가 우선매수권 행사를 위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며 “김창수 F&F 회장이 다수의 딜을 진행하며 IB 영역에서 다수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조달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말했다.
관건은 테일러메이드의 몸값이다. 센트로이드가 기대하는 매각가는 약 5조원 수준으로, 이는 지난해 연간 EBITDA에 약 15배의 멀티플을 적용한 수치다. 반면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F&F 입장에서 매각가가 높게 책정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제3자 매각 제안이 들어올 경우 14일 내 같은 조건으로 지분을 우선적으로 매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F&F가 행사 의사를 적극 피력하면서도 실제로는 가격 인하를 유도하거나 입찰 참여자들을 위축시켜 매각 흥행을 저해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IB 업계 관계자는 “과거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투자사가 권한 행사를 피력해 입찰이 흥행하지 못했던 딜이 있다”며 “이번 테일러메이드 매각에서도 유사한 전례가 재현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F는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신중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F&F 관계자는 “최대 출자자로서 해당 투자 건과 관련해 당사가 보유하고 있는 권리를 적절히 행사해 투자목적과 이익이 보호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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