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 소각장' 주민 반발 고조..마포구청장 "입지 선정 절차 하자, 전면 백지화" 요구

김보미 기자 2022. 9. 28. 15: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정위원회 위원 추천 방식 불공정
입지 평가 기준, 마포구에 불리" 주장
서울시, 평가 항목 등 추가 공개 논의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청에서 박강수 구청장이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 전면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의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부지로 마포구 상암동이 확정된 후 주민 반발이 계속되면서 서울시와 마포구의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은 28일 마포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시설 입지선정위원회(위원회) 구성과 평가 방식에 하자가 있어 이번 결정은 무효”라며 서울시에 부지 선정 철회를 요구했다. 그는 위원회의 불투명성과 법령 위반, 마포구의 기피 시설 집중, 폐기물처리시설 지역 분배의 형평성 위배 등을 들어 입지 결정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특히 위원회 위원 10명 중 7명을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추천한 방식이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2018년 최초 계획 수립 대상지로 확정됐던 강동구는 지역 시의원이 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되면서 최종 후보지에서 제외되고, 2022년 마포가 선정돼 석연치 않다는 것이다. 박 구청장은 “선정위가 투명한 논의 과정을 통해 공정하게 결정됐다고 주장하나 위원회 구성에 하자가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서울시가 2026년까지 마포구 상암동에 새로 조성하는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의 개념도. | 서울시 제공

입지 평가 기준에도 이의를 제기했다. 300m 이내 주민이 살지 않고, 도시계획시설 결정이 필요하지 않으며 이주 대책·토지 취득이 쉬운 순으로 점수를 매기면 기존 소각장이 있는 마포가 고득점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 구청장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15개구에 폐기물처리시설 하나도 없는데 마포는 이미 6개의 기피 시설이 있다”며 “절차적 하자가 있으며, 불공정·불공평한 입지 선정은 전면 백지화 외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또 시의회에는 “입지 선정 철회를 위해 소각장 관련 예산을 삭감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역 내 반대 의견이 거세지는 가운데 지난 26일 주민들이 오세훈 서울시장 집으로 찾아가 항의한 직후 열렸다. 특히 일부 주민들이 “구청장이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 시장의 결정을 공론화 과정 없이 수용했다”고 주장하자 구청 차원의 강력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 구청장은 “구민이 바라는 것은 서울시가 강조하는 ‘지역 랜드마크, 대규모 편익시설, 지원 기금’이 아닌 쾌적한 환경에서 건강하고 안전한 일상을 누리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서울시가 마포구와 주민들을 설득하는 데도 난항이 예상된다. 소각장 설치에 대한 반대급부로 1000억원 규모의 주민편의시설 투자와 연 100억원 규모의 지역발전 기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 거부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날 해명자료를 내고 “2018년 강동권역 광역자원회수시설 설치 계획은 당시 고덕․강일 주택지구 내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협의과정 중 폐기물처리시설 부지확보를 위해서 수립한 계획”이라며 “폐기물시설촉진법상 예상 후보지역을 먼저 지정하는 것은 절차 위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25개 구 중 15곳에 폐기물처리시설이 없다는 마포구 주장과 관련해서도 “현재 19개 자치구에 폐기물처리시설 등이 설치·운영 중”이라고 반박했다.

서울시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다음달 5일 입지선정위를 열어 주민설명회 일정과 입지 평가 항목과 배점 변경 내역 등 추가로 공개할 자료 범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추가 공람자료를 통해 관련 내용을 최대한 공개할 계획”이라며 “긴 시간을 두고 주민들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