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서 일본 사람을 찾아서 총을 쏴봤습니다.

이 영상을 보라. 일본 오사카에서 오사카 사람이냐고 물어본 후 다짜고짜 ‘빵’하니까 맞은편 사람이 ‘윽’하면서 마치 사전에 짠것처럼 맞장구를 친다. 응? 총을 맞고 쓰러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 빵하니까 ‘으악’하고 소리를 지르며 쓰러지는데 유튜브 댓글로 “유독 오사카 출신들에게 빵! 하면 윽!하면서 쓰러지는 영상을 봤는데 이거 왜 그러는 건지 취재해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빵하면 윽!하고 쓰러지는 장난은 오사카에서만 통하는 장난이라고 한다. 도쿄나 교토에서는 이런 장난이 통하지 않는다는데 이게 사실일지 궁금해 명동에 직접 가서 실험해봤다.

왱 : 빵!
과연..?

도쿄 출신 일본인 : 빵!
응? 두번째 시도
왱 : 빵! / 일본인 : 빵!
왱 : 악! / 일본인 : 악!

원래 윽! 하면서 쓰러지는 동작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계속해서 나를 따라하거나 다시 총쏘는 동작 반복이었다. 설명을 하니,
도쿄 일본인 : 아~~오사카 사람들~~
이라 말한다. 도쿄에서는 안 하냐고 물어보자, 안 한다고 답했다.

이번엔 다른 일본인.
왱 : 빵!!
도쿄 일본인 : 으악!!!
이 분들은 ‘도쿄’ 사람이지만 오사카의 ‘빵’하면 ‘윽’하는 장난을 알아서 기꺼이 리액션을 해줬다.

요코하마 출신 사람도.
“오사카에서 빵하면 윽~하는 거 말하나보다”
나고야 사람도 반응은 없더라도 이 장난이 오사카에서 통하는 장난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분명히 인지하고 있는 듯했다.

오사카 사람에게 이런 장난은 식당 주문에 비유하면 ①식당에 들어가 인사하고, ②자리에 앉고, ③음식을 주문하는 것처럼 사회적으로 약속된 스크립트와 같다고 한다.

김동규 한국외대 일본언어문화학부 교수
“중요한 거는 돌발적인 게 아니라 합의된 장난...문맥상의 합의가 맺어져 있는 상황에서 성립이 되는 거기 때문에 동경에서는...저 사람 왜 저러나(할 거에요)"

일본 코미디에서는 비상식적 장난이나 드립(보케)에 이어 분위기 맞춤형 리액션(노리), 그리고 일종의 태클 내지 지적(츳코미) 세 단계로 구성되는 레퍼토리가 대중화되어 있는데, ‘빵’하고 ‘윽’하는 장난도 이런 형태를 따라하고 있지만 마지막 단계의 지적은 없는데 이미 사회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진 장난이어서 그렇다고 한다.

김동규 한국외대 일본언어문화학부 교수
“총칼이 없는데 빵!하고 총을 쏘는 시늉을 하거나...이게 보케입니다. 거기에 맞춰 윽 해주잖아요. 이게 노리입니다. 츳코미라고 하는 거는 보케에 대한 지적입니다. 바로 잡기. 일상으로 올려 놓는 겁니다. 직역하면 쑤시다. 찌르다. 아니잖아~ 하고 바로 잡는 거. 근데 츳코미는 왜 없냐면은 사실은 사회적인 습득입니다. 인지언어학에서 스크립트라는 개념이 있는데 언어 행동이라든지 서로 사회적으로 합의되고 정비된 하나의 흐름을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왜 오사카 사람은 재밌을까? 첫째. 역사적으로 장사가 발달한 오사카의 상인들이 세상을 웃음거리로 풍자를 해왔다는 해석.

김동규 한국외대 일본언어문화학부 교수
“옛날에도 (오사카) 상인들은 돈이 굉장히 많아가지고 자기네들 세금들로 위정자들을 먹여 살리고 있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좋은 거 먹고 좋은 거 입는데 세금은 너무 많이 떼어가네.’하고 불만이 없진 않았습니다. 대놓고 욕하거나 이러진 못하고. 풍자 입니다. 이게 위정자를 포함해서 우리가 버는 거 뜯어 먹는 세상을 웃음 거리로 만드는...”

둘째. 장사꾼들이 운수를 중요시 했던 영향이 있을 수 있다.

김동규 한국외대 일본언어문화학부 교수
"笑う家に福が来る(웃는집에 복이 온다). 웃고 밝은 분위기로 장사를 해야 손님들도 좋아하시고... 즐겁게 해주는 연예. 이런 문화가 오사카를 중심으로 필연적으로 발달하게 되는 거죠"

오사카 사람은 과거 인싸 장사꾼 지역답게 재밌는 사람이 많을 뿐만 아니라 성격이 급하고 눈치도 빠르다고 한다.

나카야마 준이치 / 오사카 거주
"어떻게 말하면 여기 분위기가 좋아지는지 순식간으로 머리로 생각할 수 있고. 지금 말하면 안 된다고 판단하면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타이밍’을 생각하는 그런 느낌"
일본인 / 한국 거주
"부모님들 그런 성향 갖고 있으면 아이들도 그렇게 되잖아요. 코미디언들이 큰 소속사들이 거기 오사카에도 있고 오사카 사람들이 비교적 유쾌한 사람들 엄청 많은 거 같아요. 오사카에서는 언니라고 부르면 할머니든 아줌마든 뒤로 돌아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