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D.P.' 시즌2 한준희 감독, 한 걸음 내디디려는 몸부림

"계란으로 바위 치면 안 돼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2에서 자살한 탈영병 신우석(박정우)의 누나이자 군인권센터 간사 신혜연(이설)은 서은(김지현) 중령에게 이렇게 말한다. 깨질지 언정, 바위에 흔적이라도 남기고 싶은 계란이 되고자 하는 신혜연의 간절함에 서은은 두 손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

'D.P.'가 시즌2로 돌아왔다. 군 내부의 폭력과 부조리를 사실적이고 현실적으로 묘사하며 군필자들에게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불러일으킨다'라는 평가를 얻었던 시즌1에 비해 시즌2는 그 결을 달리한다.
사건 조작, 은폐 등을 지시하는 국군본부 법무실장 구자운(지진희) 준장을 상대해야 하는 만큼, 규모와 스케일은 커졌다.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안준호(정해인)는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D.P.' 시즌2는 신혜연의 말처럼,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흔적을 남기는 이야기다.
● "안준호, 보기 드물 뿐 존재하지 않는 거 아냐"
한준희 감독은 시즌1의 성공을 그대로 답습하고 싶지 않았다. 먼저 답을 내려야 했다. "이 이야기를 왜 더 해야 되는데?"라는 질문에 말이다.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결말을 만들기 위해 자신에게 묻고 또 물었다.
그렇게 지난달 28일 'D.P.' 시즌2가 세상에 공개됐다. 시즌1이 공개된 지 꼬박 2년 만이다. 시즌2는 시즌1 6회의 결말이었던 조석봉(조현철) 일병의 탈영 사건과 김루리(문상훈) 일병의 총기 난사의 연장선상에 있는 전개다. 이에 시즌2는 1회가 아닌 7회부터 시작된다.

"이 이야기를 다시 만든다면 미약하지만,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질문을 던지는 것일 수도 있고요. 여기 나오는 인물들은 어떻게든 돌파하려고 노력하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이에요. 보기 드물기 때문에 '드라미틱'하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보기 드문 것뿐이지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 때문에 군대건, 사회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극 중 몸부림치고 발버둥 치는 인물의 대표격은 단연 안준호. 군무 이탈 체포조(D.P.) 안준호는 조석봉 사건 이후에도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고 성장통을 겪는다.
한 감독은 "안준호는 융통성 없고 모두를 번거롭게 하는 인물이다. 다 괜찮다고 하는데, 안준호는 아닌 거다. 그런데 어쩌면 그런 사람들 덕분에 세상이 조금 더 좋아지는 거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한준희 감독은 인터뷰 내내 "시즌1의 엔딩보다 한 발짝이라도 더 나아간 결말이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고 몇 차례씩 강조했다.
시즌2는 시즌1의 매듭지어지지 않았던 사건에 대한 결말을 내놓는다. 그 과정에서 안준호는 감춰진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움직인다. '뭐라도 바꾸려면 뭐라도 해야지'라는 조석봉의 대사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 'D.P.' 시즌2를 재밌게 관람하는 법은?
한 감독은 "극 중 신혜연의 대사처럼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흔적이라도 남기려는 듯이, 작은 것이나마 해낼 수 있는 결말로 매듭짓고 싶었다"고 했다.
연출 인생 처음으로 시즌 드라마를 선보인 한준희 감독에게 'D.P.'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시즌 1, 2를 합쳐 3년 가까이 촬영에 매진했고, 그만큼 많은 시간을 책임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질문하고 답하며 'D.P.'에 쏟아부었다. 한 감독은 'D.P.' 시리즈를 더욱 즐겁게 볼 수 있는 감상법을 공개했다.
"처음부터 한 호흡으로 쭉 보는 것이 제일 좋은 감상법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하하."
'D.P.' 시즌2 서사는 결말을 맺었다. 하지만 안준호의 군 생활은 아직 남아있다. 시즌3에 대한 기대감 역시 나올 수밖에 없다. 한 감독은 "혼자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면서 "한 발짝이라도 더 나아가는 다음 시즌을 만드는 게 정말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또 한다면 '왜 해야 되는데?'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할 텐데, 아직 거기까지 생각은 못 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