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대구 ‘더샵달서센트엘로’ 미분양 여파 공사 중단

더샵달서센트엘로 주상복합 공사 현장 /사진=네이버거리뷰

포스코이앤씨가 대구에 시공하는 ‘더샵달서센트엘로’ 주상복합 건설 공사를 중단했다. 2월 현재 골조공사까지 마친 상태지만 미분양으로 공사비 미회수 등 불확실성이 커지자 설 연휴를 기점으로 공사를 중단했다. 현재 시행사와 할인분양, 후분양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샵달서센트엘로는 대구 달서구 본동 888-2번지 일대에 지하 4층~지상 44층, 2개동, 272가구 규모로 조성되고 있는 주상복합이다.

시행사 알파도시에이치앤지는 2021년 7월 1100억원의 본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조달해 사업을 본격화한 뒤 이듬해 8월 분양했으나 높은 분양가에 발목을 잡혀 90% 이상이 미분양되는 상황에 처했다. 또 대구에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분양예정가액은 2321억원이지만 미분양금액이 같은 규모로 쌓여있다. 또 분양 내역이 없어 수익이 인식되지 않았다.

포스코이앤씨과 알파도시에이치앤지는 후분양으로 가닥을 잡고 사업을 이어왔지만 최근 후분양을 앞두고 분양금액을 재측정하는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공사가 중지된 것으로 보인다. 더샵달서센트엘로는 골조 공사까지 마쳤지만 설 이후로는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포스코이앤씨의 공사비 미회수 등 손실 가능성도 우려된다. 알파도시에이치앤지가 연간 금리 7~8%대의 고금리로 PF를 조달했고 막대한 금융비융이 지출된 탓에 연간 자기자본이 2021년 -110억원, 2022년 -205억원, 2023년 478억원 등으로 악화했다. 공사비 지급 여력이 저하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포스코이앤씨가 PF 채무를 대신 인수해야 할 수도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달 23일 시행사가 1년 만기로 조달한 10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채무인수를 약정했다. 시행사가 채무를 상환하지 못해 기한의 이익이 상실된 경우 포스코이앤씨는 피인수 채무의 전부를 별도의 통지 없이 중첩적으로 인수해야 한다.

공사비 회수는 분양 성과에 달려있지만 녹록지 않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대구 미분양주택수는 8864가구에 달한다.

포스코이앤씨는 착공 현장의 기성 진행으로 인한 미청구공사 증가로 부(-)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3213억원을 기록했다. 운전자금 누적으로 순차입금은 2023년 말 –2967억원 대비 6464억원 증가한 3497억원을 기록하는 등 차입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기착공 현장의 운전자금 회수에 이어 수익성 개선 여부와 분양률 추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용등급 결정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행사 알파도시에이치앤지는 2016년 5월 신우아이엔디라는 사명으로 설립된 개발업체로 2020년 11월 현재의 상호로 변경했다. 김성재 대표이사가 지분 40%를 가진 최대주주이고 구승규 씨, 유소정 씨가 각각 30%씩 보유하고 있다. 사업 계획상 내년 중 PF를 전액 상환할 예정이나 후분양 성과에 따라 대출 연장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존속 능력에 의문을 불러일으킬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나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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