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군대 빼달라” 조재성 5000만원·송덕호 1500만원… 브로커에 줬다

유재인 기자 2023. 3. 1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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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기피자 42명 중 신체검사 3회 이상 22명
구상엽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제1차장검사가 13일 오전 서울 신정동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브리핑실에서 병역면탈 및 병무비리 사건 종합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병역 브로커로부터 ‘허위로 뇌전증을 연기해라’는 상담을 받고 병역 기피를 시도했던 적잖은 피의자들은 브로커와 만나기 이전까지 수차례 병역을 연기해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이런 정황이 이들 상당수가 병역을 가능한 한 계속 미루다 더이상 연기가 어렵게 되자 결국 불법 행위에 이르게 된 배경이라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16일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실로부터 받은 검찰 측이 국회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소된 병역면탈자 42명 가운데 병역의무 이행 여부를 가늠하는 신체 검사를 3회 이상 받은 사람은 22명에 달했다.

OK금융그룹 소속 프로배구선수 조재성씨는 2014년 10월 첫 병역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약 4년 뒤인 2018년 5월 피부과 질환(건선)을 이유로 다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3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조 씨는 이듬해인 2019년에도 같은 이유로 다시 신체검사를 받았는데, 마찬가지로 3급 현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씨가 25세였을 때였다. 조 씨는 세번째 검사 이후 14개월 뒤인 2020년 12월 병역 브로커 구모(38)씨에게 5000만원을 주고 병역 면탈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상담받았다고 검찰은 공소장에 썼다.

넷플릭스 군대 드라마 ‘D.P.’에 출연했던 배우 송덕호씨도 2013년 2월 최초 병역판정검사에서 안과질환 사유로 신체등급 3급 현역 판정을 받았다. 그 뒤 그는 대학교재학, 국외여행 등의 사유로 병역의무 이행을 연기했다. 2021년 3월 송씨는 다시 병역판정 검사를 받았는데, 이때도 3급 현역 판정이 나왔다. 송씨가 29세일 때였다. 그로부터 한달 뒤인 그 해 4월 송씨는 병역브로커 구 씨를 만나 1500만원을 주고 뇌전증 통해 병역 감면을 받는 법을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3일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은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져 온 병역비리 수사 종합 결과 병역 브로커 2명, 병역면탈자 109명, 공무원 5명 및 공범 21명 등 총 137명을 적발해 재판에 넘겼다. 이날 공개된 공소장은 이 중 병역면탈자 42명에 대한 것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면탈자 중에서는 조정선수, 축구선수, 골프 코치 등 스포츠계 뿐 아니라 유튜버, 대학생, 일반 회사원 등이 포함됐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병무청과 남부지검 합동수사팀은 “특정 직군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병역면탈 행태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련 부처가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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