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망산업 경쟁력 확보 위해 제강사들과 소재 수급 안정화 위한 협력 필요”

“국내산 연강선재 소재 수급 불안정한 상황에서 수입 규제 시 철망업계 위기 가중될 것”
“중장기적 발전 위해 국내 건설 경기 회복 및 수출 확대 위한 소재 수급 안정화 대책 세워야”

국내 건설 경기 장기 침체와 중국산 수입재 증가로 철망산업계의 경영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 발전을 위해 공공건설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 대표 철망 제조업체 ㈜금강(대표이사 김춘웅)의 임재용 상무는 본지와의 만남에서 “수요산업인 건설 경기 부진으로 철망업계의 위기가 가중되는 상황에서 돌파구는 수출 확대”라며 “3년 전까지는 호주향 수출 물량이 많았으나 이후에는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 밀려 현재는 수출이 거의 없는 상황이 됐다. 수출 확대를 위해 경쟁력 있는 가격의 소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재용 상무에 따르면 국내 철망업계는 연강선재를 원소재로 활용하는 용접철망과 용접철근망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용접철망과 용접철근망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고, 산화피막이 벗겨질 경우 부식되기 쉬워 수입 물량이 거의 없는 편이다.

다만 이전에 많이 생산했던 아연도금철선을 활용한 펜스와 모기장, PVC 코팅을 활용한 능형망 등은 중국산 수입재가 국내 시장을 잠식한 상황이다.

금강이 생산 중인 구조용 용접철망. (사진=금강)

임재용 상무에 따르면 조달시장은 비교적 견조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조달청 자료에 따르면 용접철망 조달금액은 2020년 이후 매년 500억 원대의 납품실적이 있었고, 상반기에는 349억 원에 달해 올해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며, 돌망태는 2022년과 2023년 100억 원대 이하의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215억 원을 기록하여 역시 2020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반면 민수시장은 건설 경기 침체로 크게 위축된 상황이며, 정확한 규모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철망업계의 경우 연강선재를 주요 소재로 사용하는 데 포스코와 코스틸, 제이스코홀딩스 등 국내산 소재 뿐만 아니라 중국산 소재를 포함한 수입재도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문제는 국내산 연강선재 수급이 불안정하다는 점이다. 포스코의 경우 생산을 축소한 상황이며, 코스틸과 제이스코홀딩스 또한 최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데다 재무상황 악화로 인해 생산능력이 저하되면서 국내산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임 상무는 “연강선재의 경우 특수강선재 등과는 달리 수익성이 낮은 보통강선재에 속하며, 제강사들이 마진 압박 때문에 생산을 감축하는 추세이다. 국내산 소재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철망업계에서는 중국산을 포함한 수입재 비중을 높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망산업은 대표적인 중소기업 업종으로 철망조합 조합원사 상위업체들도 매출액이 300~400억 원 미만이며, 외감법인도 얼마 되지 않는다.

수요처는 대부분 건설 부문인데 올해 1월까지는 기존의 발주 물량으로 인해 비교적 경기가 양호한 편이었으나 태영건설 부도사태와 PF 부실 사태가 본격화된 2월부터는 수요가 급감했고, 8월부터 소폭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임재용 상무는 “당사의 경우 조달시장과 민수시장의 비중이 10:90으로 건설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3년 전까지는 호주 등으로 수출 물량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중국과 말레이시아 업체들이 철망 수출을 본격화하면서 수출이 감소했고, 올해는 수출 물량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는 물론 철망업계는 대부분 건설시장에 의존하고 있으며, 가구와 주방, 천정 등 인테리어 부문도 있지만 전체 매출액 대비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그리고 펜스의 경우 이전에는 조합원사들이 생산을 많이 했지만 중국산 수입재와의 가격 경쟁에 밀려 당사는 현재 사업을 철수했고, 다른 조합원사들도 사업을 접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금강의 경우 철망 외에 지난 1997년 국내 최초로 강섬유를 개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SOC 투자가 감소한 데다 대체소재가 등장하여 현재는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국내 철강업계에서는 예년과 달리 중국산 수입 규제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선재 및 가공업계도 중국산 제품 수입 규제를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임재용 상무는 “현재 국내 연강선재 생산이 감소하여 수급 불안이 심화된 상황에서 수입 규제를 실시할 경우 철망업계는 소재 수급 불안으로 오히려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며 “수입 규제를 실시하려면 우선 소재 수급 안정화 대책부터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건설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국내 수요를 일정 수준 회복하는 동시에 수출이 감소하면서 국내 시장에서 과당경쟁이 심화된 상황이므로 중장기적 관점에서 수출 확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임재용 상무는 “당사의 경우 예전에는 호주향 수출이 많았으나 현재는 중국 및 아세안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력에 밀리면서 수출이 전무하다. 철망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소재인 연강선재의 가격 인하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다만 이는 개별 기업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연강소재 가격 경쟁력 확보와 철망업계의 기술 및 가격 경쟁력 확보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제강사들과 철망업계의 소재 공급 안정화를 위한 협력과 동시에 정부의 강력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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