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여섯 살 아이, 고양이 2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양평 흔연재 부부입니다. 자연 가까운 곳에 살고 싶어 하는 남편을 따라 신혼집을 양평에 얻게 되었어요. 전셋집을 3군데 거쳐가며 살다 보니 우리 가족만의 특색이 담긴 집을 짓고 싶더라고요. 아이와 고양이 2마리가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그런 집이요.

*흔연재(欣然齎, joyfulhouse) : 노잼인 저희 부부가 이 집에 들어서는 순간은 늘 기쁘고 재미있게 살자는 의미에서 지은 이름이랍니다.

학군이 가깝고, 걸어서도 편의 생활이 가능한 곳을 찾기 위해 3년을 넘게 땅을 보러 다녔어요. 마침 마음에 드는 땅이 나와 계약을 하고 그때부터 꿈에 그리던 우리 집 짓기 프로젝트가 시작되었어요.

1. 집 짓기

우리 집이 지어질 땅에 지반을 튼튼하게 하기 위한 피어기초 공사를 했어요.

아무것도 없던 땅에 도면 그대로의 모습이 생기고

골조가 생기면서

집이 지어져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감동이었어요.

1층 마감은 독일의 친환경 마감재 sto를 사용했고

2층은 지붕까지 전체를 화강암으로 마감했어요.

흔연재를 처음 설계할 때, 늘 밖을 나가고 싶어 하는 고양이들을 위해 안과 밖을 소통할 수 있는 중정 공간을 생각했어요. 고양이들이 사계절을 중정에서 몸소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었죠.

또 상품개발 일을 하고 있는 남편이 제품을 개발할 때마다 제품 사진을 찍어야 하기에, 집이 스튜디오의 역할도 하길 바랐어요. 저희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공들여 집을 지으니 내부 또한 심혈을 기울여 공사하고 인테리어 하게 되더라고요.

2. 도면

저희의 요구사항들이 반영된 집의 도면이에요.

현재 입주한 지 7개월 남짓이에요. 지금도 꾸미고 가꿔나가고 있는 저희 집을 소개하겠습니다:)

3. 1층 _ 입구&현관

현관문으로 들어가기 전 보이는 중정. 현관문 앞에 작은 화단이 있어요.

바로 이곳이 작은 화단이에요. 현관문을 열자마자 보여요. 아기자기한 이끼 정원을 생각하면서 저희 부부가 직접 농원에서 화초를 사고 또 노지에서 예쁜 풀들을 모아 심었어요. 밖을 나가고 또 집으로 들어올 때 보이는 싱그러운 작은 화단이 기분을 흔연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4. 1층 _ 거실

거실 공간은 아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도 있고 가족이 모이는 공간이라 최대한 넓고 개방감 있는 느낌을 원했어요. 그래서 2층 천장까지 확 트인 높은 층고로 설계를 뽑았어요. 또 남편이 종종 제품 사진촬영을 하기에 스튜디오같이 깔끔한 느낌을 원했고요.

2층에 올라가 있어도 1층과 단절되지 않고 소통할 수 있어 좋아요.

2층에서 내려다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고양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원목 마루 바닥이에요.

아이는 거실에서 참 다양한 것을 하며 놀아요.

큰 종이 집을 가지고도 놀고,

땅따먹기 존을 만들어 친구들과 놀기도 하고요.

뛰어다니며 고양이랑 놀기도 하지요.

배드민턴 네트를 설치해 다 같이 운동을 하기도 하고요.

친구와 레스토랑 놀이를 하기도 해요.

아이가 이 넓은 거실 공간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으니 어떤 가구나 물건들을 놓기가 미안하더라고요. 소파를 놓고 싶지만 일단은 보류해두었어요. 흔연재에 살고 나서부터 자연스레 미니멀라이프가 된 것 같아요.

또 거실 벽면이 저희 가족에겐 대형 스크린을 제공해 주는 멋진 공간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종종 이 공간에서 요가를 하며 힐링하기도 하고요.

거실을 정말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죠? :)

오전에는 햇빛이 정말 따뜻하게 들어와요.

오후에는 지는 해가 아름답게 들어오고요. 거실 양쪽으로 큰 창문이 있어서 어느 곳에서든 은은하게 빛이 들어와요. 하루 종일 빛 그림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성적이 되곤 한답니다.

5. 1층 _ 주방

시공 과정

주방은 정말 저희가 공을 많이 들인 공간이에요. 그동안 여러 집을 살았는데 다 사이즈가 작은 주방이었어요. 요리하거나 설거지하기가 불편했죠. 우리 집을 지으면 꼭 넓은 주방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또 원하는 느낌이 분명해서 그 느낌을 만들어 내고 싶은데 시중에는 그런 느낌을 낼 수 있는 주방이 없었어요. 그래서 저와 남편이 직접 주방을 셀프로 만들기 시작했어요.

주방의 뼈대는 이케아로 하고, 상판은 LG하이막스 페라라로 시공했어요.

가장 선택이 어려웠던 건 주방 도어였어요.

자연스러운 원목의 느낌을 내고 싶은데, 주방 전체가 또 하나의 매스형태로 나오길 바랐어요. 또 무늬는 잔잔했으면 좋겠고 딱 원하는 느낌을 찾기 위해 여기저기 많이 알아보고 결국 삼익산업에서 취급하는 퀄커스로 정해 재료를 주문하고 각 도어에 맞게 재단과 엣지 무늬목 작업을 남편이 손수 정성들여가며 만들었어요.

시공 후

그리하여 어디에도 없는 저희만의 주방이 완성되었어요. 또 여기서! 주방의 전체적인 매스감을 깨고 싶지 않아 하부장의 손잡이를 완전히 고정하지 않고, 자석으로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게 저희만의 스타일로 만들었답니다:)

주방은 11자 대면형으로 앞뒤 왔다 갔다 하며 요리하기 넓고 너무 좋아요. 특히 저희 부부가 직접 만든 주방이라 그런지 더 애정을 가지고 쓰게 되는 것 같아요.

주방이 넓어 아이와 함께 요리하기에 좋아요.

6. 1층 _ 중정

흔연재의 시그니처 중정을 소개할게요.

고양이가 나갈 수 있는 중정을 만들고 또 그곳을 보고 즐기는 우리 가족과 고양이를 위해 멋진 나무를 심고 싶었어요.

나무 대가 한 개가 아닌 다관형으로 찾다보니 어렵게 구한 단풍나무예요. 할아버지 단풍나무가 죽고 그 죽은 나무에서 손자 나무들이 여럿 자라 이렇게 다관형이 되었다고 해요. 밤에 조명을 켜놓으면 다관형의 나무 그림자가 꼭 나무 여러 그루 있는 것처럼 보여 참 멋져요.

여름에 중정에서 많이 놀고 그림도 많이 그렸어요.

아이는 중정 바닥도 집 내부의 바닥처럼 생각하며 편하게 왔다 갔다하며 다녀요.

중정 바닥은 아이의 가장 큰 스케치북이에요 :)

중정에 둘러 앉을 수 있도록 설계에서부터 긴 벤치를 만들었어요.

저희보다도 고양이들이 더 중정을 좋아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중정 문을 열어달라고 야옹 소리를 낸답니다. 고양이들은 중정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몸소 느끼고 있어요.

또 중정은 저희 가족이 고기를 굽는 요리 장소에요.

야외지만 또 내부 공간 같은 중정. 어느 정도 이웃 간의 프라이버시도 지켜주고 저희 가족을 감싸고 있는 든든한 아지트랍니다.

7. 1층 _ 테라스

거실을 끼고 남쪽에는 중정이, 북쪽에는 긴 테라스가 있어요. 이곳은 포치가 있어 햇볕을 막아주어 저희 가족이 중정 못지않게 좋아하는 공간이에요.

현재 북쪽은 전원주택단지 개발을 하고 있어 정리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에요. 그래서 시공 도중 어수선한 모습을 가리기 위해 담벼락을 만들었는데 딱 아름다운 산과 하늘의 모습만 보여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노을 질 때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곳인 것 같아요.

이 북쪽 테라스는 한여름 아이 수영장 공간으로 너무 잘 썼어요. 테라스 사이즈에 맞는 긴 수영장을 설치해 매일같이 놀았던 고마운 공간이에요.

중정은 내부 조경을 보는 재미가 있다면, 북쪽 테라스는 바깥 풍경을 볼 수 있어 산과 바람을 더 느끼고 싶을 때 북쪽 테라스를 자주 애용한답니다.

8. 1층 _ 아이 방

아이 방은 저희 집에서 가장 명당자리에요. 중정이 보이고 저 멀리 멋진 산도 보이거든요.

아이는 중정과 방을 왔다갔다하면서 자유롭게 놀아요.

아이 방에 있는 긴 창문으로는 햇빛이 따사롭게 들어와요. 아이 방이라서 그럴까요? 책과 장난감 등 정리가 되어있어도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강해서, 책장의 뒷면을 파티션의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많이 찾았어요. 이케아의 베칸드 선반 유닛을 보고 딱 이거다 싶어 아이 방에 놓으니 뒷면이 철판으로 되어 있어 자석도 붙이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너무 만족하는 제품이에요.

책장으로 공간을 분리해 주니 책상이 있는 자기만의 공간에서 꽁냥꽁냥 뭘 만드는 걸 좋아해요.

집이 화이트+우드톤으로 깔끔한 분위기이다 보니 구매하는 제품도 대부분 화이트인 것 같아요. 거의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점점 아이의 작품과 그림으로 채워나가고 있답니다.

9. 1층 _ 침실&드레스룸

침실로 사용하는 공간의 긴 창문은 내부에서는 외부가 넓게 보이고 외부에서는 내부가 거의 안 보이게 시공을 했어요. 그 작고 긴 창문으로는 철쭉나무가 보이게 심었고요.

침실에 침대를 두지 않았어요. 혹시 이 공간이 다른 용도로 사용될지도 모르고, 침대가 계속 이 공간을 픽스하고 있다는 게 싫었달까요. 그리고 2층짜리 주택은 여름엔 1층이 시원하고 겨울엔 2층이 따뜻하기에 침실 공간을 날씨와 컨디션에 맞춰 옮길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요. 그래서 유연하게 매트리스 토퍼를 사용하고 있어요. 잘 때는 슈퍼싱글 매트리스를 2개로 펼치고, 생활할 때는 1개로 포개어 소파처럼 사용하고 있어요.

드레스룸은 이케아 요낙셀로 셀프 설치했어요. 우리 스타일에 맞게 옷을 걸거나 바구니 등을 선택할 수 있어 딱 맞게 설치하기 좋은 것 같아요.

침실의 큰 창문이에요. 저희 집은 큼지막한 창문들이 많아서 통풍이 참 잘 되어요. 가을이 오려는 지금의 날씨에 이 창문만 열어 놓으면 아침에 참 기분 좋게 일어나게 되더라고요 :)

고양이들도 역시나 이곳을 좋아해요. 잠시 바깥 풍경을 보고 싶으면 나가 앉아 있기도 좋아요.

주말엔 침실에서 영화나 영상을 봐요. 빔 프로젝터를 연결했을 때 거실은 큼지막한 맛이, 침실은 아늑한 맛이 있는 것 같아요.

저희 집 고양이는 집사의 채취를 참 좋아해요. 그래서 매일 함께 이 방에서 자고 생활한답니다 :)

10. 1층 _ 화장실&욕실

화장실도 저희 부부가 셀프 인테리어 했어요. 주방 도어로 사용했던 퀄커스를 세면대 선반으로 같이 사용했어요.

퀄커스 선반 사이에 공간을 두어 욕실용품을 수납할 수 있게 했고요.

화장실 환기를 위해 창문을 만들었어요. 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참 아름답고 집 밖의 풍경이 보여 화장실 갈 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동선을 고려해 욕조에 들어가기 전 세탁기와 건조기를 두었어요. 문을 달아놓으니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감쪽같죠?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를 위해 타일로 조적 욕조를 만들었어요. 은근히 깊고 넓어서 목욕할 때마다 아이가 참 좋아해요.

1층 집들이는 다 한 것 같아요! 사실 저희 집엔 큼직만한 가구들이 많이 없어요. 이전집에 살 때만 해도 쓰지 않는 짐들이 너무 많아서 이사할 때마다 너무 고생을 했어요. 그래서 흔연재에서는 정말 정말 필요한 물건들만 채우려고 가구 하나 들일 때도 매우 고심을 하고 있답니다.

이제 2층으로 올라갈게요.

11. 계단

계단은 발에 밟히는 촉감을 조금 더 고려해 월넛 원목으로 제작했어요.

12. 2층

박공지붕 모양이 특징이에요. 천장에 긴 LED 조명을 매립으로 설치했고요.

조명을 켜면 밖에서 저희 집만 보일 정도로 매우 밝아요.

그리고 산능선을 따라 만든 긴 띠창도 우리 2층의 특징이에요.

2층엔 긴 복도가 있어요. 그곳을 지나면 남편과 저의 작업 공간이 있어요.

세로로 긴 2층의 창문이에요. 이곳에서는 하천도 보이고 산도 보여서 멍 때리면서 밖을 보게 되어요.

13. 2층 _ 작업실

작업하면서 1층의 사람과 소통할 수 있고 층고 높은 공간이라 개방감 있어 좋아요.

1층에서 놀던 아이가 엄마 아빠가 안 보이면 2층 작업 공간에 와서 같이 있기도 해요. 1층과 2층을 단절되지 않게 설계하여 2층에 있어도 1층의 상황을 다 알 수 있어요.

2층 작업 공간의 난간은 고양이들이 애용하는 곳이에요. 저나 남편이 작업을 하고 있으면 고양이들이 몰려와 함께 있어주곤 한답니다.

2층 난간에 걸터앉아 1층에 있는 집사의 모습을 감시하기도 하고요.

2층 난간의 폭이 좁지 않아서 그런지 고양이들이 참 자주 있는 곳입니다.

14. 2층 _ 게스트룸

2층의 방, 게스트룸입니다. 화장실과 붙박이장이 있어 손님이 머물다 가기 좋은 방이에요.

집을 지으려고 이 땅을 볼 때 북쪽 뷰가 너무 좋았어요. 나무로 우거진 산이 너무 풍성해 보이고 아름다웠거든요. 현재는 전원주택지 개발로 일부가 사라지긴 했지만 그래도 울창한 나무들과 그 뒤로 산은 아름다워요. 가을이 더 기대되는 풍경이에요.

여름에는 에어컨이 있는 이 방을 자주 사용했어요. 게스트룸이라고 하지만 아이가 이 방을 사용하고 싶을 땐 책상, 컴퓨터 옮겨놓고 잘 썼어요. 저희 집은 딱 어떤 방이다!라고 고정하지 않고 그때그때 상황과 날씨와 우리들의 컨디션에 맞게 공간을 활용하고 있답니다.

15. 흔연재 _ 정원

우리 가족이 심고 싶은 꽃과 나무들로 정원을 가꾸고 있어요.

아직 초보 가드너이지만 우리 집에 어울리는 식물을 고르고 심고 자라나는 모습을 보는 건 참 의미 있고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집을 둘러싸고 다양한 공간들이 있기에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도 하고 불멍을 때리기도 합니다.

봄에 심은 꽃과 허브들이 가을이 되어가는 지금 무성하게 자랐어요. 흔연재를 채워주는 식물들을 보면 고마운 느낌입니다.

하얀 집이라 그런지 밤에 찍은 사진이 눈에 더 띄는 것 같아요.

우리 가족의 소중한 보금자리 흔연재, 온라인 집들이 어떠셨나요? 공간에 공을 들이고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경을 많이 쓰지는 못했지만, 천천히 저희만의 속도로 내부도 더 아늑하고 우리만의 스타일로 꾸며나가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흔연재 집들이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