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후년이면 반백살인데 여전히 결혼이 꿈이라는 남자 연예인
- 키노 인터뷰 - 배우 송승헌 2
- (인터뷰 1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성진에 대해 개인적으로 공감하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성진을 연기하면서 느낀 게 정말 (부정적인 측면에서) 대단한 애다. 현실에서 만났다면 절대 친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에요. 확실한 건 송승헌은 (성진 같은) 사람은 아닌 거 같아요. 송승헌은 (인간이자 배우로) 괜찮다는 소리만 들으면 돼요. 별로야 라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아요. 그만큼 성진은 제가 좋아할 수 있는 캐릭터는 아닌 거 같아요. 성진을 연기하면서 좋았던 점 하나는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인물이라는 점이었어요. 현실적인 캐릭터잖아요. 물론 멋있다고 할 만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시사회 이후 송승헌에게 저런 배역도 어울린다는 말을 들어서 (배우로써) 정말 좋았어요.
-큰 화제를 모았던 배드씬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해요.
배우 분들이 감독님을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굉장히 디테일하세요. 모든 연출이 그렇지만 노출씬에서는 카메라 앞에서 알아서들 해라 그런 게 없어요. 정확하게 여기서 여기까지 커트. 자세를 어디서 어디까지만 해라. 콘티가 정확하셔서 그런지 부담이 전혀 없었어요. 그런 점에서 감독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이 있었어요. 배려해 주신 점도 좋았고요. 그렇지만 감독님께서 남자 조연출 분과 (베드씬) 시범을 보였을 땐 굳이 보고 싶지 않았어요.(웃음)
-베드씬 촬영에 앞서 준비한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가 운동을 좋아하다 보니까 한 1~2개월 시간을 주시고 몸을 터미네이터처럼 만들어 와라 하면 할 수 있어요. 헌데 감독님이 원하는 건 우락부락한 근육이 아니라 샤프한데 멋진 몸이라 더 어렵더라고요.(웃음) 단기간에 할 수 있는 건 다이어트 밖에 없었어요. 한달 가까이 견과류만 먹으면서 살을 뺐어요. 일반적인 밥을 아예 못 먹었어요.
촬영할 때 느꼈지만 (<인간중독> 때) 임지연 씨나, 박지현 씨나 저보다 더 긴장을 안 하더라고요.(웃음) 대범하고 프로다웠어요. 내색은 안 했지만 그런 자세에 놀란 것도 있었어요. 와... 저 친구들이 나보다 낫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고 말이죠.(웃음)
-송승헌의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정형화 되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배우로써 느끼는 카타르시스와 재미가 있어요. 그런 작품 중 하나가 <인간중독>이었어요. 20~30대 초반에는 멜로를 주로 찍었어요. 멜로를 뺀 장르물을 촬영하면 왜 그동안 (이걸) 안 했을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내가 그동안 너무 한쪽에 치우친 캐릭터만 연기했구나 하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히든페이스>에서 연기한) 성진이란 캐릭터가 멋있고 이상적인 인물은 아니잖아요. 속물 같기도 하고. 송승헌이 저런 캐릭터도 잘 어울리네 하는 반응이 시사회 이후 나와서 좋았어요.
-송승헌 하면 딱딱한 이미지가 있는데요. 최근 다수의 예능 출연도 그렇고 박지현 배우가 현장에서 아재개그를 했다는 발언도 했는데요.
전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그렇게(딱딱한 이미지) 되었어요. 친구들 만나면 농담도 하고, 장난도 잘 쳐요. 그 사이에 갭이 큰 건 친한 사람들과 아닌 사람들 사이의 송승헌이 달라서라고 봐요. 지금은 나이도 들고, 이쪽 일을 많이 하다 보니까 익숙해진 게 커요. 모르는 사람들끼리 있을 땐 말을 잘 안 해요. 대답도 단답형으로 하고요.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저 놈 뭐야?” 그럴 거 아니에요.(웃음) 원래 딱딱한 이미지로 알고 계신 분들에게는 제가 새롭게 느껴졌나 봐요. 그렇다고 제가 재밌거나 그런 사람은 아니에요.(웃음)
-내년이면 데뷔 30주년인데요. 소감이 궁금합니다.
진짜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 거 같아요. 누구나 이렇게 느낄 거 같은데요. 제가 젊었을 때 선배들이 “야, 좋을 때다”라고 하면 그 말뜻을 몰랐어요. 요즘은 어린 후배들 만나면 제가 그러더라고요.(웃음) 그때는 뭐가 좋은지 몰라요. 물론 나이가 들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시간이 정말 빠르게 간다고 느껴져요. 너무 빨라요.(웃음)
-과거 송승헌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둥글게 둥글게 살아라. 여유를 가져라. 그때는 일을 하면서 즐기지 못했던 거 같아요. 한류스타가 되니까 여기저기서 환호해 주고 하는데, 감사하긴 했지만 왜 그런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하는 거에 비해서 과하게 환호를 해주시니까. 저한테는 배우가 첫 직장이다 보니 연기를 일이라고 여겼어요. 남들 직장 다니는 것처럼 돈벌이 하고, 밥벌이 하는 일처럼 다가왔어요. 그러다 30대 초반이었나. 편지 한통을 받았어요. 그 편지 아래에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직업을 가지고 있는 걸 감사하게 여겨라”라는 말이 있었는데, 그걸 보는 순간 내 자신이 창피해지더라고요. 그때부터 이러면 안 되겠구나. 조금 더 진지하게 내 직업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어주었던 순간이었어요. 저에게 있어 정말 소중했던 편지였어요.
-영화 속 성진처럼 배우 송승헌이 지닌 욕망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얼마 전에 너무 많은 걸 지니고 이룬 지인 분께서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어요. 그런 걸 보면 아등바등 살아가는 인생이 허무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세상에 욕망이 없고 욕심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조금은 내려놓으려고 하고 있어요. 오늘 하루 행복해야 한다.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어야 한다. 하루하루 행복을 찾으려는 그런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해요. <셜리: 허드슨강의 기적>(US 에어웨이즈 1549편 불시착 사고를 다룬 실화바탕 영화)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행복지수가 높다고 해요. 죽었다 살아난 거니까 그분들은 매일이 행복하다고 본 적이 있어요. 욕심이 안 생길 순 없겠지만, 하루하루 저한테 만족하고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도 결혼이 꿈인지 궁금합니다.
결혼 하고 싶죠.(웃음) 어렵다고 느끼는 건 운명처럼 누군가 나타나길 기다리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이 그게 문제라고 하더라고요.(웃음) 제가 (영화 속) 성진이라면 현실적인 타협을 할텐데, 결혼은 그게 힘들어요. 첫사랑에 대한 마음이 커서 그런지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사람과 하고 싶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이 웃잖아요. 그런데 결혼만큼은 그런 분과 하고 싶어요.(웃음)
이미지 출처
배우 송승헌(스튜디오앤뉴, 쏠레어파트너스(유), NEW)영화 히든페이스 스틸컷(스튜디오앤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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