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흐르고 트렌드가 바뀌어도 가치와 세련됨을 잃지 않는 클래식 아이템. 오히려 시간이 더해질수록 유의미하다. 새 시즌 쏟아지는 트렌드 속에서 다시금 새롭게 발견한 빈티지 드레스는 여전히 정중하며 우아하다. 셀럽들의 룩을 통해 또 한 번 찬란하게 빛난 빈티지 드레스의 순간들을 살펴본다.
패션계의 대축제라 불리는 ‘멧 갈라(Met Gala)’가 현지 시각 5월 1일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개최되었다. 2023 멧 갈라는 2019년 작고한 칼 라거펠트에 대해 경의와 찬사를 보내는 <칼 라거펠트 : 라인 오브 뷰티> 테마로 진행되었는데, 그를 기리고자 하는 행사인 만큼 올해 레드 카펫에는 다양한 빈티지 컬렉션 의상이 줄을 이뤘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샤넬 제국의 건설을 주도했다고 할 수 있기에 그만큼 다양한 샤넬 아카이브 피스들 또한 엿볼 수 있었다. 그가 생전 마지막으로 선택한 뮤즈인 제니를 포함해 두아 리파, 페넬로페 크루즈는 각각 샤넬의 1990 F/W, 1992 F/W, 1988 S/S 컬렉션 제품을 재해석해 타임리스한 샤넬의 우아함을 재조명했고, 크리스틴 스튜어트, 나오미 캠벨, 마고 로비는 각각 샤넬 2016 크루즈, 2010 S/S, 1993 S/S 컬렉션 제품을 통해 그를 기억했다. 또한, 끌로에의 1983 S/S 컬렉션 드레스를 착용한 올리비아 와일드, 칼 라거펠트 2001 S/S 컬렉션 드레스를 착용한 칼라 브루니 등 많은 셀럽들이 그를 추억하는 드레스를 선보이며 멧 갈라의 밤을 찬미로 물들였다.
빈티지 컬렉션을 즐겨 입기로 유명한 젠데이아 콜먼의 드레스 룩은 자신 있는 애티튜드를 통해 완성된다. 그녀는 23년 NAACP 이미지 어워드에 베르사체 2002 S/S 드레스를, 21년 BET 어워드에 베르사체 Spring 2003 레디-투-웨어 드레스를, 22년 드라마 ‘유포리아(Euphoria)’ 프리미어 행사에 발렌티노 1992 S/S 드레스를 착용하는 등 과거와 현재의 경계를 허물며 ‘클래식’의 독보적인 오라를 전하는 중. 뛰어난 패션 센스로 패션계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카일리 제너는 디자이너 티에리 뮈글러의 회고전 <티에리 뮈글러 : 퀴티리시메> 전시 오프닝 룩으로 뮈글러의 1995-1996 레디 투 웨어 가을 컬렉션을 착용하며 ‘뮈글러 마니아’다운 면모와 애정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두아 리파는 그래미 어워드에 베르사체의 1992 빈티지 드레스를 선보였고, 리타 오라는 뮤직비디오에 이브 생 로랑의 1987 빈티지 드레스를 착용해 동화적인 모멘트를 완성하는 등 저마다 쓰임새가 다른 아름다움으로 빈티지 컬렉션의 고유한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이처럼 자신만의 스타일 센스와 TPO의 의미 있는 해석을 통해 클래식의 가치를 시각화하는 스타들의 빈티지 드레스 룩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에디터 김소현 (프리랜서)
사진 @themetgalaofficial, @oliviawilde, @zendaya, @muglerofficial, @dualipa, @ritao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