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탐사선이 25년 전 포착한 피라미드 같은 기묘한 구조물은 수십억 년에 걸쳐 바람이 깎아 만든 천연 바위산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 제트추진연구소(JPL)는 30일 공식 채널을 통해 화성 표면의 캔더 사면체(Candor Tetrahedron)의 정체를 규명한 최신 조사 성과를 소개했다.
캔더 사면체는 NASA의 화성 탐사선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Mars Global Surveyor, MGS)가 2001년 화성 적도 부근 마리네리스 지형을 구성하는 가장 큰 계곡에서 발견했다.

학자들은 당시 MGS가 얻은 방대한 이미지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2002년 민간 천문 마니아 윌머 파우스트가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와 같은 구조물을 파악했다.
NASA JPL 연구팀은 미국 애리조나대학교와 진행한 캔더 사면체에 대한 최근 분석에서 강풍이 유구한 세월 불며 만들어낸 천연 바위산이라고 확인했다. 언뜻 인공물처럼 보이는 이 기묘한 구조물에는 화성의 혹독한 기상 현상은 물론, 인간의 뇌가 가진 신비한 착각 메커니즘이 숨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조사 관계자는 "화성은 겉보기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죽은 행성과 같지만 방대한 물이 존재했고, 오랜 세월에 걸쳐 지표면이 풍화됐다"며 "때때로 인공물이나 생물처럼 보이는 신비한 형태가 지표면에서 파악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캔더 사면체는 MGS 이후 많은 화성 탐사선들이 촬영을 시도했다"며 "특히 큰 단서가 된 것은 NASA의 화성 정찰 위성(MRO)에 탑재된 고성능 카메라의 고해상도 이미지들"이라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이 구조물은 밑변의 길이가 약 290m, 높이가 약 145m에 이른다. 이는 이집트에 자리한 쿠푸 왕의 피라미드(높이 약 146m)와 거의 같은 크기다. 이미지를 확대해 넓은 범위를 살핀 연구원들은 이 피라미드가 고립된 특별한 구조물이 아니라 주변의 여러 바위산과 연결된 점도 알아냈다.

조사 관계자는 "화성에는 긴 세월 거센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다. 이 바람이 특정 방향으로 계속 불어 바위의 측면을 고르게 깎아 날카로운 각을 가진 기하학적 형태를 만든 것"이라며 "캔더 사면체 표면에는 바람이 깎아낸 풍식 흔적이 뚜렷하고 각 면의 크기도 서로 달라 인공물일 가능성은 없다"고 언급했다.
학계는 20년 넘게 대중의 호기심을 끈 캔더 사면체에 변상증(pareidolia) 요소도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변상증은 시각적 자극이 모호한 배경에서 명확하고 식별 가능한 형상을 뽑아내려는 심리 또는 그에 기반한 착시다. 그 유명한 화성 인면암 역시 변상증이 빚어낸 대표적인 지형으로 거론된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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