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 친언니의 '발레' 모먼트가 소름끼치는 이유
'장원영 언니' 아닌, 배우 장다아...'피라미드 게임' 히든카드
'장원영의 언니'라는 수식어가 더는 불필요하다.
연기자 장다아가 첫 드라마인 '피라미드 게임'(극본 최수이·연출 박소연)을 통해 '대형 신인'의 등장을 알리고 있다. 연기가 처음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역할에 녹아드는 모습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겉으론 재벌가 손녀의 도도하고 섬세한 모습을 드러내지만 사실 내면에 악한 욕망을 숨긴 이중적인 모습으로 극에 긴장을 높이는 결정적인 캐릭터로 활약한다.
장다아가 주연을 맡은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은 재벌가가 운영하는 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10대들 사이에서 형성된 계급 사회를 그리고 있다. 학교 안의 그 누구로부터도 간섭을 받지 않는 2학년5반에서 매달 한번씩 비밀리에 반 전체 아이들의 '등급'을 매기는 비밀 투표가 진행되고, 최하위로 결정된 1명은 한달 내내 '합의된 학교 폭력'에 시달린다는 설정의 이야기다.
동명 웹툰이 원작인 만큼 이야기의 설정과 표현의 수위는 과장됐고, 잔혹한 서바이벌 게임이 야기하는 폭력적인 이야기도 난무한다. 또한 투표를 통해 학교 폭력에 동의하고, 계급을 나눠 누군가를 공개적으로 괴롭히는 설정 역시 다소 불편하게 다가오지만, '피라미드 게임' 시청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동력은 다름 아닌 이야기를 채우는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매력에 있다.
'피라미드 게임'은 2학년5반으로 전학을 온 성수지(김지연)와 절대 권력자이지만 정체를 숨긴 백하린(장다아)의 대결 구도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성수지 역의 김지연은 이미 '스물다섯 스물하나' 등 작품으로 연기력을 증명한 배우. 그에 비해 백하린 역의 장다아는 이름도, 얼굴도 낯선 신인이다. 하지만 특유의 고요한 카리스마로 극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면서 긴장을 유발한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등장한 눈에 띄는 신인이자,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하는 주인공이다.
● 무용 전공하다가 광고 모델 데뷔, 연기 시작
장다아는 지난해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입문했다. 어릴 때부터 무용을 전공하면서 예중, 예고를 졸업했고 대학도 관련 학과로 진학한 그는 광고 모델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이번 '피라미드 게임'으로 연기 활동도 시작했다.
사실 낯선 신인인 장다아가 팬들의 주목받은 이유는 그룹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의 언니라는 사실 때문이다. 장원영은 여러 아이돌 스타들 가운데서도 막강한 팬덤을 보유한 주인공. 그 영향력에 힘입어 장다아 역시 일찍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주목받았고, '장원영 언니의 드라마 데뷔'로도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장다아는 동생의 유명세에 안주하지 않았다. 실력과 매력을 드러내는 첫 무대인 '피라미드 게임'을 통해 잠재력을 증명하고 있다. 선과 악을 오가는 이중적인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소름 돋게 만든다.
'피라미드 게임'에서 다루는 10대 소녀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계급 사회에 젖어드는 섬뜩한 상황은 모두 극중 매달 이뤄지는 게임으로 촉발한다. 그 게임을 만들고 아이들을 계급화하는 장본인이 다름 아닌 장다아가 맡은 백하린. '빌런'으로 분류할 수 있지만 사실 정체를 쉽게 짐작하기도 어렵다.
장다아가 표현하는 백하린은 학교 교장실 상석에 앉아 교장에게 지시를 내리는 가 하면, 누군가를 괴롭히면서 피우던 담배의 불을 손바닥에 가져다 대는 폭력적인 행동도 일삼는다. 잔혹한 폭력성을 감춘 채, 폭력에 노출된 피해자들 앞에서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고 위로하는 모습은 더 큰 공포로 다가오기도 한다.
'피라미드 게임'은 지난 2월29일 시작해 매주 목요일마다 2편씩 새로운 이야기를 공개한다. 총 10부작 가운데 현재 6부까지 공개된 상황. 극의 설정과 캐릭터 설명에 집중한 초반부를 지나 중반부에 접어들면서 이야기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폭력을 조장하는 게임에 반기를 든 주인공들이 빌런 백하린에 맞서는 과정이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