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을 달구는 중국의 대형 훠궈 행사. 최근엔 지름 13.8m, 무려 10톤 무게의 초대형 냄비에 훠궈를 끓여 수백 명이 함께 먹는 장면이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웨이보를 통해 퍼진 이 영상 속에서는 1000인분에 달하는 훠궈를 여러 사람이 둘러앉아 젓가락으로 공유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강렬한 색감의 국물과 고기, 채소가 어우러진 모양새에 반가움을 느끼면서도, 위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젓가락을 입에 넣었다 다시 냄비로 가져가는 모습, 이는 단지 문화적인 차이를 넘어서 건강에 직결되는 문제다. 위생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맛있는 한 끼가 병을 부르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함께 먹는 문화, 어디까지 괜찮을까

함께 식사하는 문화 자체는 공동체적 유대감을 높여줄 수 있다. 친구끼리, 가족끼리, 가끔은 낯선 이와도 음식을 나누며 웃는 풍경은 분명 따뜻하다. 하지만, 함께 먹는 방식이 곧바로 안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훠궈’처럼 공용 냄비를 사용하는 음식은 각자의 입과 젓가락이 오가며 침이 섞이기 쉬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결국 이런 환경은 세균 감염의 온상이 될 수 있다.
헬리코박터균, 그리고 숨은 위협
대표적인 문제가 바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다. 이 세균은 위점막에 기생하며 다양한 위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감염된다 해도 즉시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더욱 무섭다. 방치하면 위염, 위궤양은 물론 위암 위험도 3배 이상 증가한다.
헬리코박터균의 전파 경로 중 주요한 하나가 오염된 음식이다. 여러 명이 같은 국물 속에 젓가락을 담그는 행위는 균 감염 가능성을 높이는 고위험 행동으로 볼 수 있다. 한국 역시 찌개나 국을 함께 떠먹는 식문화로 인해 감염률이 꽤 높은 편이다.
예방이 답이다, 우리가 달라져야 할 식사 예절
헬리코박터균을 막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국자나 앞접시를 활용해 음식 덜어 먹기다. 끓는 음식이라도 타인의 침이 섞이면 전염 위험은 여전히 존재한다. 아이에게 음식을 식혀준다며 입으로 불거나, 씹은 음식을 주는 행동도 되도록 삼가야 한다.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는 말처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함께 먹는 즐거움 속에서도 위생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문화는 다양하지만, 건강은 어디서든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