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오너들 실화냐” 40주년 앞둔 [그랜저](https://www.hyundai.com

SUV가 다 먹어치운 줄 알았던 국내 시장에서 세단 판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2026년 2월 판매 집계에서 쏘나타가 4436대로 올라서며 그랜저 3933대를 앞질렀고, 현대차 입장에선 더 이상 플래그십 세단을 “이 정도면 됐다” 수준으로 둘 수 없게 됐다. 바로 이 타이밍에 등장한 2026 그랜저는 단순 연식변경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트림 구성을 다시 짜고, 돈 되는 옵션을 대거 기본화하면서 존재감을 끌어올렸다. 1986년 시작한 그랜저가 내년 40주년을 앞두고 다시 한 번 중심에 선 이유다. 뉴스와Carscoops

현대 그랜저 외관

현대 그랜저 / 사진=현대자동차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기존 오너들 분통”이 괜한 말이 아니라는 점이다. 현대차는 2026 그랜저에 스페셜 트림 ‘아너스’를 새로 넣으면서, 예전엔 돈을 더 얹어야 하던 핵심 사양을 한 번에 묶어버렸다. 현대 스마트센스 II, BOSE 프리미엄 사운드 패키지, 빌트인 캠 2, 증강현실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원래 캘리그래피 쪽에서나 존재감이 강했던 블랙 잉크 전용 외관 디자인, 19인치 전용 휠, 앞뒤 순차 점등 방향지시등, 다이내믹 웰컴 라이트까지 기본으로 넣었다. “똑같은 차를 사면서도 예전엔 옵션값을 더 냈는데, 이제는 기본이냐”라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가 분명하다. 가격도 무작정 올려치지 않았다. 개소세 3.5% 기준 가솔린 2.5는 3798만 원부터 시작하고, 아너스는 4513만 원, 캘리그래피는 4710만 원이다. 하이브리드는 4354만 원부터 시작해 아너스 5069만 원, 캘리그래피 5266만 원으로 올라간다. 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 그랜저 가격

더 무서운 건 아너스만 좋아진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프리미엄 트림부터 천연 가죽 시트, 1열 통풍시트, 스마트 파워 트렁크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익스클루시브에는 10.25인치 풀터치 공조 컨트롤과 인터랙티브 앰비언트 무드 램프가 기본 사양으로 올라간다. 그랜저가 원래 잘하던 정숙성, 프레임리스 도어, 이중접합 차음유리, 12.3인치 내비게이션, OTA 업데이트에 더해 상위 트림의 체감 상품성이 확 뛰었다는 뜻이다. 쉽게 말해 “제네시스 바로 아래”라는 포지션을 더 노골적으로 밀어붙인 셈이다. 출퇴근용 세단이 아니라, 거래처 미팅과 가족 나들이를 한 대로 끝내고 싶은 40~50대가 혹할 수밖에 없는 구성이 됐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가격

현대 그랜저 실내

현대 그랜저 / 사진=현대자동차

실내 경쟁력은 지금 시점에서도 여전히 강력하다. 12.3인치 내비게이션과 12.3인치 클러스터 기반의 수평형 레이아웃, 10.25인치 풀터치 공조 컨트롤, 실내 지문 인증 시스템, 디지털 키 2,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 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빌트인 캠 2 같은 장비는 단순히 “옵션이 많다” 수준을 넘어 사용 빈도가 높은 편의장비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운전석 에르고 모션 시트, 동승석 릴렉션 컴포트, 2열 고급형 암레스트, BOSE 14스피커,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까지 더해지면 그랜저는 더 이상 “국산 준대형 세단”이 아니라, 체급을 한 단계 위로 착각하게 만드는 패키지에 가깝다. 그래서 요즘 아빠들이 그랜저를 보는 기준도 달라졌다. 단순히 큰 세단이 아니라, 가족 태우기 편하고 체면도 세워주며 장거리 피로도까지 줄여주는 ‘올인원 드림카’에 더 가깝다. 현대자동차 그랜저 가격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이렇게 상품성을 세게 밀어버리면 가장 먼저 손해 보는 느낌을 받는 건 최근 출고 오너들이다. 프리미엄에서 익스클루시브, 익스클루시브에서 아너스, 아너스에서 캘리그래피로 올라가는 과정에서 “있으면 좋지”가 아니라 “없으면 아쉬운” 장비가 줄줄이 기본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블랙 잉크 감성, 19인치 휠, 순차 점등 방향지시등, 빌트인 캠 2, AR 내비 같은 체감형 옵션에 돈을 얹었던 오너들 입장에선 허탈할 수밖에 없다. 같은 그랜저인데 내 차는 옵션표를 채우느라 돈이 더 들었고, 지금 차는 트림 이름 하나로 정리돼 버렸기 때문이다. 상품성 강화는 늘 환영받지만, 기존 오너들의 속이 타는 이유도 분명하다. 현대자동차그룹

기아 K8 외관

기아 K8 / 사진=기아

그렇다고 경쟁이 없는 것도 아니다. 가장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상대는 여전히 K8이다. K8은 2026년형 기준 2.5 가솔린 노블레스 라이트가 3679만 원부터 시작하고, 복합연비는 최대 18.1km/L, 최고출력은 최대 300ps까지 제시한다. 실내도 듀얼 스마트폰 무선충전,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에르고 모션 시트, 릴렉션 컴포트 시트, 프리뷰 전자제어 서스펜션처럼 ‘한 급 위’를 노리는 장비가 탄탄하다. 다만 지금의 그랜저는 단순한 제원 싸움보다도 “얼마나 고급 옵션을 덜 번거롭게, 더 촘촘하게 얹어주느냐” 쪽으로 승부를 건다. 시작 가격만 놓고 보면 K8이 낮지만, 그랜저는 상위 트림으로 갈수록 패밀리카와 의전 세단의 경계를 흐릴 만큼 패키징이 공격적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캘리그래피 5266만 원은 수입 엔트리 세단과 비교해도 장비 밀도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숫자다. 기아 K8 특징현대자동차 그랜저 가격

결국 이번 2026 그랜저의 핵심은 분명하다. 판매 순위 압박이 커진 세단 시장에서, 현대차가 그랜저를 다시 “가장 사고 싶은 국산 대형 세단” 자리에 세워두기 위해 옵션과 감성을 한 번에 몰아 넣었다는 점이다. 가격만 보면 싸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천연 가죽 시트, 1열 통풍, 스마트 파워 트렁크, 공조 컨트롤, 앰비언트 무드 램프, BOSE 사운드, AR 내비, 빌트인 캠 2,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까지 실제 체감 장비를 빽빽하게 채운 순간 얘기는 달라진다. SUV가 대세여도, 여전히 많은 아빠들이 마지막에 그랜저 견적창을 다시 여는 이유다. 40주년을 앞둔 이름값, 체면을 세워주는 디자인, 가족이 만족하는 공간, 그리고 최근 오너들을 씁쓸하게 만들 만큼 강해진 상품성. 지금 그랜저는 그래서 더 위험하다. 한번 보면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뉴스와현대자동차 그랜저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