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갈고 닦은 빌드업 축구, 월드컵서도 통했다 [카타르 리뷰]

[뉴스엔 김재민 기자]

벤투호가 벤투호가 하던 방식으로 월드컵에서 성과를 거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월 2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한국은 후방부터 패스를 풀어가며 경기를 주도하는 벤투 감독의 축구 스타일을 월드컵에서도 이어갔고,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팽팽한 승부 끝에 승점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벤투 감독은 점유율 중심의 축구를 구사했다. 지난 4년간 한국 축구 역사상 최장기 감독으로 집권한 벤투 감독은 자신의 플레이스타일과 철학을 유지하겠다는 발언을 기자회견마다 해왔다.

항상 여론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한 수 아래 상대를 만나 볼 점유율만 앞서고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때, 강호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완패했을 때 한국이 월드컵에서도 경기를 주도하는 패스 축구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 부호가 따랐다.

벤투는 끝까지 소신을 유지했다. 우루과이전 선발 명단에도 놀라운 점이 없었다. 가장 익숙한 포메이션, 부상으로 이탈한 황희찬을 제외하면 가장 익숙한 선수들이 그대로 나왔다.

경기 초반 흐름은 한국의 공세였다. FIFA 랭킹 15위, 빅클럽 주전 선수가 즐비한 우루과이를 상대로 한국이 볼을 더 오래 소유하고 능동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전반전 볼 점유율은 박빙이었다. 전반전 슈팅 숫자는 2개에 그쳤지만 황의조의 완벽한 노마크 찬스가 무산된 것이 아쉬웠다. 고딘의 헤더가 골대를 맞고 나오는 위기도 있었지만, 실점이 나오지 않은 것이 중요했다. 상대 선수들의 이름값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전반전이었다.

후반전 초반도 한국이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우루과이는 후방에서 공격진으로 볼 배급조차 버거웠다. 활동량이 강점인 이재성, 부상으로 빠진 황희찬을 대신해 선발 출전한 나상호가 있는 힘껏 상대 선수에게 달라붙었다.

벤투 감독은 후반 30분 교체 카드 3장을 활용했다. 전방에서 많이 뛰어준 이재성, 나상호, 최전방 황의조를 교체하며 조규성, 이강인, 손준호를 투입했다. 손준호로 중원 수비를 유지하면서 이강인의 창의성을 활용하려는 의도였다.

월드컵 본선 첫 경기부터 결과를 얻었다. 남미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 1점을 획득했다. 벤투 감독이 4년간 고수했던 철학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경기 내용을 보면 이기기에도 부족하지 않은 경기였다. 한국이 밟아온 지난 4년의 여정은 잘못되지 않았다.(사진=파울루 벤투 감독)

뉴스엔 김재민 j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