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의 ‘수상한’ 매도 뒤 보고서… 거래소, 계좌조사 돌입

이용권 기자 2024. 9. 20.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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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SK하이닉스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기 직전 대량 매도 주문을 체결한 모건스탠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거래소는 모건스탠리가 지난 15일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기 직전 SK하이닉스 주식 매도 주문을 체결한 것에 대해 계좌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13일 모간서울(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01만1719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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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 ‘반도체 겨울’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삼성전자 주가 전망 하향
보고서 내기 직전 모건 주식매매 중개 창구서
SK하이닉스 주식 매도 주문 쏟아져
업계 “단일 창구서 하루만에 대규모 이례적”
거래소 “계좌 분석작업 시일 걸릴 듯”
금감원 “매매주체 파악하는 게 우선”

한국거래소가 SK하이닉스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기 직전 대량 매도 주문을 체결한 모건스탠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단일 창구에서 하루 만에 대규모 매도 주문이 쏟아진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보고 있어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건스탠리가 3년 전에 이어 또다시 ‘반도체 산업의 겨울 진입’을 예고한 보고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주가를 끌어내리며 한국 수출 간판인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경기 논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20일 거래소는 모건스탠리가 지난 15일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 의견 보고서를 내기 직전 SK하이닉스 주식 매도 주문을 체결한 것에 대해 계좌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거래소는 조사에서 이상한 점이 발견될 경우 금융감독원에 즉시 보고할 방침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분석작업에는 시일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 어떤 문제가 있다고 말하긴 이르다”며 “향후 문제가 발생하면 절차대로 금감원에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모간서울(모건스탠리 서울지점) 창구에서 SK하이닉스 주식 101만1719주의 매도 주문이 체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창구에서 매수량을 뺀 순매도량은 78만8678주로 나타났다. 해당 주문이 체결되고 이틀 뒤인 15일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절반 이상 낮추는 보고서를 작성했다.

금융당국은 단일 창구에서 하루 만에 대규모 매도가 이뤄진 것이 흔치 않은 일이지만, 선행매매 등 자본시장법 위반 사안으로 단정할 수 없어 조사에 신중한 입장이다. 단순히 모건스탠리 자사 창구에서 주문이 이뤄졌다는 것만으로 부정 매매를 단정할 수 없으며, 매매 주체가 누구인지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2021년 8월 반도체 겨울을 예측했던 모건스탠리는 이번에도 ‘겨울이 온다(Winter looms)’는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폰 및 PC 수요 감소에 따른 일반 D램 가격 하락,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 과잉 가능성 등을 적시했다. 업계에서는 보고서가 너무 과하다는 입장이다. 3년 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이후 반도체 호황을 예상해 메모리 분야 투자를 늘려 부담이 컸지만, 현재 투자는 D램 분야보다는 이미 수주를 확정 지은 HBM 분야에 집중된 만큼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지속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시장을 간과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AI는 이제 시작 단계로 반도체, 특히 AI 반도체에 대한 수요는 계속 있을 것”이라며 “오픈 AI,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여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고, 신규 진입하는 업체도 나올 것으로 보여 새로운 투자는 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권·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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