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4천 초반부터" 스포티지 제치고 국내 역대급 SUV에 도전하는 車

국내 중형 SUV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기아가 3일 공개한 전기 SUV ‘EV5’가 서울시 보조금 기준 4,000만 원 초반 가격으로 기존 시장 질서에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20년간 굳건했던 스포티지, 투싼 중심의 내연기관 SUV 패러다임이 흔들릴 조짐이다.

기아 EV5

EV5의 핵심 경쟁력은 차체 크기 대비 압도적인 공간 활용도에서 나온다. 전장 4,610mm, 축간거리 2,750mm로 스포티지(4,685mm, 2,755mm)와 거의 동일하지만, 실내 공간은 한 체급 위다. 특히 1,041㎜의 2열 레그룸은 동급 최고 수준이다. 내연기관 대비 전기차의 구조적 이점을 극대화한 설계다.

기아 EV5

러기지 공간도 965리터(SAE 기준)로 넉넉하다. 여기에 44.4리터 프렁크까지 더하면 짐 싣기 걱정은 없다. 2열 풀플랫 시트와 파노라마 선루프는 캠핑족들에게 어필할 요소다. 3존 독립 공조시스템과 릴렉션 컴포트 시트까지 갖춰 프리미엄 세단 수준의 편의사양을 확보했다.

기아 EV5

동력 성능도 흠잡을 데 없다. 81.4㎾h NCM 배터리에 160㎾ 모터를 조합해 1회 충전으로 460㎞를 달린다. 350㎾급 초급속충전기로 30분이면 80%까지 충전되는 속도도 만족스럽다. 최대 토크 295Nm는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을 웃도는 수준이다.

기아 EV5

주목할 기술은 i-페달 3.0과 스마트 회생제동 시스템 3.0이다. 가속 페달 하나로 출발부터 정차까지 가능하고, 내비게이션 정보를 활용해 최적의 회생제동량을 자동 설정한다. 전기차 운전의 편의성을 한 단계 끌어올린 기술이다.

기아 EV5

안전 사양에서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가속 제한 보조 기능을 도입했다. 시속 80㎞ 미만에서 가속 페달을 과도하게 밟으면 경고 후 가속을 제한한다. 페달 오조작 안전보조 기능과 함께 고령 운전자나 운전 미숙자들의 사고 위험을 크게 줄일 전망이다.

기아 EV5

여기에 전방충돌방지보조, 차로유지보조, 고속도로주행보조 등 레벨2 자율주행 기술과 서라운드뷰 모니터, 원격 스마트주차보조 등을 기본 탑재했다. 안전 사양만으로도 수백만 원 가치가 있는 구성이다.

기아 EV5

소프트웨어 차별화도 인상적이다. 생성형 AI 기반 ‘기아 AI 어시스턴트’는 자연어로 내비게이션, 엔터테인먼트, 지식검색이 가능하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와 V2L(차량용 전원공급) 기능도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다.

기아 EV5

논란의 중심인 중국 CATL 배터리 선택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국내 배터리 3사 대비 20~30% 저렴한 CATL 배터리로 원가를 절감해 4,000만 원대 가격을 실현한 것이다. 품질과 안전성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받은 상황이다.

기아 EV5

EV5의 진짜 위력은 가격에서 나온다. 에어 트림 4,855만 원은 동급 내연기관 SUV 대비 200만~300만 원 비싼 수준이다. 하지만 각종 보조금을 받으면 실구매가는 4,000만 원 초반대로 떨어진다. 연료비, 세금, 정비비 절감 효과까지 고려하면 경제성은 압도적이다.

기아 EV5

특히 서울시 기준 최대 855만 원의 보조금(국고 450만 원+지방비 405만 원)을 받으면 에어 트림을 4,000만 원에 살 수 있다.

기아 EV5

EV5 등장으로 국내 중형 SUV 시장은 대전환기를 맞을 전망이다. 가격, 공간, 성능, 편의사양 모든 면에서 내연기관 SUV를 압도하는 상품성을 갖췄기 때문이다. 연간 20만대 규모의 중형 SUV 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전기차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기아 EV5

다만 충전 인프라 부족과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중국 배터리에 대한 일부 소비자 우려는 여전한 변수다. 하지만 이런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을 갖춘 것은 분명하다.

기아 EV5

EV5는 단순한 신차를 넘어 국내 자동차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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