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 99대 뿐인 마지막 W16 로드스터, 부가티 미스트랄 공개!
지난 19일(현지시간), 부가티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개최한 ‘몬터레이 카 위크(Monterey Car Week)’에서 미스트랄(Mistral)을 공개했다. 시론을 밑바탕 삼은 오픈탑 로드스터로, 부가티 역사상 마지막으로 W형 16기통 엔진을 얹는 모델이다. 이름 미스트랄은 프랑스 남부에서 지중해로 부는 차고 건조한 바람에서 따왔다.
겉모습은 그동안 부가티가 선보인 자동차의 디자인 요소를 반영했다. 디보(Divo)를 닮은 보닛과 범퍼, 말굽 모양 라디에이터 그릴이 좋은 예. 앞모습에는 가로로 뻗은 네 줄 LED 헤드램프를 달았다. 부가티 디자인 디렉터 프랭크 헤일(Frank Heyl)은 “헤드램프 디자인은 미스트랄의 구동 방식(AWD)과 네 개의 터보차저를 뜻한다”라고 설명했다. 도어 뒤엔 뜨거운 엔진 열을 내보낼 공기 통로를 뚫었다.
뒷면에는 트랙 전용 하이퍼카 볼리드(Bolide)에서 영감을 얻은 길쭉한 ‘X’자 LED 리어 램프와 빨간색 조명을 심은 ‘BUGATTI’ 레터링,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이후 CFRP)으로 빚은 커다란 리어 디퓨저를 달았다. 입체적으로 만든 리어 램프는 오일 쿨러를 식히는 역할도 한다. 엔진 덮개와 공기 흡입구는 1934년형 타입 57 로드스터 그랜드 레이드(Type 57 Roadster Grand Raid)의 디자인을 빌렸다.
실내는 오롯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중앙 인포테인먼트 화면을 걷어낸 대시보드 가운데에는 공조기와 열선 시트 노브, 비상등 스위치, 전자식 기어 레버만이 존재한다. 운전대엔 시동 버튼과 주행 모드, 런치 컨트롤 버튼을 심었다. A-필러와 대시보드, 스티어링 휠, 계기판 주변을 포함한 내장재 대부분은 CFRP로 빚었다. 기어 레버는 나무와 ‘춤추는 코끼리’ 조각상을 넣은 호박석으로 마감했다.
참고로 춤추는 코끼리는 부가티의 설립자 에토레 부가티(Ettore Bugatti)의 동생이자 조각가인 렘브란트 부가티(Rembrandt Bugatti)의 작품이다. 동물 애호가였던 그는 동물을 형상화한 조각을 주로 만들었다. 지난 1926년, 부가티는 타입 41 르와이얄(Type 41 Royale)의 보닛 장식으로 코끼리 조각상을 처음 얹었다.
1열 시트 뒤에는 W16 8.0L 가솔린 쿼드터보 엔진이 들어간다. 최고출력 1,600마력, 최대토크 163.1㎏·m를 네 바퀴로 보낸다. 변속기는 7단 듀얼 클러치(DCT)를 맞물렸다. 예상 최고속도는 시속 420㎞. 0→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공개하지 않았다. 부가티는 미스트랄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로드스터’ 타이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가티는 미스트랄을 총 99대 한정 판매한다. 고객 인도는 2024년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가격은 500만 유로(약 66억8,600만 원)다.
글 최지욱 기자
사진 부가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