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은행원을 대체할 수 있을까?”… 챗GPT에 물었다
은행원처럼 적금 만들고, 대출 상담하는 AI 챗봇
복잡한 작업·보안 이슈 등 완전 대체는 갈 길 멀어
“인공지능(AI)이 일부 작업에서는 인간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다. 그러나 은행원을 완전히 대체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
오픈 AI 대화형 챗봇(chatbot) ‘챗GPT’에 ‘AI가 은행원을 대체할 수 있을까?’라고 묻자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챗GPT는 “은행원은 고객의 신뢰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는 인간의 감정과 인간성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AI만으론 대체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은행원의 업무는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챗GPT는 “예를 들어 은행원이 일일이 처리해야 했던 작업은 AI가 자동화할 수 있고, 이는 은행원이 시간을 절약하고 고객에게 더 많은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설명했다.
챗GPT의 말처럼 최근 금융권에선 비대면 AI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AI를 금융에 활용하는 여러 분야가 있지만, 은행원과 비슷한 업무를 하는 대표적인 부분은 챗봇 서비스다. 아직 정보를 나열하는 데 그치는 수준인 곳이 대부분이나, 금융사들은 챗GPT 수준의 대화형 상담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은 모두 AI 챗봇 서비스를 통해 은행 업무, 자산관리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농협은행은 지난해 1월 정규직원으로 채용한 정이든, 이로운씨를 실무부서로 배치했다. 이들은 AI 은행원으로, 2021년 11월 영업점에 첫선을 보여 당시 투자상품 판매를 위해 필수적인 상품설명을 보조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 신규직원 직무교육을 마치고, 농협은행 DT전략부 디지털R&D센터 소속으로 배치돼 인공지능 신사업 추진을 지원하는 업무를 배정받았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 AI 은행원을 데려갔다. 신한은행은 AI 은행원에게 한국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를 학습시켰고, 실제 CES에서 이 AI 직원은 관람객을 대상으로 영어로 안내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현재 신한은행은 입·출금이나 예·적금 신규 등 간단한 은행 업무부터 신용대출 신청, 예금담보대출 신청 등 대출 관련 업무까지 AI 행원을 투입했다.
시중은행과 달리 오프라인 영업점이 없는 인터넷은행은 AI 챗봇 도입에 더 적극적이다. 카카오뱅크는 실제 상담 내용이 포함된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담 챗봇으로 전체 상담 수요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상담사와 얘기할 때보다 민감한 내용을 물어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평을 받는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엔 챗봇에 기반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녹인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선 챗봇 서비스를 비롯해 로보틱 처리 자동화(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이상 거래 탐지 등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가 고도화·다양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신용정보원의 ‘금융 AI 시장 전망과 활용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 AI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38.2%가량 성장해 3조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처럼 금융시장에서 AI 역할이 확대되는 것과 달리 이른바 ‘텔러’로 불리는 영업점 창구 직원은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지점을 찾는 고객이 감소하고, 스마트폰에 기반한 디지털 금융 환경이 확산하면서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은행에서 근무하는 정규직원 수는 10만4000여명으로, 전년(10만6900여명)에 비해 3000명가량 줄었다.
그러나 은행에 AI 챗봇이 활성화되기까지는 챗 GPT 말처럼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디지털에 익숙지 않은 노인 등 금융소외계층의 경우 직접 은행원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선호하고, AI도 아직 그 정도로 고도화되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 보안이나 인권 문제 등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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