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58% 점유율의 착시… 남아공전 해법은 측면 손흥민과 카스트로프다.

[스탠딩아웃 뉴스]

대한민국은 공을 더 오래 잡았다.
FotMob 기준 멕시코전 점유율은 대한민국 58%, 멕시코 42%였다. 전체 슈팅도 대한민국 9개, 멕시코 8개였다. 상대 박스 안 터치도 대한민국 11회, 멕시코 6회였다. 기대 득점도 대한민국 0.91, 멕시코 0.53이었다.

숫자만 보면 밀린 경기가 아니었다.

결과는 0-1 패배였다.

차이는 골문 앞에서 갈렸다. 대한민국의 유효슈팅은 2개였다. 멕시코는 4개였다. 큰 기회는 대한민국이 3개, 멕시코가 2개였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큰 기회 3개를 모두 놓쳤다. 점유율도, 슈팅 수 우위도, 박스 진입도 골로 바뀌지 않았다.

이 경기는 58% 점유율의 착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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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을 오래 잡는다고 경기를 지배한 건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공을 돌렸다. 박스 근처까지 갔다. 그런데 마지막 선택이 늦었다. 슈팅 타이밍은 무뎠다. 박스 안 움직임도 겹쳤다. 멕시코 수비를 벌릴 만큼 폭이 넓지 않았고, 뒷공간을 계속 흔들 만큼 속도도 살지 않았다.

멕시코는 달랐다.

공을 덜 잡았다. 슈팅도 하나 적었다. 박스 안 터치도 대한민국보다 적었다. 그래도 유효슈팅은 4개였다. 후반 5분 한 번의 틈을 결승골로 바꿨다. 김승규가 공중볼을 처리하러 나왔고, 이기혁과 동선이 겹쳤다. 공은 뒤로 흘렀다. 루이스 로모가 놓치지 않았다.

월드컵에서는 한 번의 소통 실수가 곧 실점이 된다.

▲ 김승규가 멕시코전 후반 5분 공중볼을 처리하러 나왔지만 이기혁과 동선이 겹쳤다. 공은 뒤로 흘렀고, 대표팀은 루이스 로모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사진=중계 화면 캡처 gif

손흥민 조기 교체 논란도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

홍명보 감독은 KBS스포츠 인터뷰에서 손흥민 교체 이유를 직접 설명했다. “득점을 해야 했다”고 했다. “좀 더 프레시한 선수가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에 대해서는 “뒷공간 침투 장면은 잘 나왔다”고 했다.


손흥민이 못해서 뺀 교체는 아니었다.

홍 감독도 손흥민의 침투는 봤다. 문제는 침투 뒤였다. 손흥민이 뛰어 들어가도 패스가 늦었다. 박스 안으로 따라 들어가는 숫자도 부족했다. 세컨드볼을 잡는 움직임도 무뎠다. 손흥민의 움직임은 있었지만, 그 움직임을 골로 바꾸는 구조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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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원톱 기용도 다시 봐야 한다.

손흥민은 등지고 버티는 원톱보다 공간을 보고 뛰는 선수에 가깝다. 왼쪽 측면에서 안으로 파고들 때 더 위협적이다. 수비를 바깥으로 끌고 나간 뒤 순간적으로 안쪽을 치는 움직임, 박스 왼쪽에서 슈팅 각을 여는 움직임이 살아야 한다.

멕시코전 원톱 배치는 그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전방에서 롱볼을 쫓았다. 상대 센터백과 직접 부딪혔다. 고립되는 시간이 길었다.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웠지만, 손흥민에게 맞는 방식으로 공이 들어가지 않았다.

교체 타이밍도 논란을 피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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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후반 5분 실점했다. 7분 뒤 손흥민과 이재성이 먼저 빠졌다. 벤치의 의도는 이해할 수 있다. 득점이 필요했고, 더 많이 뛰는 선수를 넣고 싶었을 수 있다. 다만 손흥민이 빠진 뒤 멕시코 수비는 더 편해졌다. 뒷공간을 계속 신경 쓰게 만드는 카드가 사라졌다. 라인을 올리고, 시간을 관리하기 쉬워졌다.

남아공전 해법은 여기서 출발해야 한다.

▲ 손흥민이 멕시코전 전반 16분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골문 앞에서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멕시코 수비가 걷어낸 뒤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사진= KFA

첫 번째는 손흥민의 위치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으로 돌리는 쪽이 낫다. 왼쪽에서 출발해 안쪽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 반대편 윙어와 2선 미드필더도 동시에 박스로 들어가야 한다. 손흥민이 수비를 끌고 나가면 빈 공간을 파고드는 선수가 있어야 한다.

두 번째는 옌스 카스트로프다.

멕시코전 후반 대한민국 중원은 기동력이 떨어졌다. 압박 강도도 약해졌다. 공을 빼앗은 뒤 앞으로 나가는 속도도 느렸다. 카스트로프는 활동량과 압박이 장점인 카드다. 체코전에 이어 멕시코전에서도 뛰지 못했다. 남아공전에서는 벤치에 남겨둘 이유가 줄었다.

카스트로프가 들어가면 중원 싸움의 온도가 달라질 수 있다.

▲ 옌스 카스트로프가 대표팀 훈련 도중 질주하고 있다.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중원 기동력 회복이 과제로 떠올랐다. 사진=옌스 카스트로프 공식 인스타그램

세컨드볼에 먼저 붙고, 상대 빌드업을 끊고, 공을 잡은 뒤 바로 전진하는 힘이 필요하다. 남아공전은 공을 얼마나 오래 잡느냐보다 빼앗은 뒤 얼마나 빨리 들어가느냐가 더 중요하다. 대한민국에 필요한 건 점유율 숫자가 아니라 전환 속도다.

세 번째는 박스 안 숫자다.

멕시코전처럼 한 명이 뛰고, 주변이 늦게 따라오면 공격은 쉽게 끊긴다. 크로스가 올라갈 때 최소 3명은 박스 안에 들어가야 한다. 컷백 지점에도 선수가 있어야 한다. 세컨드볼 지점도 비워두면 안 된다. 그래야 큰 기회가 슈팅으로 끝난다.

네 번째는 교체 메시지다.

손흥민을 선발로 쓴다면 전반부터 손흥민 중심 공격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 교체 카드로 쓴다면 후반 상대 수비 체력이 떨어진 뒤 한 번에 찌르는 카드로 써야 한다. 애매하게 쓰면 경기 뒤 논란만 남는다.

멕시코전은 점유율의 착시를 보여줬다.

대한민국은 58%를 잡고도 졌다. 슈팅 수에서 앞서고도 졌다. 기대 득점에서 앞서고도 졌다. 큰 기회 3개를 만들고도 모두 놓쳤다. 골문 앞에서 끝내지 못하면 숫자는 변명이 된다.

▲ 멕시코전 FotMob 주요 스탯. 대한민국은 점유율과 박스 터치에서 앞섰지만 결정력에서 밀리며 0-1로 졌다. 사진=스탠딩아웃뉴스 제작·FotMob 자료 참고
사진=남아공 축구대표팀 공식 인스타그램(@bafanabafanaofficial)

남아공전은 6월 25일 목요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다.

32강 티켓을 잡으려면 공을 오래 잡는 축구에서 벗어나야 한다. 손흥민은 왼쪽에서 공간을 쳐야 한다. 카스트로프는 중원에서 속도를 올려야 한다. 박스 안에는 더 많은 선수가 들어가야 한다.

멕시코전에서 공은 대한민국이 더 오래 잡았다. 결과는 멕시코가 가져갔다. 남아공전에서는 달라져야 한다. 필요한 건 점유율이 아니라 골문 앞에서 끝내는 축구다.

영상: KBS스포츠 '올스' 유튜브 채널

출처: 스탠딩아웃 뉴스(https://www.standingou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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