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울린 서울 부동산 열풍에 표정관리 바쁜 지방 행정·교육 수장들

경상·전라·충청 출신 선출직 지자체장들, 강남·마포·용산 알짜 단지 호실 소유
[사진=뉴시스]

최근 서울과 지방 아파트 가격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나선 지방 청년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동시에 자식 교육을 위해 ‘서울 유학’에 나선 학생과 학부모들도 많아지면서 주택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집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지자 기존의 서울 주민들마저 경기도로 밀려나는 실정이다. 반면 지방은 인구유출로 인해 공실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다.

수도권에 아파트 수요가 계속 몰리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더 이상 서울이 아니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를 방증하듯 서울에 원정 매매를 나선 지방 부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르데스크 취재 결과 수십억에 달하는 서울 아파트 보유자 중에는 지자체 요직에 앉은 해당 지역 출신의 고위 공직자들도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 시장·도지사들의 서울 아파트 픽(PICK), 대치·송파·마포·용산 등 서울 알짜 단지

정부 공직윤리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홍준표 대구광역시 시장은 송파구 대장 아파트 중 한 곳인 아시아선수촌아파트 151.00㎡(약 56평) 규모 호실을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는 지난해 6월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재건축이 확정된 상태다. 위치나 층수에 따라 시세가 상이하지만 올해 8월 기준 평균 매매가는 약 42억원 수준이다. 홍 시장은 1954년 경상남도 창녕군 출생으로 영남중·영남고 등 학창 시절 대부분을 대구에서 보냈다.

이장우 대전광역시 시장은 1965년 충남 청양 출신으로 청양동영중, 대전고를 거쳐 대전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대학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후 1999년 대전대학교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이수하는 등 대전에서 20대 대부분을 보냈다. 이런 이 시장도 배우자 명의로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59.92㎡(약 24평) 규모 호실을 가지고 있다. 마포래미안푸르지오는 아현3구역을 재개발한 단지로 재개발 당시 아현뉴타운 대장주로 불렸다. 신축급 대단지 아파트답게 단지 내 꽃밭 공원과 쌍룡산 근린공원을 품고 있다. 도보 10분 거리에 2호선 아현역과 5호선 애오개역도 위치해 있다. 지난 8월 마포래미안푸르지오 59.92㎡ 규모 호실은 올해 초 대비 2억원 오른 16억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현재 강남구 대치동에서 가장 뜨거운 재건축 단지인 선경아파트 128.32㎡(약 41평) 규모 호실을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선경아파트는 개포우성, 한보미도맨션과 함께 ‘우·선·미’로 불리며 재건축 사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단지다. 특히 선경아파트는 타 아파트에 비해 대치동 학원가와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83년에 지어진 선경아파트는 연식 40년을 넘은 상태다. 김 도지사 소유 호실과 같은 규모 호실은 35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1964년 춘천에서 태어난 김 도지사는 춘천 소양중과 춘천 성수고를 거쳐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춘천지방검찰청 부장검사와 춘천지방검찰청 원주지청 지청장을 역임하는 등 강원도 내 국가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김영록 전라남도 도지사는 서울시 용산구 소재 ‘용산파크타워’ 100.29㎡(약 38평) 규모 호실을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가지고 있다. 용산구 대표 주상복합 중 하나인 파크타워는 용산역 역세권에 있어 쇼핑시설과 공원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 용산공원과 남산타워뷰도 장점으로 꼽힌다. 위치나 층수에 따라 시세가 상이하지만 올해 10월 기준 평균 매매가는 약 26억원 수준이다. 김 도지사는 1955년 전남 완도 출신이다. 광주서중과 광주제일고를 거쳐 건국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전라남도 강진‧완도 군수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김 도지사는 지난 제38대 전라남도 도지사(2018년~2022년)에 임명된 뒤 지난 2022년 재선에 성공했다.

학부모들 서울 유학 열풍 속 ‘서울 아파트’ 매입 러시에 뛰어든 ‘지방 교육’ 수장들

전국 각 지역 교육감·지방거점국립대(이하 지거국) 총장들 중에도 서울 아파트 단지 호실을 소유한 이들이 일부 존재했다. 강은희 대구광역시교육청 교육감은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산어울림아파트 한 호실을 본인 명의로 소유 중이다. 해당 호실의 규모는 119.82㎡(약 45평)이다. 올해 6월 기준 해당 호실과 같은 규모 호실의 시세는 10억3000만원이다. 2006년에 지어진 인왕산어울림아파트는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을 도보로 3분 내 이용할 수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서울 송파구 장미아파트. [사진=뉴시스]

1964년 대구출생인 강 교육감은 학창시절 전부를 대구에서 보낸 ‘대구토박이’다. 대구에 위치한 칠성초, 효성중, 효성여고를 나와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했다. 강 교육감은 대학 졸업 후 경북 봉화소천중학교 교사를 거쳐 2012년 제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제5번으로 당선됐다. 새누리당에서 여러 요직을 두루 거친 뒤 2016년 여성가족부 장관에 임명됐다. 이후 문재인정부가 들어서면서 여성가족부 장관직에서 물러났고 10·11대 교육감 선거에 연거푸 당선되며 대구광역시교육청 교육감직을 수행하고 있다.

권진회 경상국립대학교(진주) 총장은 잠실 한강변 마지막 재건축 단지인 ‘잠실장미’ 아파트 82.45㎡(약 32평)을 배우자와 공동 명의로 보유하고 있다. 권 총장 소유 호실과 같은 규모 호실은 21억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1979년 지어진 장미아파트는 올림픽공원, 석촌호수공원과 가깝고 아파트 단지와 잠실한강공원이 연결돼 있어 잠실 일대 최고의 입지로 꼽힌다. 잠실역 방향 도보 10분 이내에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롯데월드몰 등 다양한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다. 장미아파트는 현재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사업에 선정된 상태다.

1964년 경상남도 진주에서 태어난 권 총장은 진주동명고를 거쳐 서울대 공과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KAIST 대학원에 진학해 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이수한 뒤 1993년 항공우주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7년 경상대 항공우주공학과 조교수를 시작으로 ▲경상대 공과대학 부학장 ▲경상대 기획처장 ▲경상대 항공우주·소프트웨어공학부 교수 등을 거쳐 올해 6월 경상대 총장에 임명됐다.

진장익 중앙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에 서울의 부동산을 매수하는 것이 투자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며 “지방 고위공직자들 역시 국가 공무원이기 이전에 하나의 개인이기 때문에 과거에 매입한 부동산을 계속해서 보유하거나 새롭게 추가로 부동산을 매입하는 등 등 서울아파트 선호 기조가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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