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열정으로 하나 된
2024시즌 KBO리그의 주인공이었던 KIA 타이거즈. 통산 열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한국시리즈 불패 신화’를 이어간 건 물론, 리그에서 손꼽히는 뜨거운 팬들의 열기까지 더해지며 그 어느 때보다 폭발적이었던 KBO리그 흥행 가도에 큰 힘을 보탰다. 특히 해외까지 퍼져나간 ‘삐끼삐끼’ 춤은 지난해 KIA 타이거즈의 응원 문화를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였다. 이들이 부르는 라인업송의 가사처럼, 올해도 타이거즈는 ‘뜨거운 열정으로 하나 된’ 모습으로 경기장 안팎을 달굴 예정. 그리고 올해, 호랑이 군단의 열정을 더욱 뜨겁게 달굴 뉴페이스가 합류했다. 야구 치어리더로서 첫선을 보일 KIA 응원단의 막내, 이소민 치어리더를 소개한다.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Mingyu Kim Location Dugout Magazine Studio

#뉴페이스
‘처음’. 누구나 설레면서도 긴장하게 만드는 마법의 단어다. 특히 그걸 마주하는 시점이 이를수록, 그 무대가 클수록 감정의 크기는 배가 돼 다가오기 마련. 직전 시즌 한국야구를 제패한 팀의 응원단에 들어가, 둘째가라면 서러울 화력을 가진 팬덤 앞에 서게 될 이소민 치어리더의 마음이 바로 그렇지 않을까. 하지만 이미 광주 팬들의 열렬한 에너지를 작년에 마주해봤다는 그는, 미리 떨거나 긴장하기보다는 그 열기 속에 자신을 내던질 준비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독자분들에게 인사하면서 인터뷰 시작해볼까요? (2월 17일 인터뷰)
안녕하세요! 이번에 KIA 타이거즈 응원단에 합류한 신입 치어리더 이소민입니다. <더그아웃 매거진>이 되게 유명한 스포츠 잡지라고 들었는데, 이렇게 단독으로 인터뷰하는 건 처음이라 긴장이 되네요.
섭외됐다고 했을 때 팀원들의 반응은 어땠어요?
언니들이 편하게 임하면 된다고 해주셨어요. 떨지 말고, 잘하고 오라고 하신 기억이 나요.
오늘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어떤 모습으로 보이길 바라요?
처음으로 절 심도 있게 보여주는 자리잖아요. 오늘 자리를 통해 더 많은 팬분에게 제 이름을 알리고, 팬분들이 저를 조금 더 예쁘게 봐주시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어요.
야구 치어리더로서 첫발을 내디딘 소감이 어때요?
KIA가 워낙 팬층도 두껍고, 응원도 뜨겁잖아요. 그래서 긴장되는 부분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팀의 치어리더로 합류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느껴요.
평소에 야구를 챙겨보곤 했나요?
그렇게 자주 챙겨보진 못했어요. 근데 마침 작년에 KIA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걸 보게 됐어요. 그 광경이 정말 재밌었고, 그 열기도 인상 깊게 다가왔어요. 그때가 아직 치어리더로 데뷔하기 전이었음에도 그 현장에 직접 한번 서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요.

#이 길에 들어서기까지
아직 공식적으로 합류 여부가 공개되지 않았던 지난 비시즌, 일부 커뮤니티에서 2025시즌에 합류할 거로 예상되는 응원단의 이름이 팬들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그중에는 이소민 치어리더의 이름도 있었고, 2024년 말부터 농구장과 배구장에서 눈도장을 찍은 그였기에 합류 사실을 반기는 이도 적지 않았다. 큰 기대 속에 팬들 앞에서 첫선을 보이게 될 그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오게 됐을까.
비시즌에 농구와 배구 치어리더로 활동하면서 이름을 알렸어요. 인기를 실감할 때가 있나요?
종종 팬분들이 잘 보고 있다며 인스타그램 DM을 보내주실 때가 있어요. 그런 반응을 보면서 절 예쁘게 봐주시는구나 싶었어요. 제가 뭐라고 이렇게 좋아해 주시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때마다 팬분들이 제게 기대하는 바가 있을 테니까, 저도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곤 해요.
치어리더라는 직업을 선택한 계기는 뭐였어요?
우연히 SNS에서 KIA 타이거즈 치어리더분들이 무대에서 응원하는 영상을 봤는데, 너무 멋있었어요. 문득 저도 같은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서, 자연스럽게 지원하게 됐어요.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1년도 안 돼서 직업을 선택한 거잖아요. 처음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첫 무대가 농구 경기였는데, 농구장이 워낙 넓은 데다가 동선도 넓게 짜야 해서 처음엔 살짝 어렵게 느껴졌어요. 그 큰 무대를 소화하는 게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익숙해져서 열심히 잘 해내고 있어요.
처음 무대에 선 날 어떤 기분이었는지 기억나나요?
그때가 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 경기였어요. 지금 돌이켜봐도 너무 떨렸던 기억이 나요. 게다가 작년엔 언니들이 야구 경기에 많이 투입돼서, 겨울 스포츠 응원단은 대부분 어린 팀원들이 주축이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떨려서 아무 생각도 안 났던 것 같아요.
투입 초반에 긴장될 때는 어떻게 풀었어요?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그저 ‘할 수 있다. 난 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되뇌면서 무대에 들어갔죠. 그렇게 열심히 무대에 임하다 보니 어느샌가 해내고 있는 절 발견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돌이켜보면 아쉬운 것도 있었고… 앞으로도 더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이었어요.
KIA가 팬덤도 클 뿐 아니라 응원이 열정적인 팀으로 유명하잖아요. 그런 팬들 앞에 선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요?
벌써 떨려요. 저희를 봐주시는 분이 많다 보니 아무래도 긴장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그만큼 설레기도 하고요. 가끔 무대에 오르는 순간을 상상할 때면 벅차오르겠다는 느낌도 들어요.
응원가는 미리 들어봤어요?
아직 본격적으로 연습해보진 않았어요. 근데 워낙 응원가 맛집으로 유명한 팀답게 인상적인 노래가 많다고 느꼈어요. 특히 ‘우리는 하나’라는 응원가요. 노래 분위기도 비장하고, 그 노래가 나오면 팬분들이 다 같이 블록 응원을 하거든요. 그걸 정말 감명 깊게 봤어요. 아직 무대에 서지 않았음에도 확 와닿는 뭔가가 느껴지더라고요.

#아무리 어려울지라도
치어리더는 야구선수만큼이나 팬들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직업이다. 사실 팬들과의 물리적인 거리는 선수들보다 더 가까운 편에 속하기에, 그들은 상상 이상으로 큰 부담감을 안고 무대에 오를지도 모르겠다. 모든 동작은 물론 사소한 표정 변화까지도 온전히 대중에게 공개되는 만큼 적잖은 에너지와 인내력이 필요할 터. 자칫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짐을 져야 할 수도 있지만, 이소민 치어리더는 이미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만들어나가고 있었다. 자신은 충분히 이걸 해낼 수 있으리라고 되뇌면서 말이다.
‘사람 이소민’은 평소에 어떤 캐릭터예요?
소심한 순간도 있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에요. 그리고 아무리 힘이 들어도 포기를 잘 안 하는 성격이거든요. 그런 부분은 저 자신도 장점이라고 느끼고 있어요.
치어리더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직업인데, 대중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게 부담스러울 때는 없었나요?
사실 긴장을 자주 하는 스타일이긴 해요. 그것만 없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요. (웃음) 그래도 무대에서 공연도 하고, 팬분들이 저를 따라서 함께 응원해주시는 걸 보면 저도 모르게 힘을 얻어요. 그럴 때마다 이 일이 저랑 어울린다고 생각하고요. 지금 돌이켜 보니 사람들이 에너지를 보내주시면, 그만큼 저도 자연스레 기운을 내는 편인가 봐요.
아직 신입이지만, 치어리더로서 어필할 수 있는 본인만의 무기가 있다면요?
앞서 말씀드린 것과 일맥상통하는데, 긍정적이면서도 어려움에 쉽게 굴하지 않는다는 점이요. 이건 그 누구한테도 뒤처지지 않을 자신이 있습니다!
야구가 타 종목보다 경기 시간과 시즌이 긴 만큼 체력적인 소모도 심하죠. 평소에 자기관리는 어떻게 하는 편이에요?
저도 체력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집에 있을 때도 운동을 챙겨서 하곤 해요. 홈 트레이닝도 했고, 헬스장도 종종 다녔고요. 물론 아직 ‘헬린이’ 단계긴 하지만요! (웃음)
치어리더마다 메이크업 스타일이 천차만별이더라고요. 본인은 어때요?
어릴 때부터 꾸미는 걸 워낙 좋아했어요. 메이크업에 관심도 있었고요. 그래서 학생일 때도 제게 어울리는 스타일이 뭔지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혹시 퍼스널 컬러 진단도 받아 봤어요?) 아직 공식적으로 진단을 받진 않았어요. 다만 제가 보기에 어떤 색을 배치하는 게 나은지 자체적으로 판단해서 쓰는 정도예요.
학창 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해요.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는 편이었어요. 함께 다니는 친구도 많았고요. (‘인싸’ 기질이 있었나 보네요?) 조금은요…! (능청) 조금은 그런 편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그때부터 치어리더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나요?
구체적으로 길을 정한 건 아니었어요. 그래도 춤추는 걸 즐기기도 했고, 고등학생 때 댄스부도 해서 ‘이쪽으로 일하면 재밌겠는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긴 했죠.

#팩트체크
근무가 없는 날엔 뭘 하면서 시간을 보내요?
쉬는 날 특별한 루틴은 없어요. 주로 침대에 누워서 드라마나 영화를 보곤 해요.
안 그래도 취미가 ‘넷플릭스 보기’라고 들었어요. 특별하게 챙겨보는 작품이 있나요?
사실 요즘에 정해인 배우한테 빠져서… (부끄) 정해인 배우가 나오는 작품은 거의 다 섭렵했어요. 그 외에는 딱 정해놓고 보기보다는 두루두루 챙겨보는 스타일입니다. 특히 재밌다고 알려진 작품은 웬만해서는 안 놓치고 보려고 해요.
인생 영화가 ‘베테랑 2’라고 하던데, 이것도 정해인 배우의 영향인가 보네요?
꼭 그렇다기보다는…! 작품 자체가 워낙 재밌어서 뽑은 거죠. 물론 정해인 배우가 극 중에서 연기를 잘하기도 했고요. 인생 영화라는 건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감명 깊었던 애니메이션으로는 ‘주술회전’을 뽑았더라고요.
워낙 유명한 애니메이션이잖아요. 그래서 우연히 봤는데 재밌더라고요. 액션이 나오는 장면도 많았고, 무엇보다 전개가 늘어지는 부분이 없었어요. 보면서 긴장을 놓을 틈이 없어서 그런지 막힘없이 볼 수 있었어요. (자막판으로는 얼마 전에 완결됐던데, 마지막까지 다 챙겨봤나요?) 그럼요! 원래 애니메이션은 더빙판보다 자막판으로 보는 걸 선호하거든요. 원작 성우가 내는 느낌이 더 마음에 들어서요.
음악도 즐겨 듣는 편이에요?
이동할 때 음악을 듣긴 하는데, 장르는 크게 가리지 않고 듣는 편에 속해요. 그냥 신나는 노래라면 딱히 상관하지 않고 플레이리스트에 넣어놔요. 요새는 아이돌 노래도 종종 듣고요.
음식은 어때요? 유독 가리는 음식도 있나요?
일단 채소는 별로 안 좋아합니다. 거의 안 먹는다고 봐야겠네요. 즐겨 먹는 걸 떠올려 보니 대부분 기름진 음식들이더라고요.
평소에 식단을 지켜야 할 때는 조금 힘들겠어요.
살 빼는 게 꽤 고역이더라고요. 먹고 싶은 걸 참기가 힘들 때가 많아요. 게다가 야구 시즌이 길다 보니까 지치지 않으려면 체력을 비축해놔야 하잖아요. 그래서 먹고 싶은 건 잘 챙겨 먹되 최대한 야식을 안 먹는 방식으로 조절하곤 해요.

#없어선 안 될
비록 작년 겨울부터 치어리더로서의 인생을 시작했지만, 이소민 치어리더는 올해 또 하나의 시작을 마주해야 한다. 3월부터 최소 6개월간 이어질 대장정에 몸을 싣기 때문이다. 앞으로 펼쳐나갈 커리어에 중요하게 남을 1년을 보내야 하는 상황. 아직 처음이기에 때론 서툰 순간을 마주해야 할 때도 있을 테다. 그러나 자신보다 몇 발짝 앞서 같은 길을 걸어간 선배들과 함께, 그의 스케치북 첫 번째 장에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그림들을 채워나갈 것이다.
올해가 본인에게 뜻깊은 1년이 될 텐데, 2025년이 어떻게 기억됐으면 하나요?
다른 것보다도 팬분들한테 “이 치어리더는 정말 열심히 하네!”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처음인데도 진짜 잘했다고 평가를 받는 1년이 됐으면 해요.
온전히 치어리더로 맞이할 첫 1년을 마주하는 각오가 있다면요?
농구나 배구도 그랬지만, 야구 치어리더는 특히 체력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지금도 노력하고 있고, 첫 시즌을 무사히 완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롤 모델로 삼은 치어리더 선배가 있을까요?
저희 팀장으로 있는 (김)한나 언니요. 절대 지금 옆에 계셔서 그런 건 아니고요! 워낙 얼굴도 예쁘시고 오랫동안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고 롤 모델로 삼았습니다. (김한나 치어리더: 그럼 정말 오랫동안 남아 있어야 한다?) 물론이죠! 최대한, 최대한 열심히 오래오래 이 자리에 있고 싶습니다. 나중에 제가 팀장이 되는 그날까지요.
스스로를 야구선수에 비유했을 때 팀에서 어떤 포지션이었으면 좋겠어요?
불펜 투수 같은 역할을 해내고 싶어요. 언뜻 밖에서는 화려해 보이지는 않아도, 절대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포지션이잖아요. 저 역시 겉으로 드러나진 않더라도 제 자리에서 묵묵하게 팀을 지탱하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우리 응원단에서 꼭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어느덧 인터뷰를 마칠 시간이에요. 오늘 인터뷰는 어땠어요?
처음부터 너무 긴장해서 그런지 잘 대답했는지 모르겠어요. 최대한 제 모습 그대로를 보여드리려고 했고, 열심히 인터뷰에 응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처음에 얘기한 대로 팬분들이 이 인터뷰를 읽고 절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신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인사 한마디 부탁해요.
이제 막 KIA 타이거즈의 일원이 돼서 얼떨떨하기도 하고, 부족한 것투성이라고 느껴요. 아직 신입이라 배울 것도 많고요. 그만큼 저 역시 치어리더로서의 소임을 다할 거니까, 예쁘게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야구장에서 만나요!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5년 168호 (4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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