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뚫렸다" 6만전자도 위태…메모리는 '버팀목' 될 수 있을까
메모리 반도체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심상찮다. 글로벌 빅테크들의 AI(인공지능) 투자가 내년부터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시장 일각에선 HBM(초대역폭메모리) 공급 과잉과 함께 메모리 전체 수급 환경이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에 맞서 메모리의 호황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반론도 나온다.
우선 내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은 앞으로 AI투자가 둔화할 것이란 가정에 근거한다. IM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경기 둔화, 실적 악화, 부품 재고 증가 등에 따라 빅테크 업체들의 경쟁적인 AI투자가 내년에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경기 둔화, 실적 악화, 부품 재고 증가 등에 따라 경쟁적인 AI 투자가 둔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송 연구원은 "현재까지는 고객들의 AI 가속기 반도체 재고 축적 수요와 실수요를 넘어서는 AI 서버 생산 계획에 따라 가속기 반도체 수급 안정이 지속되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중국 빅테크 업체들은 미국 정부의 제재에 따라 가속기 반도체와 HBM을 구매하지 못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재고 축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7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세미나'에서 "미래 AI전략에서 가장 큰 숙제는 AI 인프라를 누가 얼마나 투자하는게 좋을 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 입장에서 AI 투자를 안 하면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고, 투자를 단행할 경우 이에 대한 '리턴'(투자수익)이 불안정하다고 털어놨다.
최 회장은 "지금도 빅테크들이 엄청난 돈과 자원을 AI에 투자하고 있지만 리턴이 그만큼 크지는 않다"며 "그러다보니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 전쟁을 치러야 AI에서 승리할 수 있고, 승리 후 무엇을 얻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히 크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투자를 안 할 경우 잘못하면 전체산업의 경쟁력을 잃을 수 있으니 어느 정도까지는 해야 하는데, 그 '어느 정도'에 대한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AI에 의한 성장이 현재 전망을 크게 압도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최근 삼성증권은 보고서에서 "메모리 사이클 호황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4분기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이 2025년 HBM 시장 규모로 250억 달러 이상을 제시했는데, 우리는 내년 HBM 시장 규모가 마이크론의 하한선을 크게 상회하는 400억 달러 초반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애브릴 우 트렌드포스 리서치 부사장은 "2025년 HBM 과잉 공급에 대한 우려가 시장에서 커지고 있는데, 우리는 내년에 제조업체들이 계획대로 HBM3E 생산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올 상반기와 3분기에 각각 HBM3E 12단 샘플을 제출하고 현재 검증 과정을 거치고 있는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올해 말까지 검증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우 부사장은 "2025년 전체 HBM 비트 수요의 80% 이상이 HBM3E가 될 것으로 보이고, 이 중 절반 이상은 12단 모델에서 발생할 것"이라며 "12단 제품은 내년 하반기 주요 AI 업체들이 주문하는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이며, 공급 과잉이 발생한다면 HBM2E나 HBM3 같은 구세대 제품에 영항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700원(4.21%) 내린 6만15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모간스탠리, 제이피모간 등 외국계 창구에서 '팔자' 주문이 들어왔다. SK하이닉스도 전날보다 9200원(5.01%) 내린 17만4600원을 기록했다.
임동욱 기자 dwl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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