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홈런보다 빛나는 김도영의 빠른 발, 롯데 내야를 흔들었다···이제 KIA 우승 매직넘버 ‘5’[스경x승부처]

김은진 기자 2024. 9. 12.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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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도영이 12일 광주 롯데전에서 5회말 홈으로 헤드퍼스트슬라이딩, 득점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홈런 2위 김도영(21·KIA)이 가진 빠른 발은 타격 만큼이나 강력한 무기다.

김도영은 1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4-0으로 앞선 5회말 우월 2루타를 치고 출루했다. 롯데 선발 김진욱은 최형우를 삼진으로 잡았으나 5번 나성범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6번 김선빈을 상대하다 포수 머리 위로 폭투를 날렸다. 나성범이 2루, 빠른 김도영이 3루에 갔다. 위협적이었다. 이미 1점 싸움은 아니지만 김진욱은 3~4회 KIA 타자들을 무실점으로 막고 있었다.

김선빈은 김진욱을 8구까지 괴롭힌 뒤 배트를 휘둘렀고 타구는 유격수 앞으로 튀었다. 롯데 유격수 박승욱이 달려나오며 잘 잡았으나 홈으로 달려드는 김도영이 시야에 들어오자 후속주자를 잡지 않고 급하게 홈으로 송구했다. 악송구가 나왔다. 야수선택으로 김도영이 홈을 밟은 것은 물론 2루주자 나성범까지 실책으로 홈을 밟았다. 승부가 기울었고, 김진욱은 강판됐다.

KIA 김도영이 12일 광주 롯데전에서 2루타를 치고 출루한 뒤 환호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KIA가 스스로 우승을 향해 걷는다. 5강 도전길에서 바쁜 롯데를 10-0으로 완파하고 정규시즌 우승 매직넘버를 5로 줄였다.

삼성이 좀처럼 지지 않아 매직넘버 소멸 속도가 늦다. 이날 대전에서 2위 삼성이 한화를 7-1로 이겨 6.5경기 차 간격은 좁혀지지 않았지만 1위 KIA는 이제 5승만 더하면 삼성이 지지 않더라도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한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롯데만 만나면 경기가 잔뜩 꼬여 힘을 못 쓰던 모습은 자취를 감췄다. 한때 롯데에 3승1무7패로 압도당했던 KIA는 지난 8월21~22일 광주 2연전 승리한 데 이어 다시 롯데를 완파하면서 롯데전 3연승을 달렸다. 시즌 상대전적도 6승1무7패로 거의 균형을 맞췄다.

KIA 에릭 라우어가 12일 광주 롯데전에서 힘껏 투구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무엇보다 5강 마지막 티켓을 눈앞에 두고 그야말로 갈길 바쁜 롯데를 투·타에서 완전히 쓰러뜨렸다.

선발 에릭 라우어는 6이닝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의 눈부신 투구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5회까지 누구에게도 안타를 내주지 않으며 KIA 입단 이후 6경기 만에 최고의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KIA 타선은 롯데 마운드를 폭격했다. 1회말 선두타자 박찬호가 2루타 뒤 소크라테스의 내야 땅볼로 3루를 밟고 3번 김도영의 희생플라이에 선취 득점했다. 2회말에는 6~7번 김선빈과 이우성에 연속안타로 출루한 뒤 8번 김태군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들고 9번 이창진의 좌월 2루타로 모두 홈인, 3-0을 만든 뒤 1번 박찬호의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초반 4-0으로 달아났다.

5회말 2점을 더하며 김진욱을 강판시키고 롯데 불펜을 끌어낸 KIA는 6회말에도 1사후 1번 박찬호가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소크라테스의 좌월 2루타로 득점해 7-0을 만들었다. 7회말에는 나성범이 선두타자로 나가 좌완 진해수의 2구째 투심패스트볼에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쐐기를 박았다.

KIA 박찬호가 12일 광주 롯데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제공



김도영은 8회말에도 선두타자로 나가 왼쪽 펜스 앞까지 떨어진 대형 2루타로 출루해 대타 서건창의 적시타로 홈을 밟아 이날 2루타 2개로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시즌 130타점 고지를 밟았다. 2014년 서건창이 세운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135득점)에 5개만을 남겨뒀다.

1번 타자 박찬호는 올시즌 처음으로 4타수 4안타를 치며 1볼넷에 1타점 2득점을 더하는 맹활약으로 1위 팀 리드오프 위력을 과시하며 완승을 이끌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라우어가 지난 경기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호투를 해주면서 제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빠른볼과 슬라이더의 위력이 돋보였다. 오늘 불펜진이 투구를 하지 않으면 5일간 쉴 수도 있어 컨디션 관리를 위해 다소 이른 투구수에 라우어를 교체했다”며 “리드오프 박찬호가 4안타로 맹활약을 해줬고 오랜만에 선발출장한 이창진이 경기 초반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후반기 팀 상승세에 있어서 김선빈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전반적으로 타자들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주고 있어서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이날 챔피언스필드에는 목요일임에도 2만500명이 입장해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광주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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