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최근 3년 휴게소 7곳서 원산지 속인 식품 '10톤'…법적 제재는 '1건'

이승환 기자 2024. 9. 17.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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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가루 원산지 속인 김치 8,692kg 적발
적발된 점포 대부분 불기소·기소유예 등 '솜방망이' 처벌
강원도산 감자로 장칼국수를 만든다고 홍보하고 실제로는 보성·충주산 감자를 쓴 평창(상)휴게소 내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2024년 7월)〈사진=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실〉
최근 3년간 휴게소 7곳이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거나 표시하지 않는 등 방법으로 고객을 속였다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적발된 식품 양은 10톤이 넘었습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실에 제출한 '최근 3년간 고속도로 휴게소 원산지 위반 단속 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휴게소 7곳이 원산지표시법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적발된 횟수로는 평창(상)휴게소가 2건으로 가장 많았고, 평창(하)휴게소, 춘천(하)휴게소, 치악(상)휴게소, 홍천휴게소, 문막(서창)휴게소, 고창고인돌(하)휴게소가 모두 1건씩이었습니다.

적발 물량으로 보면 고창고인돌(하)휴게소가 8,692kg으로 가장 많았고, 춘천(하)휴게소 559kg, 문막(서창)휴게소 455kg, 홍천휴게소 152kg 등 순이었습니다.

올해 7월 고창고인돌(하)휴게소 식당가에선 중국산 고춧가루를 쓴 김치를 제공하면서 국내산과 중국산을 섞어서 사용했다고 거짓 표기했습니다. 지난 2022년 7월 춘천(하)휴게소에선 외국산 닭고기로 만든 치킨팝콘과 중국산 감자로 만든 회오리감자를 판매하면서 원산지를 모두 국내산으로 표기한 것으로 드러났고, 같은 달 평창(하)휴게소에선 외국산 베이컨으로 만든 가공품을 판매하면서 돼지고기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했다가 단속에 걸렸습니다. 지난해 5월 홍천휴게소 농산물직거래(로컬푸드) 매장에선 외국산 원료로 만든 약과를 팔면서 포장지엔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시했다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원재료를 본사에서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매장에서도 원산지를 속인 사례가 확인됐습니다. 두 달 전 평창(상)휴게소 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선 장칼국수에 강원도산 감자를 사용했다고 홍보하고는 실제로 충주산·보성산 감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3년 고속도로 휴게소 원산지 표시 위반 조치 결과〈사진=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실〉
원산지를 허위로 표시할 경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하지만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건을 제외하고 실제로 법적 처벌을 받은 사례는 1건에 불과합니다. 그 1건은 원산지를 속인 닭고기와 감자로 치킨팝콘과 회오리감자를 만들어 판 춘천(하)휴게소 내 점포로 벌금 500만원 형을 받았습니다. 나머지 곳들은 기소유예, 불기소, 과태료 5만원에 그쳤습니다.

송옥주 의원은 ”불법행위를 해서 얻는 기대이득에 비해 사업자가 받는 과징금 등 제재수준이 미흡하다 보니 법 위반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단속을 강화하고 적발 물량 등을 고려한 처벌기준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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