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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가 연구개발(R&D) 수장 자리를 외부 허가 전문가로 채웠다. 작년 10월 박재홍 사장이 R&D 총괄직에서 물런난 이후 5개월 만이다. 허가 역량을 강화해 파이프라인 상용화 성공 확률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이 찍힌 인사로 해석된다.
핵심 프로젝트 절반 중단, 실패율 낮출 구원투수

동아에스티가 지난 9일 최고과학책임자(CSO)로 선임한 오윤석 신임 부사장은 높은 R&D 실패율을 낮추기 위한 구원투수에 가깝다. 최근 핵심 파이프라인의 개발 중단이 잇따르면서 R&D 안정성이 흔들린 만큼, 신규 에셋을 늘리기보다 기존 후보물질을 허가까지 끌고 갈 수 있는 인물을 전면에 세운 것으로 읽힌다.
상업화 실패라는 동아에스티 R&D의 취약점은 무형자산 변동 내역에서 특히 잘 드러난다. 회사가 최근 발행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중요 무형자산(기타 제외)은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DMB-3115' △민성 방광 치료 신약 'DA-8010'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항암 신약 'AFM32' 등 4개다. 이 중 DA-8010과 AFM32는 개발이 중단 상태다. 주요 자산 중 절반이 상용화에 실패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DA-8010은 2010년부터 개발을 이어왔지만 임상 3상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톱라인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2024년 개발이 중단됐다. 이에 따라 회사는 장부에 반영했던 94억원을 전액 손상 처리했다. AFM32도 작년 미국 파트너사 파산으로 미래 경제적 효익을 입증하기 어려워지면서 101억원이 통째로 날아갔다. 두 건의 손상 규모는 합산 194억원으로 주요 4개 프로젝트 손상 전 장부가 625억원의 약 31% 수준이다.
오 신임 부사장은 이 같은 개발 실패를 줄이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그가 가진 이력도 허가와 규제, 임상 실행에 강점이 있다. 오 신임 부사장은 캐나다 맥길대에서 신경면역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버텍스파마슈티컬스와 휴먼지놈사이언스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14년간 신약 R&D를 수행했다.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6년 이상 신약 허가·승인 관련 업무를 담당하며 규제 전문성을 쌓았다. 지난해 10월까지는 네오이뮨텍 대표로서 파이프라인 개발 전략을 총괄했다.
특히 네오이뮨텍에서는 핵심 자산이었던 'NT-I7'의 허가 전략을 설계한 인물로 평가된다. 급성 방사선 증후군(ARS)과 특발성 CD4 림프구 감소증(ICL) 등 희귀질환을 우선 적응증으로 삼아 미국 국립보건원(NIH), 듀크대 등과 협업했다. FDA 타입C 미팅을 포함한 규제당국과의 소통을 주도하기도 했다.
면역항암·MASH 파이프라인 상용화 '과제'
당장 그가 직면한 과제는 동아에스티가 집중해오던 면역항암 및 대사질환 분야 파이프라인 상용화다. 그간 동아에스티는 R&D 핵심 전략으로 항암과 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MASH) 치료제 개발을 제시해왔다. 회사가 공개한 파이프라인 22개 중 항암 신약은 △DA-4505 △DA-4507 △DA-4515 등이 있다. MASH 치료제로는 △DA-1229 △DA-1241 △DA-1726 등을 개발 중이다.
다만 임상 진척은 더딘 편이다. 항암 파이프라인의 경우 DA-4505가 2023년부터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수준이고, 나머지는 아직 후보물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가장 상용화 단계에 가까운 건 MASH 치료제 파이프라인이다. DA-1241은 작년 말 기준 미국 임상 2a상을 완료했고 DA-1726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이들 파이프라인은 계열사인 메타비아나 합작법인 레드엔비아 등과 함께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내부 R&D와 외부 파트너링이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인 만큼 개발 전략과 임상·허가 로드맵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리더십이 중요해진 상황이다. 오 신임 부사장은 분산된 파이프라인을 통합적으로 조율하고 개발 속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면역질환과 대사질환, 항암 분야 등 주요 파이프라인을 중심으로 글로벌 임상 개발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확대하고 있다"며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글로벌 R&D 경험을 갖춘 오 신임 부사장을 CSO로 선임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오 신임 부사장은 동아에스티가 추진 중인 다양한 연구개발 영역을 통합적으로 이끌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며 "이번 CSO 선임을 통해 글로벌 임상 및 허가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오 신임 부사장은 "여러 부서와 유기적으로 협업해 파이프라인 상업화를 준비하고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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