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 2

이성균 기자 2024. 10. 1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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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여행으로 도쿄를 정복하겠다는 건 과욕이다. 주제를 명확히 하여 여행 지도를 좁혀서 움직이는 게 효율적. 이번에는 도쿄의 초록색을 확인할 수 있는 동네로 여정을 채웠다. 가장 번화하고, 생기가 돌고, 자연 친화적인 지역과 공간들을 찾아 헤맸다.

●도쿄가 그리는 내일
아자부다이 힐스

2023년 11월 도쿄 도심 계획의 이정표가 될 만한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1989년 재개발을 위한 협의체가 설립된 이후 35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아자부다이 힐스(Azabudai Hills)'가 그 주인공이다. 8.1헥타르(약24,502평)에 달하는 부지에 쇼핑몰, 호텔, 레지던스, 학교, 기업, 병원, 공원 등 여러 성격의 시설들이 모여 있다. 호화로운 문화공간이자 도시의 주요 기능이 집약된 콤팩트 시티다.

더욱 매력적인 곳으로 다가오는 이유는 아자부다이 힐스의 비전과 슬로건 덕분이다. 프로젝트 주체인 모리빌딩(Mori Building)은 아자부다이 힐스가 사람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고,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하는'그린& 웰니스(Green & Wellness)' 커뮤니티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아자부다이 힐스 입구에는 'GREEN, LIFE, TOKYO'라는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고, 24,000m²(약7,260평)의 녹지도 품고 있다. 화려한 고층 빌딩과 럭셔리 호텔(JANU), 푸릇푸릇한 공원이 한데 어우러진 새로운 랜드마크다.

NOSE SHOP Azabudai hills

볼거리도 풍성하다. 일본의 풍부한 식문화를 전하고 있는 아자부다이힐스 마켓(일상품·명품 식재료 브랜드·청과·정육·생선·반찬·와인·베이커리·생화 등), 명품숍과 잡화점, 레스토랑& 카페, 갤러리, 뷰티 등 150여 개의 리테일 매장과 전망대를 갖추고 있다. 아자부다이 힐스에서만 2박3일 여행도 가능할 정도다. 인근에 도쿄타워와 600년 역사의 사찰 조죠지까지 엮는 것도 괜찮겠다.

●황실의 전유물에서 대중의 품으로
하마리큐정원

아자부다이 힐스로부터 3km 떨어진 곳에 도쿄만에 형성된 상업지구 워터즈 다케시바(WATERS Takeshiba)가 있고, 맞은편에 하마리큐정원(Hama-rikyu Gardens)이 있다. 파란 바다와 정원을 연계한 여행이 가능하다. 대도시 중심부에 이 정도 규모(25만216제곱미터, 약 7만5,690평)의 정원이 있다는 점에 먼저 놀라고, 내부를 천천히 거닐면서 아름다움에 또 반하게 된다.

역사는 1654년, 꽤 먼 과거로 올라간다. 도쿄만을 매울 수 있는 허가받은 황실 인척이 별장과 정원을 지었고, 화재, 재건 등을 반복하며 1800년대까지 이르렀다. 1867년에는 외국 외교관들이 머물 수 있는 장소로 서양식 석조 건물도 건립했고, 1890년대까지 이러한 용도로 활용됐다. 이러한 이유로 하마리큐정원은 황실의 전유물로 활용됐다. 1945년 11월 관리 권한이 일본 궁내청에서 도쿄로 이관되고 나서야 1946년부터 대중에게 공개됐다.

정원은 도쿄의 과거를 품고 있다. 자연적인 아름다움과 인간의 손길이 닿은 흔적 두 가지 즐거움이 공존한다. 정원에는 쇼군이 사용했던 오리 사냥터가 있고, 300년 된 소나무, 계절에 맞춰 옷을 갈아입는 나무들, 마음에 색을 입혀주는 화사한 꽃들, 연못을 잇는 다리들, 다양한 요소가 어울려 여행자를 즐겁게 한다.

또 정원을 휙휙 빠르게만 보고 가지 말기를. 조금 가격은 비싸지만 일본식 찻집에서 말차와 화과자를 먹으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도 괜찮다. 다른 시각에서 정원을 바라볼 수 있고, 인증 사진도 남길 수 있으니 1석2조라 말할 수 있겠다.

▶Editor's Pick
숯불에서 볶은 커피
커피관

하마리큐 정원에서 시간을 보내고 인근 카페에서 식사해도 괜찮다. 가성비 높은 곳을 찾는다면 커피관(珈琲館, Coffee-kan)도 적절한 선택이다. 차콜(숯)을 활용해 커피를 볶은 차콜 로스팅 커피가 있고, 돈카츠커리와 파스타, 샌드위치, 팬케이크 등 음식 메뉴도 다채롭게 구성돼 있다.

가장 흥미를 끄는 건 역시 숯 커피다. 일반적인 로스팅이랑 뭐가 다를까 싶지만 진짜 약간의 탄맛이 배가 된다. 기분 나쁜 건 아니고 강렬하다. 일본 커피가 강배전이 많은데 이것보다 좀 더 진한 향과 맛이다. 취향에 따라 갈릴 수도 있지만 시도할 만한 맛이다. 우선 커피만 마시고, 다음으로 크림을 넣어 순하게 먹고, 전용 설탕을 넣어 달콤하게 마무리하면 된다. 이 밖에도 커피는 싱글 오리진, 블렌딩 등 꽤 다양한 원두 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다.

음식에서는 팬케이크를 추천할 수 있겠다. 다른 메뉴들은 지극히 평범한데, 팬케이크는 다르다. 푹신하면서도 찹쌀떡 같은 쫀득함이 있다. 버터와 시럽만 올려주는 오리지널이 있고, 계절별로 특별 메뉴가 준비된다. 또 바닐라, 말차, 팥 등 아이스크림을 곁들일 수도 있다.

●일본식 정식과 디저트를 한 번에
츠무기

일본식 카페는 앙증맞다. 조물조물 아기가 만진 것처럼 음식도, 디저트도 작고 귀엽다. 맛은 무난한데, 보는 맛이 커 한 번쯤 찾아갈 만하다. 워터즈 다케시바에 있는 츠무기도 그렇다. 대단한 맛은 아닌데 일본 감성이 짙다. 일본식 가정식과 디저트, 과자 등을 갖춘 아늑한 공간이다.

눈길이 가는 메뉴는 밥과 국, 3종 반찬(절임·계란말이·치킨 또는 생선구이)이 주를 이루는 1,400엔의 정식, 말차를 반죽에 넣어 만든 파스타 3종, 도라야끼, 크림 앙미츠(당고·호지차 아이스크림을 곁들인 일본식 디저트), 말차 젠자이 등이 있다. 또 커피보다 차를 주문하기를 권한다. 1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오사카의 찻집의 다양한 차를 준비하고 있으며, 호지차와 말차 등 일본의 여러 차도 경험할 수 있다.

글·사진 이성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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