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서 온 실로 아름답고 이상적인 스피커
Aequo Audio
Stilla
신진 메이커 아에쿠오 오디오(Aequo Audio)는 네덜란드에서 출범, 2016년 첫 제품으로 엔시스(Ensis) 스피커를 선보였다. 그 당시 굉장한 반응을 일으켜 해외에서 각종 수상을 기록했지만, 덩치가 좀 크고 하단부의 액티브 우퍼부가 거대하게 튀어나왔으며 가격이 고가였기 때문에 크게 보급되지는 않았다.
첫 스피커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등장한 이후 동사는 시설을 대폭 확장, 개선했다. 최첨단 3D 프린팅을 포함, 독일의 고정밀 CNC 스테이션까지 도입해서 자체 제작할 수 있는 본격적 시설을 갖춰 본격적으로 신제품 개발에 들어갔다. 그 후 발표된 동사의 2번째 제품인 스틸라(Stilla)는 그 첫 모델을 슬림하게 다듬고 가격도 낮췄다. 우선 이렇게 슬림한 몸체의 스피커지만 각종 기술 응용 자료는 마치 학회 제출 논문처럼 방대하기 짝이 없고, 그 방대한 기술적 배경도 놀랍다. 그리고 네덜란드 최고의 대학을 꼽을 때 한 손에 들어가는 에인트호번 공과 대학교의 기술 자문을 받았으며, 그 대학의 수준 높은 측정 시설을 사용해 만들어졌다. 이런 내용은 제작진이 이 스피커를 얼마나 치밀하게 연구 개발한 것인지 헤아리기 넉넉하다.
스틸라는 인클로저만 해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함을 자랑한다. 예술품처럼 아름다운 몸체는 세라믹이 70% 포함된 인공 석재를 기반으로, 열을 가한 뒤 동사가 소유한 20톤의 초고압 프레스로 정밀 금형에 압착해 제작된다. 그리고 석재이지만 별로 무겁지는 않고, 내부에는 고강도 목재로 틀을 잡았다. 이런 인클로저는 최초라고 한다.
이 스피커의 중요한 특징은 내부에 슬림한 파워 앰프를 집어넣었다는 것이 첫째. 즉, 액티브 스피커인 셈인데, 그러나 내장 앰프가 유닛 전부를 울리는 것이 아니다. 내부의 250W의 대출력을 내는 하이펙스의 Ncore 2개는 2발의 7인치 우퍼만을 제어한다. 따라서 미드레인지와 트위터를 위해 별도의 앰프를 써야 하지만 우퍼에 대한 부담이 없기 때문에 10W 출력의 진공관 인티앰프로도 낭랑히 잘 울리며, 질 좋은 3극 진공관 앰프로도 울릴 수 있는 범위다. 대출력 파워 앰프의 부담스러운 가격과 덩치, 무게 등으로 고생해 본 분들은 이런 식으로 소출력 진공관 앰프 한 대만으로 울린다는 행복에 감사해 할 것이다.
또 다른 특징은 바로 이 스피커가 슬림하지만 저역 능력은 대단하다는 것이다. 실로 믿어지지 않는 수치인 14Hz까지 내려간다. 50Hz 이하는 사실 청각으로는 듣기가 쉽지 않고 풍압만으로 감지할 수 있는 터인데 14Hz라니. 게다가 이 강력한 저역은 방의 크기와 용도에 따라 얼마든지 상부의 노브로 조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동사의 스피커에 투입된 유닛은 세계 최고의 드라이버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진 페르 스카닝이 이끄는 스카닝 가족 기업이 담당하는데, 작고한 페르 스카닝의 아버지는 하이파이 기술 분야의 선도적인 엔지니어로 스캔 스픽과 다인오디오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래서 미드·베이스는 스카닝의 유닛과 음색에서 공통점이 있다. 트위터도 평범한 것이 아니다. 동사가 개발한 F40 트위터는 확장된 주파수 대역폭을 위한 동심 패브릭 링 및 돔 디자인을 적용, 고주파수 불규칙성을 제거하고 멤브레인의 공명을 제거하기 위해 중간의 돔을 고정하기 위한 카본 파이버 막대와 빌렛 알루미늄 분산 콘이 적용되어 있으며, 고해상도 및 매우 낮은 왜곡을 실현했다. 또한 독특한 디자인의 웨이브 가이드를 통해 3D 홀로그래픽 사운드 스테이지와 이미징을 실현하고 있다. 중·저음 유닛도 자체 특허 기술을 활용했는데, 미네랄 충진의 특수 블렌드 폴리프로필렌 콘과 육각형으로 감은 보이스 코일, 캡톤 알루미늄 하이브리드 포머 등으로 매우 낮은 왜곡과 초고속을 구현했다. 우퍼는 노멕스 코팅 페이퍼 콘을 사용하는데, 노멕스는 아라미드라 불리는 나일론 6,6의 상표이며 방탄조끼, 방화복을 만드는 특수 재료다. 특이하게 측면 진동을 상쇄하기 위해 2개의 우퍼를 45도 각도로 배치했다. 크로스오버 역시 하이엔드 커패시터와 인덕터만 있는 저차 패시브 크로스오버로 제작되었는데, 일체의 컬러링을 배제하기 위한 자사 기술력으로 완성되었다.
사실 자료들을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느낌은 아주 정밀한 고급기 같다는 느낌. 슬슬 볼륨을 키우고 대편성의 연주가 시작되면 압도적으로 웅장한 스케일과 물밀 듯한 저역의 양감이 시청실을 휘감기 시작한다. 사이즈에서 예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청각적 경험이다. 실험실과 같은 정밀도와 마음을 파고드는 순수한 음악성, 투명함과 매끄러움, 들을수록 매료되는 독특한 뒷맛을 가졌다. 웬만한 대형기를 뛰어넘으며 최고의 해상도와 정밀함을 들려주며, 유연하고 나긋나긋한 현, 최고의 보컬 등 실로 이상적인 스피커의 등장이다. 놀라운 감동을 주는 스피커. 꼭 한 번 경험해보시라. 글 | 김남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
가격 2,800만원(익스클루시브 파워 케이블 별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