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경염 유형별 회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

-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 시신경염 환자 355명 대상 예후인자 분석
- 시력 손상 정도에 따라 시력 회복 가능성에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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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장애를 유발하는 염증성 질환 ‘시신경염’이 원인에 따라 치료법과 예후인자가 다르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특히 시신경척수염형 시신경염은 발생 3일 내 신속한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 맞춤형 시신경염 치료 전략을 수립할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김성민 교수와 민영기 연구원, 안과 김성준 교수와 정재호 교수 연구팀이 시신경염 환자 355명을 대상으로 주요 유형별 예후인자를 분석한 결과를 2일(월) 발표했다.

자가면역질환 증가 추세

시신경염은 시신경 신경섬유 일부 또는 전체에 염증 또는 병변이 생기는 급성 질환이다. 신경섬유 기능에 이상이 생기므로 안구 통증, 시력·시야·색각 이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영구적인 시력 문제로 나타날 수도 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시신경염은 약 3분의 1 정도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으로 나타나며, 젊은 여성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그 외에 주로 다발성경화증, 시신경척수염, 모그 항체질환 등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염증성 자가면역 질환으로 인해 유발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자가면역질환으로 인한 질환들도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며, 시신경염 유병 인구 역시 증가 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체온 높아질 때 시력 나빠진다면 의심

시신경염이 발병하면 주로 한쪽 눈에서 시력 저하, 시야 변화, 색각 장애, 안구 통증 등이 나타난다. 급성 질환인 만큼 시력 저하는 수일 내로 생기며, 빠르면 몇 시간 내에 생기기도 한다. 심할 경우 불의 밝기 구분이 되지 않는 정도까지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색각 장애는 초기에 적색과 녹색을 잘 구분하지 못하다가, 시신경염이 진행되며 황색과 청색을 구분할 수 없게 되고 나중에는 완전히 색을 구분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시야 변화는 중심부나 주변부, 또는 특정 부위만 안 보이는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운동 또는 온수 샤워로 체온이 올라가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가리켜 ‘우토프 징후(Uhthoff’s phenomenon)’라 한다. 이 경우 차가운 음료를 마시거나 체온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면 다시 시력이 회복될 수 있다.

우토프 징후는 신경이 손상되거나 자가면역질환이 있는 경우, 신경의 전도 속도가 온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발생한다. 즉, 체온 변화에 따른 시력 이상이 발생할 경우, 다발성경화증이 동반된 시신경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유형별 분류 및 세부사항 규명 필요

시신경염은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 정맥주사를 투여해 치료한다. 염증을 줄이고 증상 완화 및 시력 회복을 촉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적절한 주사 치료 시점이 언제인지, 실제로 장기적인 시력 회복을 촉진하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또한, 시신경염은 특발성부터 자가면역질환까지 원인이 다양하다.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치료법 및 예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세부적인 유형을 구분하여 효과적인 치료법과 예후인자를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10개 병원에 내원한 시신경염 환자 355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먼저 시신경염의 발생 원인에 따라 △특발성(원인 불명) △다발성경화증형 △시신경척수염형 △모그 항체질환형으로 구분하고, 각 환자를 2년 이상 추적 관찰해 시력 회복과 연관된 예후인자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예후인자 분석에는 성별, 연령, 시력, 발병 후 치료까지 걸린 시간(0~3일, 4~7일, 7일 이상) 등 임상 특성을 활용했다.

유형에 따라 최소 3일 이내 조치 필요

분석 결과, 시신경척수염형은 증상 발생 후 3일 내, 모그 항체질환형은 증상 발생 후 7일 내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치료’를 실시하면 시력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특발성 및 다발성경화증형은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치료 시점과 시력 회복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시신경염의 여러 유형 중 시신경척수염형 및 모그 항체질환형은 증상 발생 후 신속한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치료가 중요하다는 점을 고 강조했다.

또한, 모든 시신경염 유형에서 발생 당시 ‘시력 손상 정도’는 회복과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시신경염 발생 수일 이내 시력 손상이 심한 환자는 향후 시력이 잘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극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유형에 관계 없이 모든 시신경염은 기본적으로 ‘시력 손상 정도’에 따라 회복 예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밖에 모그 항체질환형 시신경염의 경우 여성 환자의 시력 회복 예후가 좋지 않은 경향을 보였다. 시신경척수염형 및 특발성의 경우 고령일수록 시력 회복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신경학, 신경외과 및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성민 교수·민영기 연구원, 안과 김성준·정재호 교수 / 출처 : 서울대학교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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