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병역제 부활 논의에 무게… 하지만 현실은 ‘15조 원 벽’
정부 재정 부담에 현실성 떨어져… 마크롱 대통령도 부정적 입장

1997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이 폐지한 프랑스의 병역제가 최근 재도입 가능성을 두고 논의되고 있다. 다수 여론은 병역제 부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나, 재정부담이 막대하다는 점에서 단기간 내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랑스 공공 정책 분석 기구인 ‘고등계획청(Le Haut-Commissariat au Plan)’과 ‘프랑스 전략기획청(France Stratégie)’은 최근 공동 보고서를 통해, 병역제 재도입 시 연간 최대 150억 유로(한화 약 15조 원)의 예산이 소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지난 5일(현지시각) 프랑스 공영방송 '프랑스 인포'(France Info)를 통해 공개됐다.
이 보고서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 현행 ‘보편국가봉사(SNU, Service national universel)’ 제도의 미래 방향에 대한 제언을 담고 있다.
2019년 도입된 SNU는 15~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12일간의 합숙형 체험활동과 봉사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현재는 연간 64,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병역제 도입 논의… 가장 비용 높은 시나리오
보고서는 SNU 확대, 시민봉사 의무화, 병역제 도입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분석했으며, 이 중 병역제는 단연코 가장 큰 예산이 소요되는 방안으로 지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18~25세 남성만 대상으로 할 경우 약 30만 명이 징집 대상이 되며 연간 약 72억 유로가 필요하다. 여성까지 포함할 경우 대상 인원은 60만 명으로 늘어나고, 연간 예산은 두 배 이상인 145억 유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존에 예고된 SNU 전면 확대 비용(35억~50억 유로)을 훨씬 상회하는 규모다. 게다가 SNU 자체도 현재 1인당 약 2,900유로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으나, 참여자 확대 및 프로그램 목표 달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도 결국 고개 절레절레
마크롱 대통령은 이미 병역제 도입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작년 한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전문 직업 군대로 개편된 현 군 체계를 병역제 교육에 투입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며 “80만 명의 청년을 수용할 인력과 시설, 체계가 현시점에서 마련되어 있지 않다”라고 언급했다.
현재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병역제를 부분적으로 부활시키거나, 안보 위협에 대비해 징병제를 확대하는 움직임이 관찰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그 실현 가능성이 예산과 행정 부담이라는 현실적 벽에 막혀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이와 같은 논의는 프랑스 사회의 안보, 공동체 의식, 청년 교육에 대한 깊은 고민이 반영된 것이지만, 정책 실현을 위한 재정적·행정적 기반이 얼마나 튼튼하게 마련될 수 있을지가 향후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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