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꼭 읽어야 할 추리소설 [기자의 추천 책]

김동인 기자 2026. 3. 3. 06:5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구가 감소해 이웃 도시끼리 행정 통합을 한 일본 소도시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프로젝트는 인구 감소로 주민이 떠난 한 유령 마을에 시청이 나서 새 주민을 끌어오고, 소생과가 이들의 민원을 처리하며 정주를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야기 초반 기세등등한 이 프로젝트의 설명을 들을 때부터, 한국 지방행정 현장을 취재하며 겪은 각종 기시감이 밀려왔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I의 비극〉
요네자와 호노부 지음 문승준 옮김
내친구의서재 펴냄

인구가 감소해 이웃 도시끼리 행정 통합을 한 일본 소도시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신임 시장은 인구 감소에 대응하겠다며 ‘I턴 프로젝트’라는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책임질 ‘소생과’라는 신규 조직도 출범시킨다. 이 프로젝트는 인구 감소로 주민이 떠난 한 유령 마을에 시청이 나서 새 주민을 끌어오고, 소생과가 이들의 민원을 처리하며 정주를 돕는다는 계획이다. 시청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프로젝트 참가 신청자들을 모집한다. 이야기 초반 기세등등한 이 프로젝트의 설명을 들을 때부터, 한국 지방행정 현장을 취재하며 겪은 각종 기시감이 밀려왔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주민들이 마을에 거주하기 시작하지만, 크고 작은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프로젝트는 좌초 위기를 겪는다. 승진을 위해 프로젝트에 사활을 걸었던 주인공 공무원은 끝끝내 이야기의 마지막에 가서야, 이 미스터리한 사건들의 진짜 정체를 목도하게 된다. 형식상 추리소설이지만 선혈이 낭자하거나, 초자연적 힘에 짓눌리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잔잔한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가며 주인공이 품고 있던 의심을 차근차근 키워가는 구성에 가깝다. 정교하게 직조한 미스터리의 종착점에서 마주하는 진실은 그 무엇보다 인상적이고 현실적이다. ‘일본의 공무원 사회가 이렇게나 한국과 유사했나’ 싶은 순간도 많다. 그래서 묘하게도, 지방 소멸의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지자체의 혹독한 현실이 오버랩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종 행정 통합 논의가 폭주한다. 그러나 통합 자체가 장밋빛 미래를 담보하는 것은 아니다. 다가올 선거에 출마하는 사람, 선거를 취재하는 사람, 혹은 지방행정이나 재정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공무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추리 서스펜스’라는 기괴한 조합이 은근히 매력적이다. 추리소설 특유의 복선과 반전이 존재하지만 결코 그 전개나 결과가 과하지 않다. 끝끝내 ‘우리의 이야기’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결말이 독자를 기다린다.

김동인 기자 astoria@sisain.co.kr

▶읽기근육을 키우는 가장 좋은 습관 [시사IN 구독]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