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완성차 브랜드는 대중차 기준으로 현대차, 기아, KGM, 르노코리아, 쉐보레 등 크게 다섯 곳을 꼽을 수 있다. 다양한 브랜드가 점유율을 고르게 가져가는 여타 자동차 시장과 달리 국내는 현대차, 기아가 8~9할을 차지하고, 나머지를 KGM, 르노코리아, 쉐보레 등 중견 3사가 나눠 먹고 있다.
혹자는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이 독과점을 하고 있다며 비난하지만, 이는 자유 시장 경제 체제에서 지극히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국내 소비자들이 유독 현대차, 기아로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시각을 조금 틀어 중견 3사를 선택하지 않는 이유를 짚어본다. 특히 이들 중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던 KGM의 근황, 요즘 들어 시원치 않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토레스 성공 신화 놀라웠으나
결국 얼마 안 가 꺾이기 시작
KGM은 지난 몇 년 동안 국내 중견 3사 중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거쳐 왔다. 회사의 존폐가 걸린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KG그룹의 품에 인수됐고, 당시 출시된 토레스가 대박을 터트리며 희망찬 새출발을 알렸다. 쌍용차에서 KG모빌리티(KGM)로 사명이 변경된 후에는 모그룹의 넉넉한 재원을 바탕으로 라인업 확장, 차량 판매 프로세스 개선 등 경쟁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얼마 안 가 꺾이기 시작했다. 토레스가 판매량으로 현대차, 기아를 위협하던 전성기 시절 업계에서는 "이러다 티볼리 시절의 실수를 반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왔었다. 쌍용차 시절이었던 2010년대, 티볼리가 소형 SUV 시장을 선도하자 코란도, 렉스턴 스포츠 등에도 해당 모델의 색채를 입히며 결국 대대적인 판매량 저하로 이어진 바 있기 때문이다.
우려했던 '토레스 우려먹기'
KR10 개발마저 취소돼 실망
결국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토레스 EVX의 경우 전기차 라인업 확장이 필요했던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딱히 반기를 들 이유가 없었지만, 문제는 액티언이었다. 외관은 나름 개성 있는 디자인을 확보했다는 평이 이어졌다. 그러나 실내는 스티어링 휠과 일부 요소를 제외하곤 토레스와 다를 바 없었으며, 파워트레인도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혹평이 쏟아졌다.
아울러 KGM의 차기 신차였던 KR10의 근황도 충격을 가져다줬다. KR10은 '티볼리 중짜'로 불리던 현행 코란도에서 벗어나 마침내 정통 코란도 디자인을 이어받을 신차로 주목받았으나 전동화 버전 개발의 어려움, 불확실한 수익성 등을 이유로 개발이 취소됐다. KR10은 앞서 2023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목업 차량까지 전시되어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만큼 개발 취소에 대한 잠재 수요의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무쏘를 픽업트럭 이름으로?
위기 극복하려면 '이것'부터
이후 출시된 픽업트럭 '무쏘 EV'는 국내 첫 전기 픽업트럭 타이틀을 얻는 데에는 성공했다. 가격 또한 합리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쌍용차 시절 플래그십 SUV였던 '무쏘'를 픽업트럭 브랜드명으로 채택한 KGM의 결정에 대한 여론은 곱지 않다. 렉스턴 스포츠는 졸지에 무쏘 스포츠가 됐고, 이름과 함께 달라진 점이라고는 C 필러 측면에 붙은 코뿔소 모양 엠블럼이 전부였다.
이 외에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토레스 헤드램프 눈 쌓임 이슈, 신차 조립 품질 문제와 불편한 사후 서비스 등 쌍용차 시절의 고질적인 문제점들이 개선 사항으로 지적받고 있다. KGM이 현대차, 기아와 정면 대결을 펼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들과 차별화되는 정체성 확립을 소홀히 하지 않아야 하며,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의지야말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 유력한 해결책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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