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도 좋은데 의외로 피부에 붙여도 좋은 ○○

감자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스스로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의외로 굉장히 많이 그리고 자주 ‘감자’를 섭취한다. 햄버거를 먹을 때는 감자튀김을 먹지 않으면 뭔가 허전하고, 출출할 때 바삭한 과자를 찾다 보면 자연스레 감자로 만든 과자를 손에 들게 된다. 심지어 최근에는 감자로 만든 염가의 빵이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상황이다. 지금부터는 이렇게 자주 먹는 감자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들을 모아서 소개하고자 한다.


새삼 감자에 대해

감자는 가지과에 속하는 대표적인 구황작물이다. 우리는 감자가 우리 땅에서 난, 우리의 전통 작물이라고 자주 착각하고는 한다. 하지만 감자의 원산지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지역이 아니라, 남아메리카 페루와 에콰도르 등 안데스산맥 일대다. 옥수수와 함께 양대 신대륙 작물에 속한다. 땅에서 캐기에 고구마나 당근 같은 뿌리작물로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감자는 뿌리가 아니라 줄기의 일부다.


우리나라에 유입된 경로

우리나라에 감자가 전해진 것은 조선시대로 전해진다. 북에서 유입이 되어서 초창기에는 북저라고 불렸으며, 비슷하게 활용되는 고구마와 묶여서 통칭되기도 했다. 감자와 고구마를 묶어서 감자라 부르는 지역도 많았다. 감자는 감자로, 고구마는 단감자라 불렀던 것이다. 반대로 충청도나 전라도에서는 고구마를 감자라 부르고, 감자를 하짓감자나 북감자 등으로 불렀다. 김동인의 소설 제목인 감자는 사실 고구마를 의미한 것으로 전해진다.


감자의 종류

감자의 품종은 크게 ‘분질 감자’와 ‘점질 감자’로 나뉜다. 분질 감자는 튀김 요리에 적합하고, 점질 감자는 국물 요리에 잘 어울린다. 점질 감자가 잘 부서지지 않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감자는 대부분 수분 함량이 많은 점질 감자다. 국내 감자 품종 중 가장 비율이 높은 것이 수미칩으로 유명한 수미 품종으로, 이는 대표적인 점질 감자 품종이다. 패스트푸드점의 프렌치프라이용이나 스낵용으로는 분질 감자가 적당하기에, 이들은 주로 수입한 감자를 사용한다.


감자의 주 생산지

감자의 원산지인 남미에는 엄청난 종류의 감자 품종이 재배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감자의 생산량이 많은 곳은 유럽, 미국, 중국, 인도 등지다. 특히 중국은 전 세계 감자 생산량의 2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함경도가 감자의 주산지로 꼽히며, 남쪽으로 한정할 경우에는 강원도의 생산량이 압도적이고, 이외에도 전국 각지에서 감자를 재배하고 있다. 수미 품종이 전국 어디에서나 잘 자라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도 자체적으로 재배하는 품종이 있는데, 특히 북해도의 감자가 유명하다.


식품으로서 분류

감자를 두고 ‘채소’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있다. 땅에서 재배되는 작물로 주로 보지만, 영양 구성으로 인해 채소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감자는 주식 내지는 곡류를 대체하는 용도로 주로 활용되기에, 우리나라에서는 농산물을 분류할 때 감자를 채소로 분류하지 않는다. 채소로 분류하게 되면 공공기관 등지에서 채소 할당량에 감자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풍부한 영양소

감자는 수분, 녹말, 단백질, 비타민C를 풍부하게 함유한 식재료다. 지방은 거의 함유하고 있지 않다. 특히 비타민C는 사과보다 3배 정도 많으며, 풍부한 전분 덕에 익혀서 먹어도 손상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다른 식품 없이 감자만 먹더라도 생활에 필요한 영양분은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자만 먹어도 좋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녹말의 비중이 많아서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 대비 살이 찌기 쉬우며, 단백질이 함유돼 있지만 절대적인 함량 자체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이다.


어디서나 잘 자라는

작물로서 감자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이중 결합 질소가 거의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중 결합 질소가 없어도 키울 수 있는 작물은 감자밖에 없다. 춥고 척박한 땅에서 오히려 더 잘 자랄 정도로 생명력이 강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오죽하면 영화 ‘마션’에서 주인공이 화성에서 키우는 작물이 다름 아닌 감자였겠는가. 감자는 줄기에서 자라기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 과정을 기다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애매한 점들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감자가 아무 곳에서나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서늘한 기후에서는 잘 자라지만, 반대로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다. 또한 병충해에 취약해, 전염병 한 번에 지역의 모든 감자가 순식간에 죽기도 한다. 수분이 많아서 무게가 무거우며 부피도 커서 운송이 어렵고, 쉽게 얼고 썩어서 보관도 쉽지 않다. 감자를 캐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기에, 감자 재배의 난이도는 절대 낮은 편이 아니다.


감자가 가진 독

싹이 튼 감자는 먹으면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가지과 식물이 가지고 있는 솔라닌, 니코틴 등의 독성 물질을 섭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싹튼 감자는 싹을 제거하고 먹으면 괜찮지만, 전체가 녹색으로 뒤덮인 경우는 피하는 것을 추천한다. 싹튼 감자의 솔라닌은 조리해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솔라닌이 분해될 정도의 온도는 285℃에 육박하기에, 일반적인 조리 과정으로는 솔라닌을 제거할 수 없다.


팩으로 사용하기 좋은

감자는 먹는 용도가 아니라 피부 팩의 재료로도 활용하기 좋다. 감자 팩은 햇볕에 노출돼 달아오른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얼굴에 거즈를 깔고 강판에 간 생감자를 그 위에 얹어서 팩을 한 후, 감자의 색이 변하면 거즈와 함께 떼어내면 된다. 다만 2도 이상의 화상을 입은 경우에는 감자 팩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간 감자의 세균이 상처에 침투할 수 있으며, 환부에 감자가 엉겨 붙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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