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하수구가 위험하다...툭하면 막히고, 큰 비오면 대형사고 [스물스물]
방치하면 안전 사고 위험

4개의 식당이 함께 사용하는 이곳의 정화조는 양옆 식당의 배관이 가운데로 모이는 T자 형태의 구조였는데, 슬러지(하수 침전물)가 쌓여 제일 왼쪽 상가의 하수구가 역류하고 있었다.
해당 건물의 도면과 달리 무분별한 증축으로 어느 배관이 막혔는지 파악하기도 어려워 애를 먹던 배관 업체는 2시간이 지나서야 배관의 구조를 간신히 파악할 수 있었다.
이후 고압세척으로 슬러지를 부수자 20m의 배관에 막혀있던 기름과 침전물이 쏟아져 나왔다.
어재욱 일통배관 사장은 “배관 문제 대부분은 빌라와 상가촌에서 일어난다”며 “배관의 기울기 시공이 잘못됐거나 무분별한 개보수로 인해 통수가 안되는 문제가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빌라와 상가가 밀집해 있는 지역의 부실시공과 불법증축이 지난해 집중호우로 아까운 목숨을 앗아간 침수사고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문제는 건설현장에서 날림공사, 공사비 절감 등으로 인해 이 같은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한 사망자는 14명이었는데, 피해 대부분은 도심지 상가와 주택지역에 집중됐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집중호우는 서울·경기지역 등 도심 저지대 주택 2만 7262세대에 침수피해를 발생시켰다.
하수관의 통수능력 부족이 겹쳐 발생한 재난은 복구비로만 7905억원이 투입됐다.
전문가들은 반지하를 포함한 빌라촌과 상가에 피해가 집중된 이유를 잘못된 시공에서 찾는다.
연세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A교수는 “빌라의 경우 설계에서 문제가 일어나는 건 자꾸만 값을 싸게 하려고 해 발생한다”며 “과거 구청이나 기초자치단체의 준공 검사가 미흡하게 이뤄졌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배관을 내벽에 그냥 묻어 내진 설계에 취약하게 시공해 안전성도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값이 싼 빌라를 찾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에 부실 시공이 이뤄지기도 한다.
건축사 B씨는 “빌라를 선택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 가장 큰데 시공사도 사업성을 따지며 만들었기 때문에 안전기준을 모두 충족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설비를 강화하면 서민들이 들어 살 수 있는 가격이 쉽게 형성되지 못한다”며 “빌라는 열악한 시설을 감수하며 들어와 살고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도 적은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한은주 소프트아키텍쳐랩 대표는 “결국 구축 빌라 대부분에 파이프 샤프트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고 말했다.
파이프샤프트는 건축물에서 수직 방향으로 구성된 배관이 집중적으로 수납되는 공간으로 충분한 배관의 설치를 위해 필요하다.
한 대표는 “빌라나 상가는 작은 공간이라도 아껴 평면을 만들려고 하니 파이프샤프트 없이 배관을 그냥 콘크리트에 묻기도 했다”며 “배관이 꺾이는 구조로 만들어지면 자연스레 침전물이 쌓여 통수가 안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결국 준공 심의 인허가 과정에서 파이프샤프트를 강하게 권고하는 것이 현실적인 해결책이다”며 “안전 재난을 방지하기 위해 반지하나 저지대 주택에 구조대와 연결되는 비상벨이나 펌프를 달아 물이 들어찰 때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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