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참아’ 중국 장기 봉쇄에 주민 탈출

이종섭 기자 입력 2022. 11. 25. 21:29 수정 2022. 11. 2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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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 하이주구 방역 검문소 뚫려
공장 노동자들 “고향 보내달라”
당국 “법 따라 처벌하겠다” 엄포
봉쇄된 주거지, 쌓인 음식들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 조치가 진행 중인 중국 베이징에서 25일 한 배달 노동자가 쌓인 음식물 앞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베이징 | AFP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가 장기화되고 있는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하이주구에서 주민들이 대규모 항의 시위를 벌인 데 이어 아예 봉쇄 지역을 탈출하는 일이 일어났다. 당국은 주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철조망과 콘트리트 벽을 세우고 법에 따라 처벌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홍콩 명보는 하이주구에서 지난 23일 밤 주민들이 방역 검문소를 뚫고 대거 봉쇄 구역을 탈출했다고 25일 보도했다. 당국은 주민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광저우 시내로 향하는 도로와 다리 끝에 철조망을 세우고 벽을 쌓아뒀지만 주민들은 한밤중에 이를 뛰어넘어 봉쇄 지역을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후 주변 지역의 마을위원회는 긴급통지문을 통해 “임대주택 소유자들은 즉시 세입자 상황을 점검하고, 세입자에게 당분간 친척이나 친구를 들이지 말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광저우 공안국은 “바이러스 전파 위험을 높이는 비이성적 행동을 법에 따라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하이주구 입구에 2m 높이의 콘크리트 벽이 세워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고 명보는 전했다. 당국은 하이주구에서 다른 지역으로 연결되는 다리와 터널 등에서 주민들의 이동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섬유 공장 등이 밀집한 하이주구는 다른 지역에서 온 농민공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달 말부터 봉쇄 조치가 취해졌다. 하이주구는 지난주 봉쇄 연장이 결정되자 주민들이 밖으로 몰려나와 집 앞 바리케이드를 넘어뜨리며 경찰과 충돌했다. 이후에도 봉쇄가 해제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참다못한 주민들이 아예 봉쇄 지역을 탈출하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하이주구는 귀향 의사가 있는 주민이 핵산(PCR) 검사에서 3일 연속 음성 판정을 받으면 고향으로 돌아갈 차표를 지원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913명이 도움을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위주의 방역조치가 계속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 기업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의 허난성 정저우 공장에서는 지난달 공장에서 격리된 채 생활하던 노동자들이 집단 탈출했다.

중국 전역에서는 전날 하루 3만1987명의 일일 신규 감염자가 발생해 코로나19 발생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광둥성이 7979명으로 가장 많았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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