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씨네의 슬기로운 집 생활 의정부 주택 ‘윤슬재’

오랫동안 아파트 생활을 해오던 윤씨네 가족이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내 집안의 마당’이었다. 대지가 속한 동네는 단독주택 전용지로 개발된 공공주택 지구이다. 대부분의 택지 개발형 지구는 이웃 간의 소통과 마을의 풍경을 위해 투시형이나 생울타리 등의 담장 규정이 있다. 하지만 자기만의 마당을 만들기 위해 담장 대신 대지의 경계를 따라 건물로 벽을 만들고, 그 벽은 이웃과 이웃, 건축과 도시 사이에 폐쇄적 경계를 만들 뿐이다. 윤슬재는 루버의 열리고 닫힘을 통해 유연한 경계를 조성했다.

진행 이형우 기자 | 글 자료 소수건축사사무소 | 사진 노경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의정부시 민락동
지역/지구 제1종 전용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259.00㎡(78.48평)
건축면적 103.05㎡(31.22평)
연면적 190.95㎡(57.86평)
1층 90.45㎡(27.40평)
2층 90.45㎡(27.40평)
다락 63.78㎡(19.32평)
건폐율 39.79%
용적률 73.73%
설계기간 2020년 12월 ~ 2021년 6월
시공기간 2021년 7월 ~ 2022년 4월
설계 소수건축사사무소
02-461-2357 www.sosu2357.com
시공 제이종합건설
02-400-3594 www.j-cons.co.kr

MATERIAL
외부마감 지붕-사비석 화강석
외벽-사비석 화강석
데크(바닥)-고홍석 화강석
내부마감 천장-무늬목 합판
내벽-벤자민 무어 무늬목
바닥-원목마루(지복득 마루)
계단실 솔리드 집성목
단열재 지붕-압출법보온판 1호
내벽-경질우레탄폼
창호 AL시스템 창호(위드지스)
현관문 제작 방화문
조명 제작 간접조명
주방가구 제작 주방가구(네모가구)
위생기구 더존테크/아메리칸스텐다드
난방기구 경동나비엔
환기장치 콤프에어 Q360(젠더)

건축주 가족이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가장 큰 이유인 윤슬재의 마당공간
집의 중심에 위치한 마당은 가족생활의 중심이다.
본채의 거실과 주방은 단차에 따라 자연스럽게 구분되며, 무늬목 합판으로 마감한 아치형 천장이 공간감을 키워주고 있다.
AL 시스템 창호로 넓은 시야를 확보한 거실 창

움직이는 유연한 경계

윤슬재의 마당은 움직이는 유연한 경계를 가진다. 변화하는 경계는 석재 루버의 움직임에 의해 만들어진다. 루버의 열리고 닫힘을 통해 마당은 프라이버시가 확보된 온전한 가족의 마당인 동시에 지나치는 동네 사람들의 시선이 머물 수 있는 마을의 작은 정원이 되기도 한다.

연속된 창들을 통해 풍부하게 유입된 햇빛은 안방의 분위기를 밝게 해준다.
자녀 방의 기다란 책상과 바닥, 계단의 우드 톤 컬러가 화이트 톤의 벽과 조화를 이루는 가운데 그리드 형태의 천장이 눈에 띈다.
화장실에 조성된 작은 화단이 청량감을 자아낸다.

이름 없는 방

‘별채’아파트는 거실, 주방, 침실 등 기능이 충실한 효율적인 주거 유형이다. 단점은 없지만 여지가 없는 아파트의 공간은 살아가는 데 필요한 장치에 가깝다. 가족들에게 평생의 삶의 배경이 될 집은기능만이 아닌 가족들의 기억을 담을 수 있는 여지의 공간이 필요하다. 윤슬재 마당 한 켠에 떨어져 있는 방은 기능이 없는 무명의 방이다.

찬바람에 외투를 걸치고 때론 비를 맞으면서 건너가야 하는 이 방은 모두를 위한 여지의 공간이다. 항상 비워져 있는 방은 엄마의 공부방, 아빠의 코골이 격리방, 어른들의 술방, 아이들의 책방, 그리고 손님들의 잠자리 등 다양한 사건들로 채워진다. 집과 떨어진 방은 마당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한쪽 벽을 접이식 창호로 계획했다. 창이 완전히 열리고 벽이 사라지면 방은 지붕이 덮인 마당이 되고, 마당은 하늘이 열린 방이 된다.

마당 한 켠에 떨어져 있는, 기능이 없는 무명의 방. 때론 비를 맞으면서 건너가야 하는 이 방은 모두를 위한 여지의 공간이다.
집과 떨어진 방은 한쪽 벽을 접이식 창호로 계획했다. 창이 열리고 벽이 사라지면 방은 지붕이 덮인 마당이 되고, 마당은 하늘이 열린 방이 된다.
별채 천장에 매달린 달 항아리 같은 조명이 아늑함을 더한다.

움직이는 입면

건물의 외벽은 집의 일부이지만, 그것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동네를 오가는 이웃이다. 윤슬재의 길에 면한 1층 외벽은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풍경의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격자형의 석재 루버와 미세하게 조율된 곡선 벽면의 만남은 서로 다른 패턴의 깊이감 있는 그림자를 만든다. 그림자는 빛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며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중첩된 변화의 요소
는 일상의 풍경을 더 풍요롭게 한다.

루버의 열리고 닫힘을 통해 마당은 프라이버시가 확보된 가족 공간인 동시에 지나치는 사람들의 시선이 머물 수 있는 작은 정원이 되기도 한다
도로에서 바라본 주택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