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의 반격 카드” RCH 155 자주포, 신설 부대 배치 예고
독일군이 K-9 자주포를 상대로 한 승리를 계기로 차륜형 자주포 시대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독일은 제215포병대대를 새로 창설하며 RCH 155를 최초로 운용할 부대로 지정했으며 이 대대는 예하에 3개 포대를 두고 제21전차여단에 배속될 예정이다. 독일은 기존 궤도형 자주포 PzH2000을 134대에서 166대로 확대하고, 차륜형 자주포 RCH 155도 최대 168대까지 전력화할 계획이다.

여기에 더해 다연장 로켓 36문도 추가 도입해 기동성 있는 화력 지원 능력을 높이려 하고 있으며 이러한 조치는 유럽 안보 위기와 맞물려 전력 확충의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독일의 이러한 행보는 유사시 NATO 전력의 핵심 지원 포병 역할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동성과 신속 대응 능력을 중시하는 유럽 전장 특성에 부합하는 결정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동 간 사격 가능, 신형 자주포의 게임 체인저
RCH 155는 복서 장갑차 차체에 PzH2000 포탑을 탑재한 차륜형 자주포로 사거리 연장탄 사용 시 최대 56km까지 타격이 가능하다. 도로 주행 시 최고 시속 100km에 달하는 기동력을 갖췄으며 이 기종의 가장 큰 특징은 자주포로는 드물게 이동 중 사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 자주포는 사격 시 반드시 정차하고 포신을 방열한 뒤 사격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RCH 155는 주행 중에도 곧바로 사격할 수 있어 대응 속도와 전술적 유연성 측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이동 사격의 정밀도에 대해선 여전히 논란이 존재하며 실전 배치 이후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많다. 그럼에도 이러한 사격 능력은 도시·기동전 중심의 현대 전장에선 유리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영국 수출로 주목받은 차륜형 자주포
RCH 155는 한국의 K-9A2를 제치고 영국의 차기 자주포 사업에서 최종 선정되며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K-9A2는 자동 장전 시스템을 탑재해 분당 10발 수준의 발사 속도를 구현한 궤도형 자주포로 평가가 높았지만 영국이 차륜형 플랫폼을 요구하면서 고무 궤도와 일부 개량으로는 차륜형의 기동성과 유지비 측면을 완전히 따라잡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영국은 항속거리, 도로 주행성, 정비 편의성 등을 고려해 RCH 155를 최종 채택했고 이 결과는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궤도형 자주포만으로는 더 이상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한국의 대응, 차륜형 K-9 개발이 돌파구 될까
한국은 영국 사업 탈락 이후 차륜형 자주포 개발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륜형 K-9 목업을 공개하며 개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RCH 155의 경쟁력에 대응하기 위해선 고정밀 사격 성능과 더불어 고속 주행, 정비 편의성, 이동 간 사격 등 다양한 역량을 갖춘 차세대 자주포 플랫폼이 요구된다. 또한 NATO 국가들과의 호환성을 고려한 모듈형 설계, 탄약 자동화 시스템, 디지털 전장망 연동 기능 등도 고려되어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한국이 차륜형 K-9을 성공적으로 개발한다면 RCH 155와 다시 한번 글로벌 무기 시장에서 맞붙을 기회가 열릴 수 있다.

전략 전환의 신호탄, 세계 자주포 구도 흔드는 RCH
독일의 차륜형 자주포 전력화는 단순 무기 도입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가진다. 궤도형 자주포의 시대에서 기동성과 유연성을 중시하는 차륜형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되었음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이는 전 세계 방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한국 방산 업계 역시 이런 흐름에 선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특히 RCH 155의 이동 사격 기능이 전술 개념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또 한국형 차륜 자주포가 어떤 반격을 할 수 있을지가 향후 업계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경쟁은 지금 시작됐으며 승부는 기술력, 운용 개념, 수출 전략이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