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소유 골프장서 트럼프 암살시도…용의자는 하와이 출신 58세 남성

골프장 안으로 AK-47타입 소총 겨눠
비밀 경호국 요원이 먼저 발견·대응
용의자는 SUV 타고 도주 중 붙잡혀
트럼프 “난 안전하고 잘 있다” 밝혀
해리스 “미국에 폭력위한 자리 없다”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시도가 발생한 가운데 미 연방수사국(FBI)이 사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WEST PALM BEACH, FLORIDA - SEPTEMBER 15: Law enforcement personnel investigate the area around Trump International Golf Club after an apparent assassination attempt of former President Donald Trump on September 15, 2024 in West Palm Beach, Florida. The FBI and U.S. Secret Service, along with the Palm Beach County Sheriff‘s office, are investigating the incident, which the FBI said “appears to be an attempted assassination of former President Trump” while he was golfing at the course. Joe Raedle/Getty Images/AFP (Photo by JOE RAEDLE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Getty Images via AFP) <Copyright (c) Yonhap News Agency prohibits its content from being redistributed or reprinted without consent, and forbids the content from being learned and used by artificial intelligence systems.>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사건이 1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비밀경호국(SS)의 선제적인 대응으로 인해 미국 대통령 선거를 51일 앞두고 일촉즉발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다.

용의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지점에서 300~500야드(274∼457m) 가량 떨어진 곳에 있었으며 하와이 출신의 58세 남성으로 특정됐다.

미국 사법당국 언론 브리핑에 따르면 이날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상황에서 발생했다. 그가 골프를 치는 동안 이 골프장은 부분 폐쇄된 상태였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5번과 6번 홀 사이에 있었을 때 몇 홀 앞서가던 SS 요원들이 골프장 울타리 사이로 쑥 들어온 AK 유형 소총 총신을 발견했다.

SS 측에 따르면 용의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지점에서 300∼500야드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SS 요원은 즉시 총을 지니고 있던 용의자를 향해 총격을 가했고, 총격을 피한 용의자는 자신의 소총을 두고 울타리 덤불 사이에서 뛰어나와 검은색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타고 달아났다고 한 목격자가 보안관에게 전했다.

목격자는 도주하는 용의자의 차량 뒤편에서 번호판이 식별되는 사진을 찍어 보안관실에 제공해 용의자 검거를 도왔다.

이날 오후 1시 30분(동부시간 기준)께 SS로부터 사건을 전달받은 보안관실은 현장에 출동해 목격자에게서 용의자의 인상착의 등을 듣고 추적에 나섰고, 팜비치카운티 인근 마틴 카운티의 95번 주간 고속도로(I-95) 폐쇄 후 수색을 벌인 끝에 해당 차량을 발견, 용의자를 체포했다.

경찰이 그의 차량을 정차시키자 용의자는 순순히 차에서 내렸고, 보안관은 그가 “비교적 침착했다”고 전했다. 그는 골프장 주변에 총기를 남겨두고 그대로 도망쳐 무장 상태가 아니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번 암살시도의 용의자는 하와이 출신의 58세 남성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그가 사건 현장에서 달아난 뒤 그가 골프장 안으로 총을 겨누고 있던 덤불에서 조준경이 달린 AK-47 스타일 소총도 발견했다. 또 그 옆에 세라믹 타일이 안에 들어있는 가방 2개가 울타리에 걸려 있었고, 고성능 촬영 장비인 ‘고프로’도 발견됐다.

미 방송 CNN에 따르면 체포된 용의자는 혐의와 관련해 어떤 진술도 하지 않았다.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보안관 릭 브래드쇼는 “현재까지는 사건에 대한 그(용의자)의 연루와 관련한 어떤 진술도 없으며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건 발생 후 인근에 있는 자신의 마러라고 리조트로 무사히 복귀했다. 그는 사건 직후 지지자들에 보낸 이메일에서 “내 인근에서 총격이 있었다. 하지만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기 전에 여러분에게 이 말을 하고 싶다: 난 안전하고 잘 있다”고 전했다.

이번 총격은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있었던 암살시도에 이어 약 두 달 만에 벌어졌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선거운동 기간 중 벌어진 두 번째 대선 후보 암살 미수 사건이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하다고 해서 안도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그가 안전해 기쁘다. 미국에 폭력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