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군에 의존하던 '적 통합방공망 및 무선지휘통제체계 무력화' 무기체계를 우리 손으로 개발하는 사업이 시작됐다. 이 기능을 담당하는 것은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이며 체계개발 사업에 한국항공우주(KAI)와 대한항공이 입찰 의지를 밝혔다.
2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이달 15일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을 공고했다. 개발 및 양산까지 102개월, 사업비 1조7775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총 4기를 배치해 적군 레이더, 통신망 교란에 사용할 예정이다.
"단순 부품 조립 아니다"…국내 유일 '체계종합' 역량 강조
KAI가 전자전기 플랫폼으로 선택한 항공기는 캐나다 봄바르디어의 'G6500'이다. 항속거리 1만km, 최대 11시간의 고고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기존 플랫폼을 개조하는 방식이지만 단순한 하드웨어 장착 수준은 아니다. 적 대공 레이더 기만 및 통신망 무력화에 사용될 다양한 장비를 탑재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자전용 구조 설계, 장착, 운용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KAI의 지난 사업들을 볼때 이번 사업에서도 기술 축적, 국산화율 제고 등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개발한 T-50, KUH헬기, KF-21 등의 사업이 수입 대체는 물론 자체 무기체계 보유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자전 기술력은 한화시스템과 협력한다. KF-21 전투기 통합전자전체계를 비롯해 군단급 전자전장비 다수 사업에서 성공 사례를 썼다. 전자전기 부문에서는 적 레이더 신호를 분석하고 반격 전파를 송출하는 능동형 재머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 관계자는 "이번 사업의 본질은 단순한 항공기 개조 및 전자전 장비 장착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며 "무기 체계를 완성하고 이것을 하늘에 띄우고 모든 기능이 원활하게 작동하는 것을 인증 받은 경험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KAI만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수목적기로 영역 확장…수출 가능성도
KAI는 일찍이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 훈련, 수송용 자체 플랫폼(KF-21, FA-50, KUH)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특수목적 항공기로 넓히는 계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는 것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마켓 포캐스트 (Market Forecast)에 따르면 글로벌 전자전기 시장 규모는 2022년 189억9000만 달러에서 2030년까지 278억6000만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배경은 수주전의 승자가 단순히 내수만 확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는 짧은 시간에 전투기, 경공격기, 훈련기 헬기 등의 제품군을 갖춘 몇 안되는 기업"이라며 "전투 목적 항공기에 더해 특수목적기 상품군을 갖추게 된다면 더욱 강력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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