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분석]'애플의 힘' 믿는 LG이노텍…카메라 모듈에 1.7조원 쏟는 이유

알아두면 도움이 될 의미있는 공시를 소개·분석합니다.

카메라 모듈 이미지.(이미지=LG이노텍 홈페이지)

LG 그룹의 전기전자 부품 계열사 LG이노텍이 약 1조7000억원을 광학솔루션 사업에 투자하는 것은 애플을 주 고객으로 한 카메라 모듈 사업의 성장성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LG이노텍은 이달 23일 '신규 시설투자 등' 공시를 통해 2023년 한 해 동안 광학솔루션 사업에 1조6563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어요. 이 투자금액은 회사의 자기자본 3조3142억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회사의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금액이기도 해요. 고물가와 고금리로 2023년 경기에 대한 어두운 전망이 쏟아지는 이때 LG이노텍이 이렇게 큰 돈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한 것은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에 대한 든든한 믿음이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LG이노텍의 주요 사업에 대해 살펴볼게요. 사업은 △광학솔루션 △기판소재 △전장부품 △기타로 구분됩니다. 이중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업은 광학솔루션입니다. 회사는 2022년 3분기에 광학솔루션 사업에서 4조439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같은 기간 회사의 전체 매출 5조3874억원의 82%에 해당되는 수치입니다.

LG이노텍 사업별 매출.(단위:억원, 자료:LG이노텍 실적발표)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주요 제품은 △모바일 카메라 모듈 △차량 카메라 모듈 △3D 센싱 모듈 등입니다. 모듈이란 렌즈와 이미지센서 등 카메라 기능을 집약한 초소형 부품입니다. LG이노텍은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부품과 외부의 협력사들로부터 수급한 부품으로 모듈을 만듭니다. 이 모듈을 스마트폰 제조사에게 판매하죠. 제조사는 스마트폰을 만들 때 이 모듈을 장착하는 방식입니다.

LG이노텍이 모바일 카메라 모듈을 판매하는 가장 큰 고객은 애플입니다. 아이폰에 장착된 카메라가 바로 LG이노텍이 만든 모듈을 기반으로 탄생한 것이죠. LG이노텍은 오랜 기간 애플에게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며 신뢰를 쌓았어요.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애플이 최대 고객이다보니 회사의 투자계획도 애플의 사업과 방향을 같이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투자 계획도 애플의 차기 스마트폰 아이폰15와 관련이 있을 수밖에 없겠죠. 애플과 삼성전자 등 제조사들이 스마트폰을 차별화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기능은 카메라입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로 일상뿐만 아니라 영화 촬영까지 가능하게 된 것은 제조사들의 치열한 카메라 경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시리즈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는 가운데 애플은 아이폰 시리즈의 고도화가 필수적입니다. 카메라 기능의 고도화는 아이폰 사용자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이죠. 애플은 새 아이폰이 나올때마다 차별화된 카메라 기능을 선보였고 이는 카메라 모듈이 기반이 되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LG이노텍도 아이폰15에 장착될 고성능 카메라 모듈을 준비해야겠죠. 이번에 대규모의 투자 계획을 내놓은 배경입니다.

애플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곳은 LG이노텍을 비롯해 일본의 샤프와 중국의 오필름도 있습니다. 하지만 카메라 모듈 공급 비중은 LG이노텍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어요. 그만큼 애플로부터 품질에 대한 신뢰를 받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는 부품 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졌어요. 전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과거와 같은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지만 LG이노텍의 광학솔루션 사업부가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는 이유입니다.

광학솔루션 사업의 또 다른 기대작은 차량 카메라 모듈입니다. LG이노텍이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에게 1조원대의 카메라 모듈을 공급한다는 보도가 최근 나왔어요. 이후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대한 답변으로 회사는 '보도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이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을 냈습니다. 실제로 테슬라에게 차량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게 된다면 또다른 캐시카우(현금창출원)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규모 투자를 앞둔 LG이노텍의 재무상태를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3분기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6조7191억원, 자본총계는 4조2351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58.7%입니다. 산업과 기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적정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비춰보면 LG이노텍의 부채비율은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하지만 회사가 1년 안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그렇게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닙니다. 1년 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을 의미하는 유동자산은 6조3759억원, 1년 안에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5조3843억원입니다.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유동비율은 118.4%입니다. 일반적으로 유동비율은 150% 이상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평가합니다.

이런 가운데 회사가 대규모의 투자 계획을 결정한 것은 3조원대의 자기자본이 든든한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3분기 기준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4718억원, 금융기관 예치금은 10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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