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4월, 한국 영화사에 남을 장면이 나왔다.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그 수상의 무대가 된 영화 '미나리'는 수상 소식과 함께 국내 극장가에서 역주행하며 누적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낯선 땅에 뿌리내리는 한국 가족
영화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의 시골로 이주한 한국인 가족의 이야기다. 아빠 제이콥은 한국 채소 농장으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안고 트레일러 집에 가족을 데려오고, 엄마 모니카는 불안한 현실에 흔들린다. 어린 아들 데이빗의 눈으로 바라본 이민 1세대의 분투가 잔잔하면서도 뭉클하게 펼쳐진다.

윤여정이 연기한 '보통이 아닌' 할머니
딸 부부를 돕기 위해 한국에서 날아온 할머니 순자는 고스톱을 치고 프로레슬링을 즐기는, 손자의 표현대로라면 '진짜 할머니 같지 않은' 할머니다. 윤여정은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이 캐릭터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아카데미를 비롯해 세계 유수 시상식의 연기상을 휩쓸며 그해 시상식 시즌의 주인공이 됐다.

감독의 실화에서 나온 진심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만든 자전적 영화다. 의사를 꿈꾸다 영화의 길로 들어선 그는 아칸소 농장에서 보낸 유년의 기억을 스크린에 옮겼다. 어디에 심어도 잘 자라는 미나리처럼, 낯선 땅에서 뿌리내린 가족의 생명력이 제목에 고스란히 담겼다. 스티븐 연과 한예리의 절제된 연기도 호평받았다.

조용히 시작해 역사가 된 흥행
2021년 3월 국내 개봉한 '미나리'는 입소문으로 관객을 모으다, 윤여정의 오스카 수상 소식이 전해지며 극장가 역주행을 일으켰다.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수상까지 더해진 이 작은 영화는, 한국 관객 100만 명의 마음에도 조용히 뿌리를 내렸다.

화려한 사건 하나 없이도 가족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할머니가 그리워지는 날, 이 영화를 꺼내 보면 어느새 눈시울이 뜨거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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